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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은 무엇보다 '사람'을 향해 있어야 하고 '사람'을 위해서라야 한다는 말을 최길찬 건축사를 통해 수차례 들었다. 전원주택 전문 설계와 시공 영역을 뛰어넘어 종합 건설로 진일보한 최 건축사의 집 이야기를 들어보자. 펜션이 전원에서의 경제생활에 하나의 대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면 도심형 전원주택은 점포주택이 그 대안으로 주목된다. 최 건축사가 앞으로 할 이야기는 성공적인 재테크를 이끄는 점포주택의 입지 선정 및 디자인에 대한 것 그리고 미래를 내다보는 견지에서 전원주택의 형태는 어떠해야 하는가에 대한 것이다. 에너지 절약형 건축물에 대한 기술적 디자인적 고민도 풀어나갈 예정이다.

≪편집자 주註≫

 

 

 

최길찬
최길찬 님은 건축사이자 시공기술사로 종합 건축을 담당하는 ㈜신영종합건설, 전원주택 시공 전문 ㈜하이랜드건설, 설계 전문 신영건축사사무소의 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2004년 7월부터 2006년 8월까지 KBS-1TV 6시내고향 <백년가약> 프로젝트의 건축사 및 시공사로 제작에 참여한 바 있습니다. 주요 수상 내용으로는 강구조 작품상 주택부문설계 은상, 건설기술교육원장 표창, 보건복지부장관 감사패 등이 있으며 저서에는《스틸하우스 자재 가이드북》,《 최길찬의전원주택이야기》등이있습니다.
㈜신영종합건설031-712-0494 www.syhiland.com

 

 

 

 

 

 

2005년부터 3년 정도에 걸쳐《월간 전원주택라이프》에 '최길찬의 전원주택 설계노트'라는 칼럼 명으로 연재한 경험이 있다. 여러모로 부족한 필자의 글이었으나 그럼에도 전원주택을 계획하는 건축주들이 전원의 꿈을 실현하는 데 보탬이 됐길 바란다.
《월간 전원주택라이프》를 비롯해 전원주택 관련 정보가 과거보다 풍부해지다보니 예비 건축주들은 이미 전원주택 건축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상당량 공유하고 있는 듯하다. 이런저런 상황을 고려해 2010년 다시 시작하는 연재의 방향을 단순히 정보 전달보다는 독자들과 갑론을박 식의 토론을 하고 싶다는 마음도 생긴다. 가능하다면 꼭 하나의 해법을 찾는 토론방식보다는 해법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새로운 문제들을 제기하기도 하고 다양한 해법들을 도출하는 방식을 소망해 본다.
물론 지면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그렇기에 글감을 풀어나갈 때의 접근방법을 건축미학과 주거학적 측면에서 좋다, 나쁘다라고 단정 짓지 않는 것으로 대신하고자 한다. 필자의 부족한 지식으로 섣불리 대안을 제시해 정보의 혼란만 가중시키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다. 그저 구수한 커피 한 잔에 달콤한 케이크를 즐기듯 가볍게 읽어 주어 필자의 부족함을 크게 나무라지 않길 바란다.
앞으로 다룰 내용은 첫째, 건축주가 직접 거주하는 형태의 점포주택과 다가구주택 둘째, 개인차를 극복하고 환금성을 높이는 기성복 같은 전원주택 설계와 시공이다. 그리고 시간과 지면이 할애되고 필자의 경험이 쌓인다면 저탄소 녹색성장이라는 세계적 시류에 맞추어 패시브 하우스Passive House에 대해서도 언급할까 한다.

 

 

안정적 노후생활, 건축주가 기거하는 점포주택

20세기를 마감한 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2010년이다. 세월도 빠르지만 세상의 변화는 더욱 빠르다. 우리 국민들은 개발시대를 거쳐 오면서 선진국처럼 1가구 1주택을 보유하고 집집마다 자가용을 굴리면서 주말이면 가족과 함께 여유로운 여가생활도 즐기길 소망했고 이를 성취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했다.
'부동산 부자'는 모든 국민들의 희망사항이라 해도 틀린 말이 아닐 것이다. 땅 사서 집 지으면 순식간에 분양되거나 전세가 나가고 집값이 올라가던 시절엔 상가든 아파트든 부동산만 보유하고 평생을 통하여 몇 번만 갈아타면 노후가 보장되던 현실이 아직도 우리를 환상 속에서 헤매게 한다.
이미 성공사례에 속하는 분당, 일산, 평촌 등 1기 신도시 점포주택은 재테크 방법 중 하나로 신도시에 땅을 마련해 1층 점포를 세 주고 2층은 2가구 정도로 나눠 전세를 놓고 3층에 주인이 살면서 옥상엔 배추도 심고 멍멍이도 키우고 해질녘이면 부부가 옥상에 나가 여유로운 저녁을 즐길 수 있다. 점포주택은 지금도 노후 경제생활을 위한 좋은 대안으로 많은 이가 도전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은 1기 신도시 때와 사뭇 다르다. 파주교하신도시, 김포한강신도시, 동탄신도시, 판교신도시, 광교신도시, 흥덕지구 등많은 곳에서 그것도 호락호락하지 않다. 영원
히 장밋빛일 것만 같았던 모 펀드처럼 부동산도 색깔이 변하고 있다.

 

 

 

 

현재의 부동산 공급은 수요보다 과잉된 부분도 있어서 상가를 포함한 부동산 시장의 신규 수요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물론 건축물과 사회간접자본의 신규시장이 줄어드는 것은 선진국으로 접어들면 어쩔 수 없긴 하지만 기대수명이 80세로 늘어난 지금 노후보장을 위한 안정된 재테크 방법을 찾아야 하는 것도 간과할 수 없는 현실이다.
신도시는 70~80평 점포주택용지 가격이 5억~10억 원을 호가하고 여기에 3개 층(1층 점포, 2층 임대주택, 3층 주인세대) 주택을 100~140평으로 지을 경우 건축비는 3억~5억 원이 소요된다. 부동산 경기가 좋은 시절에는 그저 집을 지어 세를 주거나 팔아넘기면 됐지만 매매가격으로 보면 10억~15억 원이 훌쩍 넘어가는 대형 거래의 매수자를 만나기가 결코 쉽지 않다. 그 대신 1층 점포 및 2층 전세를 끼고 3층에서 직접 살고자 하는 건축주는 충분히 매매가 성사될 수 있다.
이럴 경우 그저 기존의 다가구주택이나 점포주택 같은 디자인과 평면설계 및 시공비로는 대응하기가 녹록지 않음을 많이 느꼈다. 특히 잘살고 있던 아파트를 처분하고 옮겨 오면서 아내와 아이들의 불만이 커질 수 있기에 단독주택이나 아파트처럼 멋지고 고급스런 분위기는 아닐지라도 세칭 10억대 재산가의 체면은 구기지 않도록 배려해야 할 것이다.

 

 

기성복 같은 전원주택

1990년대 말 일기 시작한 전원주택 붐은 IMF금융위기의 태풍과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토네이도도 완전히 잠재우지 못했지만 기존 전원주택의 디자인과 평면구성 등에 대한 반발이 조금씩 일어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어떤 맞춤 주택들은 과시적으로 크게 만든 거실과 넓은 창문을 통해 맑은 햇살과 예쁜 정원이 나를 반길 것 같지만 실상 넓은 창은 사생활이 새어 나가는 곳이 되고 비싼 에너지를 잡아먹는 공룡 같은 존재가 되는 경우도 종종 본다. 돈 쓰는 것이 아깝지 않은 이라면 당대에선 '기름 몇 드럼 더 때면 된다'고 생각하겠지만 부동산이란 늘 주인이 바뀔 수 있음을 생각해야 하고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화석연료 사용 최소화에 민간 주택 역시 동참하는 시대적 흐름도 간과할 수 없다.
여러 가지 대승적 이유도 있겠으나 그저 예쁜 디자인에 흙과의 만남을 어색하게 끼워 넣어 잘 포장한 전원주택이나 현재 건축주의 생활방식이나 삶의 수준에 너무 잘 맞게 설계된 전원주택은 오히려 다른 사람이 이곳에 와서 살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맞춤복 같은 전원주택보다 소매나 바지의 기장만 수선해 입을 수 있는 기성복 같은 주택에 대해 이야기하려는 것은 전원주택도 환금성換갏性이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고 싶기 때문이다. 기성복 같은 전원주택은 다수의 공통적 욕구와 취향에 맞도록 제작하기에 주인이 바뀌면서 기존의 집을 몽땅 헐고 새로 짓거나 많은 부분 개보수하는 일을 줄일 수 있다.

 

 

 

패시브 하우스

패시브 하우스 중요성은 더 이상 강조할 필요가 없다.
다음은 '아시아 10개 강의 수원水源온난화로 빙하 감소 심각… 곳곳 대홍수 · 가뭄 위험'이라는 제목 아래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다룬 조선일보 2009년 12월 7일자 기사다.
「히말라야 산맥의 빙하가 40년 내로 대부분 사라져 아시아가 심각한 물 부족 사태에 직면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파키스탄 · 인도 · 중국 · 네팔 · 부탄 등 아시아 남부에 총 2400㎞ 길이로 뻗친 히말라야 산맥은 극 지방을 제외하면 지구상 최대의 육상 빙하지대다.
'제3의 극지極地'로도 불린다. 바로 이 히말라야 산맥의 빙하와 만년설은 황하 · 양쯔강 · 갠지스강 · 인더스강 · 메콩강 등 아시아 지역의 주요 10개 강에 물을 공급하는 '아시아의 배수탑'역할을 한다. 아시아 인구 13억 명 이상이 이 10개 강을 생명줄로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기후변화로 히말라야 산맥의 눈과 얼음이 급속히 사라지고 있다고 경고한다.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지난 30년간 히말라야 산맥의 기온은 10년마다 섭씨 0.15~0.6도씩 높아졌다. 유엔 산하 국제협의체인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IPCC)'은 "히말라야의 빙하가 2035년에는 대부분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미 인도의 히말라야 산맥 지대는 1960년대에 비해 빙하가 20% 사라진 상태다. 빙하 감소 현상이 가장 심각한 인도령 카슈미르 지역에서는 지난 40년간 강의 수위가 3분의 2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인도측 일부 히말라야 고산지대는 연간 강설량이 13㎝ 수준인 차가운 사막지대로 변해버렸다. 네팔의 유명한 쿰부 빙하의 경계선은 1953년 이후 5㎞ 후퇴했다. 빙하가 급속히 녹아 네팔과 부탄에는 대홍수가 일어날 위험까지 있다고 시사주간지 타임은 전했다.
이로 인해 아시아의 물 부족 현상도 악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예를 들어 2030년 인도에선 전체 물 수요의 50%만 충족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인도 인더스강은 물의 50% 이상이 히말라야 산맥에서 나오는 것으로 추정된다. 부족한 물을 차지하기 위한 아시아 국가 간의 분쟁도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망했다. 현재도 인도와 중국은 티베트 지역에서 발원해 국경을 넘어 인도 갠지스강으로 흘러드는 브라마푸트라강 상류에 댐을 건설하는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다. 지난 수십 년간 국경지대의 물 문제를 두고 분쟁을 벌인 인도와 방글라데시의 관계도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식량 부족 사태도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인더스 분지와 아삼 평원, 벵갈 삼각주 등 남아시아의 곡창 지대가 모두 히말라야 빙하에서 나오는 물에 의존한다. 네팔에서는 물 부족 사태가 심각해지면 수백만 명의 가난한 시골 사람들이 기아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필자도 올해 패시브 하우스 한 동 건축 계획을 가지고 있는데 예산이 확보되면 바로 시행에 들어갈 것이다. 현재로선 희망사항이지만 제대로 시행될 경우 건축과정 및 에너지 절약 목표 설정치와 완성치를 분석한 데이터 자료 등을 현장감 있게 전달해 보고자 한다.

 

 

패시브 하우스란?

단열과 기밀성을 높여 화석연료 사용을 비롯해 에너지 소모를 최소화한 건물. 구체적으로 냉방 및 난방 등을 위한 최대 부하가 1㎡당 10W 이하인 에너지 절약형 건축물로 이를 석유로 환산하면 연간 냉방 및 난방 에너지 사용량이 1㎡당 3ℓ 이하에 해당한다.

 

 

 

 

 

최길찬 <건축사/시공기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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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제목
[최길찬의 집 이야기 1] 화두話頭… 점포주택 · 기성복 같은 전원주택 · 패시브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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