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체메뉴보기
 

요즘 우리나라 건설 현장 펜스Fence 에 늘 등장하는 문구는 녹색성장, 그린홈, 친환경 명품 도시 같은 허황된 글귀들뿐이다. 건설과 개발은 무조건 환경 파괴적 활동이다. 멀쩡하던 산허리를 자르고 물을 담던 논을 메우고 그 위에 펜스를 치고…. 건설과 개발을 녹색, 그린, 친환경 같은 단어로 포장하는 것은 유럽 백인들이 자신들 배를 채우고자 식민지를 침탈하고 약탈한 것을 유색인종을 깨우치기 위한 ' 백인의 신성한 의무'라고 주장한 것과 무슨 차이가 있겠는가.

최길찬

 

 

 

현대 문명의 이기를 받고 살아가는 거의 모든 개발은 환경 파괴적이다. 우리 정부에서 저탄소 녹색성장 핵심 과제로 추진하는 100만 호 그린홈이 완성되는 만큼 이산화탄소 농도가 줄어들까? 아니다. 건설될 100만 그린 홈만큼의 환경 파괴(논, 밭, 산)와 그만큼의 이산화탄소 배출이 있을 뿐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그린홈'은 아주 추상적인 개념이어서 벽에 초록색만 칠하면 '그린홈'이 되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까지 든다. 물론 이 정도까지는 아닐 것이다. 주택에서 소비되는 에너지를 줄여 보자는 것일 게다. 에너지 절약형 주택을 지어 이산화탄소를 줄이자는 데 반대할 사람은 없을 것이나, 문제는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에너지 절약형 주택이 되는지 '그린홈'은 명확한 해답을 주지 못하는 데 있다.
'패시브Passive 건축'이 세계적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 홈, 친환경 건축과 같은 용어와 달리 패시브 건축은 언어적 개념이나 행위적 범주에서 아주 명쾌하다.
주택 성능치를 수치로 계량화해 이것이 바로 패시브 건축물이라고 정의 내린다. 늦었지만 우리나라도 선언적 형태에서 벗어나 수치를 계량화한 주택(3L 하우스, 1.5L 하우스, 제로에너지 주택 등)들이 들어서고 이에 대한 설계, 조사, 시공 감리 및 인증을 할 수 있는 기반이 조성됐다는 것은 반가운 소식이다.

 

 

 

 

패시브 건축은 우리의 신성한 의무
우리나라를 비롯한 많은 나라가 패시브하우스를 '난방 설비 없이 겨울을 지낼 수 있는 건축물'로 정리하고 있지만(한국패시브건축협회) 필자는 이보다 진일보한 사고가 필요하다고 본다. 본질적으로 패시브 건축물도 큰 범주인 친환경적 개발 콘셉트에 충실해야 하기에 단순히 에너지 절감을 지향하는 '1.5L 패시브하우스'나 '제로에너지 하우스'를 넘어 자체적으로 에너지를 생산하는 플러스(+) 에너지 하우스가 지향점이 돼야 한다.
앞서 건설 현장 펜스 이야기를 했다. 건설 현장 펜스에 새겨진 문구와 그림이 너무 멋들어져 저 아파트에 살면 실제 '그린홈'에 사는 것으로, '친환경적삶'을사는것으로착각하지않을까걱정이다. 펜스제작을 위해 수입하는 철광석과 이 철광석을 용광로에 녹이면서 들어가는 무연탄 사용으로 막대한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펜스에 그림을 그릴 때 사용하는 페인트도 마찬가지다. 이런 사실을 깨닫는 이는 몇이나 될까. 차라리 펜스를 설치하지 않았더라면 그들이 내건 '그린홈', ' 친환경'에 훨씬 접근했을 것이다.
인류는 지난 100여 년 동안 '친환경, 에코, 그린홈'이란 이름으로 수많은 건축물을 양산해왔다. 앞선 기술을 지닌 나라는 선진국이고 그렇지 못하면 후진국, 야만민족이다. 그런데 '친환경, 에코, 그린홈'이란 이름조차 접해보지 못한 이들 나라에 먼저 영향이 미친다. 환경오염 등으로 태풍과 기후 변화, 물 부족으로 죽어가고 있다.
아무리 몸에 좋은 약이라도 부작용(Side effect)이 있다는 주의 문구를 반드시 설명서에 첨가하고 그 효용처를 명기 하듯 건축도 그리해야 한다. 아무리 생태 친화적 건축물이라 할지라도 자연을 훼손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집을 짓는데 어디서 난 어떤 재료가 어떻게 쓰였는지 그리고 이것이 자연과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적어도 언급이라도 해줘야 한다면 과격한 것인가. 패시프 하우스는 바로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다. 막연한 구호보다는 인증과 수치, 환경에 끼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건축물을 짓자는 것이다.
패시브 건축을 일신상의 건강을 위해 또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여 국가 경제에 도움이 되도록 하자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패시브 건축은 짧은 시간 이 땅에 살다 가는 우리의 신성한 의무다.

 

 

 

 

 

최길찬은 건축사이자 시공기술사로 종합 건축 회사 ㈜신영종합건설, 전원주택 시공 전문 ㈜하이랜드건설, 설계 전문 신영건축사사무소의 대표를 맡고 있다. 2004년 7월부터 2006년 8월까지 KBS-1TV 6시내고향 <백년가약> 프로젝트의 건축사 및 시공사로 제작에 참여한 바 있다. 주요 수상 내용으로는 강구조 작품상 주택부문설계 은상, 건설기술교육원장 표창, 보건복지부장관 감사패 등이 있으며 사단법인 한국패시브건축협회 회원사로 패시브 건축 보급에 앞장서고 있다.
031-712-0494 cafe.daum.net/greenhousing
www.syhiland.com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에너지 절약형 Green Home의 모든 것] 모든 개발은 환경 파괴적이다 - 왜 패시브 건축이 필요한가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