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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량 한옥

전통 한옥의 기본 구조 충실히 재현한 48평 '개량한옥'

인공적인 요소를 배제하고 최대한 친자연성을 강조했는데 내부 여러 부문의 마감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우선 안방 바닥은 한지를 바른 다음 돗자리만을 깔았고, 내벽체는 따로 벽지 마감을 하지 않고 황토 미장 그대로 드러나도록 했다. 중간방 역시 바닥에 콩댐 종이를 바르고 벽은 황토미장 그대로 두었는데 다만 작은 방만 민속장판 바닥에 한지 벽지를 발라 마감했다. 벽체 자체는 황토 벽돌이 쌓아졌는데 벽체 말고도 요소에 여러 종류의 황토가 사용됐다. 조적용 황토는 찰기와 모래를 섞음이 잘 맞아야하고 쌓을 때 꽉꽉 채워 넣는 것이 관건이다


경기도 남양주시 수동면 외방리에 위치한 이 집은 전통 한옥의 기본 사항을 충실히 재현한 개량 한옥이다.
건물 면적은 48평으로 지난해 6월부터 공사에 들어가 10월에 완공되었다. 이 집을 시공한 마당건축 이효용 사장의 글을 싣는다.

한옥에 있어서 기초는 대단히 중요하다. 기둥이 받는 하중과 기초가 받는 하중이 일반 집보다 10배 가량 더 나가기 때문이다.

이 집은 개량 한옥 기와에 황토를 올리고 3중 도리를 두르고, 주춧돌에 둥근 기둥을 올리고, 전통 방식대로 창방과 하인방을 넣고, 목문으로 2중창을 만들었다.

내창은 거북무늬 살로 모양을 내고 거실 전면에 시원한 툇마루를 두었다. 거실 천정에 드러난 서까래는 건물의 위용을 더해주고 우람한 대들보는 나무의 역사를 알려준다.

인공적인 요소를 배제하고 최대한 친자연성을 강조했는데 내부 여러 부문의 마감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우선 안방 바닥은 한지를 바른 다음 돗자리만을 깔았고, 내벽체는 따로 벽지 마감을 하지 않고 황토 미장이 그대로 드러나도록 했다.

중간방 역시 바닥에 콩댐 종이를 마르고 벽도 황토미장 그대로 두었다. 다만 작은 방만 민속장판 바닥에 한지 벽지를 발라 마감했다. 벽체 자체는 황토 벽돌이 쌓아졌는데 황토는 벽체 말고도 요소에 여러 종류의 황토가 사용됐다.

조적용 황토는 찰기와 모래 섞음이 잘 맞아야하고 쌓을 때 꽉꽉 채워 넣는 것이 관건이다. 지붕용은 찰기가 많은 누런 황토에 석회를 섞어 이틀 전에 반죽을 하여 올렸다.

거실은 색감이 좋은 분홍색에 가까운 황토를 구하는 것이 중요한데 안되면 백시멘트를 섞어 색을 조절할 수 있다. 부연사이의 미장황토는 곱고 갈라지지 않음이 중요한하고 여러 번 미장용 칼질을 하여야 한다.

방벽에 사용하는 황토에는 모래를 섞고 짚이 섞인 미장용 흙을 사용하였고, 안방 바닥은 순수황토와 모래를 섞었다. 거실과 주방 바닥은 몰탈을 사용하여 넓은 바닥의 수평을 잡았다.

집을 앉히는 향과 문을 내는데도 주변 환경과 조망을 고려했다. 거실 뒤쪽 분합문을 앞뒤로 통하게 하여 뒷산과 앞 전경이 잘 보이도록 했다. 거실 뒤쪽의 여닫이 조망창을 네짝 모두 열면 더욱 장관이다.

주방의 큰 창은 주방을 밝게 해주고 장독대와 가마솥으로 갈 수 있는 분합문 역시 시원하고 큼직하게 내었다. 투박스런 돌담 위에 얹힌 기와와 소담스럽게 앉은 쪽문과 양개 대문 역시 조화를 이룬다.

실내 구조는 방 3개에 거실, 주방, 욕실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지난해 6월부터 공사에 들어가 10월쯤 완공됐다.

구조적으로 현대식 설계를 따랐지만 요소요소 건축의 기술적 측면에선 대체로 한옥의 기본틀을 충실히 재현해 냈다.

건평은 모두 48평으로 건축비는 4백50만원이 소요됐다. 건축주 손선생의 ‘한옥 마련기’는 5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나이가 들며 시골이 그리워졌는데 여느 집과 달리 시골에서 나고 자랐던 부인 역시 같은 마음이었다고 한다.

건강도 예전 같지 않으니 시골에 집을 마련해 살고자하는 마음이 부부간 일심동체였다.

마음을 굳히고 땅을 알아보러 다녔다. 우연히 남양주 일대를 둘러보던 중 천마산 뒤쪽이자 축령산쪽에선 앞쪽에 해당하는 이 곳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결국 97년 전망이 좋은 이 곳의 농림전 7백80평을 평당 24만원씩 주고 구입했다.

행정구역상으로는 경기도 남양주시 수동면 외방리에 속한다. 집을 짓기까지는 그로부터 3년이 더 소요됐다. 여러 유형을 고려했지만 결국 흙집, 또는 한옥으로 귀결되었고 나를 만남으로, 완전히 마음을 굳히게 됐다. 사실 손선생은 일본에서 태어나 4살 때 한국에 왔다.

꼭 그래서만은 아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부연이 늘어진 한국 전통가옥의 모습이 더욱 정겹게 느껴졌다고 한다. 건물은 착공한지 넉달 만인 지난해 10월 완공되었다. 완공 이후 틈 날 때마다 들려 마무리를 했고, 정식 입주는 올 초에 했다.

봄부터는 집 단장과 씨뿌리기로 바쁜 나날을 보냈다. 7백80평중 2백평만 집터로 썼으니 나머지 5백80여평은 농사지을 땅이다. 부지런히 고추, 콩, 오이, 참외, 토마토, 상추, 열무, 쑥갓, 딸기. 들깨 등을 심어 이제는 없는 게 없을 정도가 됐다.

밭농사를 지으면서 마을 사람들과도 쉽게 친해질 수 있었다고 한다. 서울에서 기르던 닭도 가져오고, 누렁 강아지도 두 마리나 샀다. 이 곳은 서울 가는 버스도 하루에 8번 있다.

버스로도 출근이 가능한데 출근 길은 산 속에서 금방 하산한 듯한 상쾌함 그 자체다. 퇴근하고 돌아오면 누렁이가 꼬리를 흔들며 반갑게 맞는다고 손선생의 자랑이 이만저만 아니다.田

■ 글 이효용/ 사진 류재청

■ 건축정보


위치: 경기도 남양주시 수동면 외방리
부지면적: 준농림전 7백80평(이중 2백평 전용)
부지구입금액: 평당 24만원
건물형태: 개량 한옥(목구조 황토벽돌)
건축공사기간: 2000년 6월초~10월말
건축면적: 48평
실내구조: 방3개, 안방침실구분, 주방, 욕실2개, 주방, 거실, 다용도실, 앞뒤 툇마루
난방: 심야전기보일러
거실바닥: 강화마루(단풍)
방문 및 현관문: 홍송 맞춤문
외부마감: 황토벽돌과 락카칠
지붕: 죽데기 및 황토 올리기
건축비: 평당450만원(석축, 지하수, 대문, 울타리 별도)
■ 설계 및 시공: 마당건축031-593-8880
홈페이지: www.madang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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