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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자연과 이웃에 어울려야 하듯 울타리도 집과 조화를 이뤄야 한다. 한국적인 집은 흙담과 돌담이 제격이며 서구적인 집은 생나무 울타리나 방부목판재 울타리가 좋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자기만의 독특한 느낌으로 만든 울타리는 집의 활력이 되기도 한다. 울타리는 자신이 살고 있는 집과 가장 잘 어울리는 자재와 형태, 비용을 감안해 결정한다.

이동일

 

 

 

이제는 시골이라도 높게 쌓아 안이 보이지 않는 적벽돌 담장이 대부분이고 고급 전원주택이 들어선 곳은 옹벽이나 펜스가 키를 자랑하며 시야를 막아선다. 그나마 전원주택단지는 넓은 잔디 마당이 훤히 보이도록 키가 낮은 생나무나 방부목으로 된 이국적인 울타리를 쳐 이웃과 소통의 틈을 만들기도 하지만 이들 역시 단지 외곽으로 높은 울타리를 치고 출입구를 통제하고 있다는 점에서 별반 다르지 않다.
집과 마찬가지로 울타리도 자연과 이웃과 조화를 이뤄야 한다. 우리나라 전통 흙담이든 돌담이든 또 서구적인 생나무나 방부목으로 제작된 울타리든지 자연을 품고 이웃을 품어야 한다. 나아가 자기만의 독특한 느낌으로 만든 울타리는 집의 활력이 된다. 울타리를 만드는 데 있어 우선 자신이 살고 있는 집과 가장 잘 어울리는 자재와 형태를 결정하고 비용과 품을 고려한다.

 

 

생나무 울타리 만들기

어느 집이나 잘 어울리는 울타리다. 울타리용 나무는 집이 위치한 지역에서 가장 흔히 보이는 것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서해안 지역은 백일홍 나무를 촘촘히 심어 울타리로 만들 수 있고 남쪽지방은 동백나무나 탱자나무가 제격이다. 이 외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울타리 생나무로는 쥐똥나무, 사철나무, 측백나무 등이 있다. 한편 개나리와 무궁화, 앵두나무는 잘만 다듬어 관리하면 울타리 기능뿐만 아니라 꽃과 열매를 볼 수 있어 정원을 보조하는 역할을 한다. 생나무 울타리를 만들 때에는 둔 덕을 둬 안팎 빗물 흐름을 차단해 주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안마당 빗물이 울타리 쪽으로 흘러 자연스럽게 배수가 되도록 한다.

 

 

돌담 만들기

강원도나 산간지방에 특히 잘 어울리는 형태다.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돌을 모아 약 1m 정도 높이로 쌓아 올리면 되는데 그 형태는 여러 가지다. 성곽을 쌓듯 폭을 넓게 해 돌과 돌의 귀를 맞춰 정교하게 쌓는 방식이 있는가 하면 진흙에 시멘트를 약간 섞은 반죽으로 막돌 쌓기를 해도 괜찮다. 안과 밖이 모두 노출되기에 폭 30~40㎝ 양쪽에 돌을 놓고 공간이 생기는 틈을 잔돌과 반죽으로 채우면 된다. 특히 계곡 돌이나 강돌을 쌓을 때는 이 방식이 좋다. 돌담을 쌓을 때는 그 기초를 한 자(30㎝) 정도 파고 시멘트 모르타르와 잔돌을 이겨 기초 다짐한다. 터파기 후에는 물을 부어 충분히 가라앉힌 후 잡석 다짐을 하는데 그 양이 많다면 레미콘으로 버림 콘크리트를 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흙담 만들기

돌을 구하기 어려운 농촌 마을에 잘 어울리는 울타리다. 돌담 만들기는 주택 기초방식처럼 잡석 다짐 또는 버림 콘크리트 기초를 한 다음 지표면에서 약 20~30㎝ 위에 시멘트 벽돌로 방수 턱을 놓는다. 그 위에 흙벽돌을 쌓거나 담틀 방식으로 흙담을 만든다. 또는 통나무를 30㎝ 정도 잘라 흙과 통나무를 켜켜이 쌓아 올리는 방식도 가능하다. 비에 쉽게 노출되기에 이때 쓰는 흙은 모래와 섞어 터짐을 방지하고 생석회나 시멘트를 조금 넣어 강도를 높인다. 방수액을 타서 쓰면 비에 노출돼도 쉽게 손상되지 않는 장점이 있다. 그 과정이 복잡하고 어렵게 느껴지면 기초 다짐 후 6인치 시멘트 블록을 쌓는다. 그리고 진흙을 채로 곱게 쳐 이긴 후 붓으로 흙물을 여러 번 발라주면 흙담 느낌을 낼 수 있다. 이때에도 방수액을 섞어야 비에 흘러내리지 않는다. 흙담에는 지붕이 있어야 제맛인데 목재로 삿갓 모양 상을 걸고 방수 합판으로 지붕 모양을 잡은 후 초가를 얹는다. 아니면 참나무를 쪼갠 너와를 얹어도 잘 어울린다. 그도 어려우면 제재소에서 피죽나무를 구해 너와처럼 모양을 내는 방법도 있다.

 

 

기와 담 만들기

현재 기와는 구하기 어렵고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흔히 볼 수 있는 울타리는 아니다. 그러나 주변 구옥을 철거할 때나 시골에 쌓아둔 기와를 구할 수 있다면 울타리로 좋은 소재임이 분명하다. 담 기초를 만드는 방식은 흙담 기초 방식과 동일한데 그 위에 암키와(바닥 기와)를 진흙으로 이겨 켜켜이 쌓아 올리면 된다. 기와와 기와 사이 진흙은 볏짚을 썰어 반죽하고 그 높이는 약 5㎝로 한다. 기와 담 위쪽 마감은 암키와만 3~4장을 겹쳐 띠장처럼 구분을 주거나 용마루 기와 2~3장을 겹쳐 마감하면 기와 흙담이 완성된다.

 

 

서까래 울타리 만들기

원형 서까래를 사용한 흙집을 짓는다면 집을 짓고 난 서까래 토막을 이용해 울타리를 만들 수 있다. 먼저 1.5m 정도 간격으로 기둥을 세운다. 기둥 자리는 시멘트 모르타르로 고정하고 기둥과 기둥 사이 아래위로 2개의 목재 상(지름 10~15㎝ 벌목 나무나, 2˝×6˝방부목)을 걸고 서까래용 목재를 한 자(30㎝) 간격으로 고정한다. 자재가 충분하다면 높낮이를 달리해 자연스럽게 이어 붙여 울타리를 만들어도 좋다. 이때는 땅을 1자 정도 파고 울타리용 서까래를 묻은 후 잔돌과 흙으로 채운다.
시간이 지나면 서로 어긋나기에 안쪽에서 목재로 상을 걸어 고정해 주는 것이 좋다. 서까래 울타리 안쪽으로 선반을 매달면 작은 화분을 올려놓을 수 있는 화분대 역할을 하기도 한다. 다른 유형으로는 목장 울타리처럼 서까래나 주변에서 벌목한 자재를 이용해 만드는 방식이 있다. 이는 텃밭이 딸린 집 주변에 설치하는 것이 좋고 호박이나 수세미, 넝쿨 작물 등을 재배할 수 있다.

 

 

항아리 울타리 만들기

항아리로 울타리를 만드는 것은 음식점 느낌이 나기 때문에 선뜻 살림집에서는 하기 어려운 방식이다. 하지만 주변에서 사용치 않는 높낮이가 다른 항아리를 구해 뒤집어 놓은 일반적인 방식에서 탈피해 중간 중간 항아리를 바로 세우고 흙을 채워(배수 구멍은 꼭 내야 함) 작은 꽃나무나 조경수를 심으면 분위기가 색다르다. 특히 대문 입구나 쪽문에 부분적으로 항아리를 이용한 담을 놓으면 포인트가 된다.
주변에 항아리를 만드는 곳이 있다면 하자가 있어 깨 버리는 항아리를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대나무 울타리 만들기

대나무가 많은 남쪽 지방에서 흔히 보인다. 다른 지방에도 규격화된 대나무를 판매하는 곳이 있어 구하기 어려운 편은 아니다. 너무 가늘면 왜소해 보이기에 조금 굵은 대나무(지름이 10㎝ 정도)를 사용하는 것이 보기에도 좋다. 서까래 울타리 만들 듯 땅을 파고 자신이 생각하는 질감에 따라 가는 노끈이나 조금 굵은 동아줄로 세로로 대나무를 엮은 후 잔돌과 흙으로 다져 고정하면 된다. 안쪽에서 아래위로 대나무 담을 가로질러 보강해 주고 담을 지탱하도록 1m 50㎝ 간격으로 조금 굵은 대나무로 받쳐준다(기둥 역할). 밖에서 보기에 앞쪽은 낮게 뒤쪽은 조금 높게 이중으로 대나무 울타리를 치고 그 사이를 흙으로 메운 후 중간 중간 안과 밖을 엮어 주면 안정성도 높이고 그 사이에 꽃나무나 넝쿨 식물 등을 심을 수 있어 효과적이다.

 

 

 

 

※ 다음 호에서는 원두막 짓기에 대해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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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일의 황토집 바로 짓기 ⑮] 개성이 묻어나는 울타리 만들기 자연과 집과 어울리는 형태 고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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