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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지은 전원주택

주부의 감각과 아이디어 돋보이는 2층 목조주택

이 집은 그간의 구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특히 주부라는 점에서 가구의 선정과 배치, 활용적인 측면에서 신선한 면면을 발견할 수 있다. 우선 주방을 보면 싱크대를 마주한 벽면에 몇 가지 아이디어가 숨어 있다. 벽쪽에 붙은 간이 테이블과 다림판이 그 첫 번째로 벽쪽으로 들어 올릴 수 있도록 주문 제작되어 필요시 주방 공간을 넓게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다림판을 이 곳에 설치한 이유 는 앞쪽 입구 옆으로 세탁실이 있기 때문으로 이 역시 주부의 일이 주방을 중심으로 이뤄지도록 동선을 고려한 배치다.


옛 집이 헐리던 날, 가슴을 쓸어 내려야 했던 서운함을 보상이라도 하듯, 지난 1년은 그야말로 안락하고 편안한 하루 하루였다. 사실 건축주 송선규씨가 10대째이고, 그의 자제가 11대이니 이 곳에 터를 잡은 지도 벌써 3백년이 훌쩍 넘었다. 그만한 세월이 흘렀으니 그동안 허물고 짓기를 여러 차례 반복했고, 지난해야 비로소 정들었던 옛집이 헐리며 산뜻한 목조주택이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됐다.

송선규 이성희씨 부부가 살고 있는 이 곳은 행정구역상 강원도 원주시 호저면 주산리 농어촌기반공사가 조성한 ‘호저 문화마을’. 원주시 외곽의 전형적인 시골마을로 그동안 외지인들의 발길이 그다지 많지 않았고, 그런 만큼 주변 자연환경도 아주 양호하다. 지난달엔 영동고속도로 북원주 나들목이 생겨 교통도 한층 좋아졌다.

송선규씨 댁은 지난해 봄부터 공사에 들어가 그 해 7월 입주했다. 연건평 64평 규모의 2×6 2층 목조주택으로 1층이 40평, 2층이 24평이며 전체 대지 면적은 2백70평. 노부모를 모시고 사는 만큼 가능한 넓고 편리함에 초점을 맞추었고, 1, 2층이 별도의 독립 공간이 되도록 설계해 1층엔 노부모님, 2층엔 송선규씨 부부가 생활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집은 아내 이성희씨의 생각이 집안 구석구석 배어있는, 한마디로 안주인의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집이다. 주택에 관심이 많았던 만큼 그동안 미국, 캐나다, 뉴질랜드 등 여러 나라를 다닐 때마다 틈틈이 그 곳의 주택을 사진으로 담아 왔고, 건축박람회에도 부지런히 다니면서 자료를 얻고 힌트도 얻었다.

그간의 구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특히 주부라는 점에서 가구의 선정과 배치, 활용적인 측면에서 신선한 면면들을 발견할 수 있다.

우선 주방을 보면 싱크대를 마주한 벽면에 몇 가지 아이디어가 숨어 있다. 벽쪽에 붙은 간이 테이블과 다림판이 그 첫 번째로 벽쪽으로 들어 올릴 수 있도록 주문 제작되어 필요시 주방 공간을 넓게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다림판을 이 곳에 설치한 이유는 앞쪽 입구 옆으로 세탁실이 있기 때문으로 이 역시 주부의 일이 주방을 중심으로 이뤄지도록 동선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주방과 이어진 다이닝룸의 식탁과 싱크대 형태도 이색적이다. 식탁은 이성희씨가 별도로 주문 제작한 것으로 위쪽을 투명 유리로 덮고, 아래쪽을 서랍식으로 설계해 손쉽게 다양한 장식을 할 수 있고, 이 장식들이 투명 유리를 통해 비쳐지도록 했다.

주방의 싱크대도 흔히 볼 수 있는 형태는 아닌데, 대개 일자형이나 기억자형이지만 이 곳은 디귿자형을 약간 벌려 놓은 형태로 가운데 서 있는 주부를 중심으로 싱크대가 안쪽으로 모여있다. 싱크대 역시 별도 주문 제작된 것이지만, 애초부터 계획된 것은 아니었고 벽면의 모양에 따라 맞추려다 보니 별도 제작이 불가피했다. 오히려 일자형이나 기억자형 보다 훨씬 편하다는 게 이성희 주부의 얘기다.

여유 공간을 수납 공간으로 활용한 점도 주부의 알뜰함이 돋보이는 아이디어다. 주방의 간이 테이블 아래와 2층으로 오르는 계단 아래 공간에 별도의 문을 만들어 붙박이 개념의 수납 공간을 만들었다. 거실 구석에 놓인 의자도 마찬가지 개념인데 주문 제작한 것은 아니지만 자투리 공간의 활용이란 측면에서 수납이 가능한 아이디어 제품을 골랐다.

이밖에 도서대여점에서 볼 수 있는 미닫이 시스템을 응용한 2층 책장과 집안 구석구석 놓인 가구와 집기류의 감각적인 면면들 역시 모두 이성희씨의 안목이다.

이런 안목은 밖에서도 잘 드러난다. 깔끔한 외부 디자인과 함께 정원의 조화 또한 인상적인데 소나무를 양쪽 포스트로 세우고, 나머지는 작은 나무와 꽃나무를 심었다. 최근에야 정원에 신경을 썼기 때문에 아직 애초 의도가 모두 드러나지는 않지만 그래도 푸른 솔잎과 가을 햇살에 빛나는 하얀 외벽이 매우 인상적이다.

그동안 오다가다 들린 방문객도 수없이 많았는데 한번 온 손님은 다음에 다시 들리게 된다. 그리고 그 손에는 어김없이 카메라나 캠코더가 들려 있다. 방문객들이 받은 인상이 깊다는 것은 그만큼 잘 지어진 집, 특색 있는 집이라는 반증인데, 송선규 이성희씨 부부로에겐 더없이 마음 뿌듯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가을 햇살 반짝이는 오후, 고추를 말리는 노부모의 손길이 여유롭기만 하다.田

■ 글·사진 류재청

■ 건축정보

위치: 강원도 원주시 호저면 주산리
대지면적: 대지 2백70평
건축 유형: 2×6 2층 목조주택
공사 기간: 2000년 3월~6월
건축 면적: 64평 평(1층 40평(이중 10평은 창고겸 보일러실), 2층 24평)
실내 구조: 1층- 방2, 거실, 주방, 보일러실, 창고, 욕실, 화장실
2층- 방3, 거실, 주방, 다용도실, 화장실
외벽 마감: 컬러락 사이딩(미국산 화이버 종류)
내벽 마감: 석고 보드 위 천연페인트(독일 아우르사)
지붕마감: 이중 그림자 아스팔트싱글
바닥 마감: 오크 온돌마루(독일산)
단열재: 글라스울
데크: 15평(헴퍼 방부목)
난방: 심야전기 보일러(1층), 기름보일러(2층)
창호: 미국산 시스템 창호
총 건축비: 1억9천만원(평당 3백만원)

■설계: 테마건축 033-762-4547

■시공: 단하우스 건설 033-762-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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