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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순원의 소설 '소나기'배경을 재현해 놓은 '소나기 마을'과 명달리 '생태 마을'중간에 위치해 문학과 예술이 이어지는 문화벨트, 경기도 양평 서종면 정배리. 유명산 계곡과 중미산 천문대 등 유명 휴양지들로 접근성 또한 좋아 볼거리가 가득하다. 한광수 씨는 얼마 전 고향인 이곳에 집을 세웠다. 한 씨 부부는 지난 8월 내내 이곳에 머무르며 오랜 세월 놓치고 살았던 고향의 정취를 만끽했다. 한 달 동안 집들이를 8번 했다 하니 좋은 것은 뭐든 나누고 살아야한다는그의원만한인품을알만하다.

한송이 기자 사진 홍정기 기자





26년간 교직에 종사하고 있는 한광수 씨는 지난 8월, 오랫동안 마음속에 품어온 소박한 귀향의 꿈을 이뤘다.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그저 고향에 다시 뿌리 내리겠다는 일념一念뿐이었다. 평범한 슬래브 집을 지으려고 설계까지 마친 상태에서 오랜 벗인 정배리 이장 소개로 야베스하우징 박홍제 대표를 만났다. 본지 6월호에 소개된 박 대표의 화양리 주택을 답사하고 나서 모든 일이 원점으로 돌아갔다. 기존에 설계했던 슬래브 집을 뒤로하고 박 대표 집과 같은 경량 목조주택을 짓기로한것. " 박사장을못만났더라면큰일날뻔했지요. 전원생활이아닌귀향이 목적이었던 터라 어떤 집을 지을까 고심조차 않았어요. 그런데 같은 비용에 예쁜 집을 짓는다니 솔깃했죠. 집을 지어놓고 보니 박 사장님을 소개 받은 것이 제 복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도회지 삶에만 익숙한 아내도 처음엔 집 짓는다는 말에 시큰둥하더니 이젠 주말마다 먼저 한 씨의 손목을 이끈다. 현재는 주말 주택으로 이용 중이지만 훗날 노부모를 모시고 이주할 계획이라고.









나무 사랑, 고스란히 집으로 들여

목공예가 취미이자 특기인 건축주는 나무에서 뿜어져 나오는 건강한 기운이 좋아 박 대표가 지은 집을 답사하면서 바로 목조주택을 짓겠노라 결심했다. 3필지로 이뤄진 부지 앞쪽에 텃밭을 조성하고 그 뒤로 단을 높여 집을 지었다. 텃밭을 뒤로하고 돌계단을 오르면 아담한 정원이 딸린 주택이 자리하는데, 바로 한 씨의 보금자리다. 단조로움을 덜기 위해 흰색 스터코와 파벽돌을 어우러지게 시공한 외벽이 화사하다.
현관에서 바로 보이는 빌트인 목재 장식장이 특색 있는 눈요깃거리를 제공한다. 이는 괴석이나 돌로 만든 장승들이 놓여있어 손님을 맞는 역할도 한다. 여기에 더해 바로 우측으로 돌아 거실에 들어서니 벽 전면이 목재 장식장으로 덮여있다. 한 씨가 직접 깎아 만든 목공예품과 특이한 장식품들이 즐비하다. 절로 감탄이 나와 잠시 목재 공예품 박물관에 온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워낙 나무를 곁에 두는 것을 좋아하는 한 씨는 전체 내부 마감도 목재로 할 계획이었으나 박 대표가 반대했다. "집 평수가 그리 넓지 않은데 목재로 마감하면 다소 답답해 보일 수 있어요. 그래서 실크벽지와 스톤으로 벽면을 마감하고 천장 더글러스-퍼서까래를 노출시켜 적절한 분량의 목재 사용으로 은은한 느낌의 인테리어를 완성했지요."







끊이지 않는 시공사 칭찬, 들어보니

거실 후면에 주방/식당이 자리하고 우측으로는 이 집의 포인트인 황토 구들방이다. 일 년에 반을 이곳에서 지낼 예정인 노부모를 위해 각별한 노력을 기울인 곳으로 한번 불을 때면 하루 이틀 정도는 추위에 끄떡없을 정도로 단열 효과가 뛰어나다.
2층으로 오르는 계단을 외부로 뺀 점이 특이하다. 보통 방범, 보안 문제로 기피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한 씨는 시공사에 특별히 요구했다. 2층 현관을 따로 만들어 1, 2층을 확실히 구분함으로써 지인들이 부담 없이 묵어가도록 한 것이다. 이로 인해 1층 계단실 공간 활용이 가능하고 시공비도 줄어들며 단열 성능도 향상 된다. 2층 내부는 전체를 스프러스 루버로 마감해 산속 별장에 온 듯 쾌적하다. 원룸 구조로 화장실 1개와 간단한 조리가 가능한 주방이 딸려있다.
5월 말에 공사를 시작하여 두 달 반 만에 준공했다. 평일 주말 하루도 빠짐없이 진행해 건축주가 원하는 날짜에 입주할 수 있도록 계획한 박 대표의 배려이자 신뢰이다. " 초등학교선생님인건축주가방학기간에입주를원했어요. 사소한약속에서 건축주와의 돈독한 관계가 형성된다고 믿기에 원하는 날짜에 맞추고자 쉼 없이 일해야 했지요. 또 매일 공사 현장을 찾기 어려운 건축주에게 정기적으로 현장 사진과 진척 상황을 메일로 보내 소통의 끈을 유지하도록 했어요."
이러한 연유에서인지 한 씨는 첫 대면에서부터 시작한 박 대표 칭찬을 집을 나서는 순간까지 멈출 줄 몰랐다. 심지어 예비 건축주에게 조언 한마디 해 달라는 질문에도 그는 상업성 짙은 시공사보다 제 집처럼 세심히 신경 써 주는 박 대표 같은 시공사를 만나야 한다는 말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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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128.7㎡(39.0평) 복층 경량 목조주택 - 나무 사랑으로 가득한 양평 정배리 한 씨 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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