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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건축시장에서 패시브하우스란 단어가 더 이상 생소하지 않을 정도로 많은 이들이 알고 있고 거기에 따른 많은 정보도 주변에서 쉽게 얻을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전체적인 개념은 알았으나 실제로 지으려고 하면 막상 어떤 제품을 가지고 어떻게 구현해야 하는지 막막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이번 글에서는 간략히 패시브하우스의 정의를 이야기하고 구체적 구현을 위한 자재의 성능 가이드라인에 대해 적고자 한다. 물론 깊이 들어가면 내용이 아주 방대하기에 이 짧은 지면으로 모든 이야기를 다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며 더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내용이 많이 미흡하기는 하지만 한국패시브건축협회 홈페이지(phiko.kr)를 참조하시길 바란다. 이 책을 보시는 분 중에는 예비건축주도 있겠지만 설계나 시공을 하시는 분도 있을 거라 생각하고 패시브하우스의 구현 방법을 소재 중심으로 구성했다. 일부 전문적인 내용도 있으나 일반분들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도록 노력했다.

최정만<(사)한국패시브건축협회 회장/㈜건축사사무소 탑 소장>

 

 

 

 

 

왼쪽 그림은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서 발표한 국내 주택 평균 에너지사용량이고, 이양이 패시브기법을 적용했을 때 줄어드는 양과 액티브(신재생에너지)를 적용했을 경우 줄어드는 양을 적시한 그림이다.
패시브 기법은 주택에서 약 65%를 차지하는 난방에너지를 거의 90% 이상 줄일 수 있다. 그런 후 나머지 남는 에너지를 태양광발전이나 태양열 급탕설비를 도입하면 이른바 가장 저렴한 비용으로 제로에너지 주택이 되는것이다.
패시브하우스는 연간 단위면적당 난방부하가 15㎾h(1.5리터) 이하인 주택으로 정의돼 있다. 이 책을 읽는 독자에게는 이 단위가 생소하겠지만 쉽게 표현해서 기계설비의 도움을 최소화하면서 겨울철 실내온도를 항상 20℃ 이상 유지하는 주택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이는 실내에서 발생되는 여러 가지 열을 유지하도록 하는 단열과 기밀 성능계산을 통해 구현 가능하다.
이처럼 정의도 쉽고, 간단하지만 어떤 재료를 어떻게 사용해야만 하는 지는 쉽지않다.
패시브하우스에 사용되는 요소기술은 크게 여섯 가지다.

 

 

1 Technology

 


▲ 단열재 두께와 디테일 시공이 중요하다.

 

 

고高단열
독일 PHI(passiv.de)에 의한 외벽의 단열 권고치는 0.15W/㎡k, 지붕의 권고치는 0.11W/㎡k다. 현행 건축법의 중부지방 외벽 열관류율 허용치가 0.47W/㎡k, 지붕은 0.29W/㎡k이니 현행 건축법 기준으로 외벽은 3배 정도, 지붕은 2.6배 이상 단열을 강화해야 한다.
즉, 현재 사용되는 단열재 두께를 앞의 배수만큼 더 두껍게 해야 하는 것이다.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은 단열이 두꺼워지면 부분적 디테일 구현이 훨씬 까다롭게 된다. 집의 성능이 좋은 만큼 작은 부분의 열교(Heat Bridge)가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섬세한 디테일의 고민이 요구된다. 또한 단열이 두꺼워지면 실내 면적이 줄어든다. 지금까지 경험치로 미루어 볼 때 30평 주택 기준으로 0.8~1평의 면적 손실이 있다. 이 손실이 크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지어진 것이 몇 채 되지는 않지만 패시브하우스 거주자 들은 공통적으로 이 면적이 전혀 아깝지 않다고 말한다. 잃는 면적보다 절약된 에너지와 실내 환경의 쾌적감으로 얻는 금전적, 심리적 이익이 훨씬 큰 것이다. 우리는 아직까지 외풍이 전혀 없는 집을 경험해 본 적이 없다. 패시브하우스에서 하룻밤을 자면 외풍이 전혀 없는 것이 사람을 얼마나 편안하게 하는지 느낄 수 있다. 이는 에너지 절감과는 차원이 다른 혜택이다.

 

 

2 Technology

 

 

 

고高기밀
집은 기밀해야 한다. 현재의 집은 생각보다 틈새 바람이 많다. 가장 많이 바람이 들어오는 곳이 창호의 틈새다. 다음은 구조별로 차이가 있지만 창호와 구조체 사이 틈새가 두 번째 요인이 된다. 콘크리트 구조의 경우 벽체 기밀은 확보되지만, 목조나 스틸 구조의 경우 벽체 기밀이 확보되지 않아 문제가 될 수 있다.
옆의 그림은 통상적으로 주택에서 틈새 바람이 생길 수 있는 부위를 설명한다(출처 : Low Energy House).
기밀성 역시 정해진 기준이 '50pa ≦ 0.6회/h'이며, 이는 통상 현대 국내에 지어지는 주택 기밀성능의 3배 가까운 수치다. 조적조의 경우 모르타르를 완벽하게 바르지 않는 이상 기밀성과는 조금 거리가 멀다. 최근에는 이러한 조적조의 단점을 극복하고자 과천 그린홈 제로에너지 시범주택에 적용했던 것과 같은 건식공법을 적용한 블록이 생산되고 있다.

 

 

3 Technology

 

 

 

고高성능 창호
고기밀을 유지하기 위해 기본적으로 Tilt&Turn 방식의 시스템창호를 사용한다. 보통 주택시장에서 독일식 창호라고 불리는 형태인데, 방식이 같다고 해서 모든 창이 기밀성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시험성적서를 확인하면 기밀성이 나와 있다. 또한 창의 열성능에 대해 아르곤가스를 충전한 삼중 유리만 사용하면 되는 줄 아는데 창문의 프레임 역시 유리 못지않게 중요하다. 그래서 패시브하우스에서는 유리와 프레임의 단열성능을 별도로 규제하고 있다.
수치는 각각 0.8W/㎡k 이하의 열관류율을 가져야 하는데, 이는 알루미늄 프레임으로 달성하기 불가능한 성능이다. 그러므로 유럽 패시브하우스용 창은 모두 천연 목재나 PVC 프레임으로 돼 있으며, PVC 프레임에는 내부에 단열재가 충전돼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즉, PVC 프레임의 단열성이 알루미늄에 비해 월등하나 그 자체만으로는 패시브하우스에서 요구하는 단열성을 맞출 수 없기 때문이다.
위 <창호 인증서>에서 보는 창호재는 현재 공동주택에 많이 설치되는 복층 유리 이중창으로 유리가 총 4장이 들어간 고효율 제품이다. 인증서 상의 열저항이 0.86㎡k/W이므로 열관류율은 이 숫자의 역수로 1/0.86을 하면 약 1.13W/㎡k가 되며, 기밀성은 1.02㎡/㎥h다. 단열성과 기밀성 모두 패시브하우스 기준에 미치지 못하며 특히 기밀성은 한참 모자르다.
이런 이유로 시스템 창호를 사용하는 것이다.
창의 고정도 섬세히 고려해야 하는데 단열재 위치에 따라 창이 설치되는 위치가 변하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창 프레임은 단열재 위에 얹혀져야 한다. 그래야 열교가 최소화되기 때문이다. 단열재는 하중을 받을 수 없기에 별도 브라켓으로 창을 고정해야 한다. 창 계획에 있어서는 동 · 남향 창은 최대한 크게 하고 서 · 북향의 창은 가능한 최소화해야 한다. 그러므로 대개 거실이나 방이 동 · 남향을 향하고 있는 경우가 많고 패시브하우스의 창이 작아 답답하다는 이야기도 잘못된 표현인 것이다.

 

 

4 Technology

 

 

 

열교환 환기장치
패시브하우스에 비해 우리나라 주택의 기밀성이 많이 떨어진다고 이야기했지만, 현재 지어지는 공동주택은 실내 공기질이 문제가 될 만큼 꽤 기밀하다. 그래서 현행법상 100세대 이상 공동주택의 경우 열교환 환기장치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돼 있다. 패시브하우스는 이와는 비교가 되지 않게 기밀하기에 적정 환기를 위해 기계식 환기가 반드시 필요하다.
환기를 기계식으로 하다 보니 좀 더 기술을 덧붙여서 나가는 공기와 들어오는 공기의 열을 서로 기계 내에서 교환하는 열교환 환기장치(폐열 회수 환기장치)를 사용하는 것이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이 환기장치는 패시브하우스뿐만 아니라 과거에 비해 환기량이 문제가 될 수준으로 기밀화 된 현대주택에서는 꼭 필요한 장치다. 다만 주의할 점은 환기를 위한 전력 사용량이 꽤 많아 하루 종일 가동할 경우 절약되는 에너지보다 환기를 위한 에너지가 더 많이 들어가게 되므로 사람이 없는 낮에는 꺼놓는 것이 좋다. 취침시간을 제외한 나머지 시간은 창을 통한 적절한 자연환기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환기장치의 열교환 효율은 난방 기준으로 75% 이상의 제품을 사용하는데 효율이 90%를 넘는 제품은 기계 내부에서 실내외 공기를 인위적으로 과다하게 섞어 효율을 높인 경우가 많으니 주의 한다. 우리나라는 공기가 섞이는 문제에 대한 규제가 없다 보니 이를 악용한 경우도 있다.

 

 

5 Technology

 


▲ 외부 차양

 

 

외부 차양
여름의 강한 일사를 막기 위해서는 적절한 외부 차양을 설치해야 한다. 유리창 커튼이나 블라인드는 일사 에너지를 막는 역할을 거의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햇빛이 유리에 닿기 전에 차단을 해야하며, 이는 유리가 가지고 있는 소재특성에 기인한다.
주의할 것은 단열성을 높이려는 목적으로 단열필름을 유리에 붙이는 경우가 있는데 제품 중 자외선 차단율을 높여 겨울철에는 햇빛의 열이 거의 통과하지 못해 오히려 불리할 수도 있다. 우리나라처럼 사계절이 있는 나라는 단열필름 사용에 주의해야 한다. 열관류율의 변화와 과過일사차폐도를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패시브하우스에서는 단열성도 좋고 햇빛을 잘 받아들이는 3중 투명 유리를 사용(통상 G값이 0.5 이상)하고 일사를 막기 위한 차양을 별도로 설치하는 것이다. 최근 들어 외부전동 차양이 국내에서 생산되므로 편리하게 구입할 수 있으며 예산이 적을 경우 처마 등을 이용한 물리적 형태의 차양도 효과를 볼 수 있다.

 

 

 

6 Technology

 


▲ 국내 에너지 계산 프로그램 예

 

 

에너지 계산
에너지 계산은 위에 언급한 요소기술을 어떻게 조합하고 실현했는 가에 대한 검증 작업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차를 팔기 위해 연비를 체크하듯이 에너지 절약형 주택이라고 부르면서 에너지성능을 모르고 팔 수는 없기 때문이다. 또한 동일한 에너지성능을 유지하면서도 그 구현 방법은 상당히 많은 조합의 방법이 있기에 계산을 통해 가장 경제적인 방법을 도출해 건축주에게 신뢰와 이로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옆에 제시한 표는 국내에너지 계산프로그램의 한 예다.
3리터 하우스나 1.5리터 하우스라고 불리는 것은 '단위면적당 난방에너지 요구량'이며 이는 정해진 규정에 따라 에너지 계산을 통해 얻은 값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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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언급한 6가지의 요소기술이 패시브하우스를 만드는 핵심 기술이지만 무엇보다 향을 고려하는 것이 첫 번째다. 이 외의 여러 매체를 통한 정보 속에서 언급되는 요소기술은 자사의 기술을 부풀리기 위해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허상의 기술일 가능성이 높다. 대표적인 예로 기초에 참숯을 깔아서 습기를 예방하는 요소기술을 들 수 있다. 물론 이런 기술들이 실제로 효과가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건축물에 사용되고 인정받기 위해서는 수많은 경우의 수에 대한 검증과 연구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 혼자만의 경험치가 모든 건물에 적용될 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독일이 첫 번째 패시브하우스로부터 보편적인 데이터를 얻기까지 약 8년이 걸렸다. 우리는 독일에 비해 참으로 쉽게 패시브하우스를 만들고 있다. 물론 앞으로는 우리나라 기후조건 등에 부합하는 적절한 기준을 별도로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 작업이 결코 녹록지 않겠지만 앞서 힘든 길을 개척하신 분들이 비교적 편한 길을 열어 주셨으니 고개 숙여 감사드릴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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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절약형 Green Home의 모든 것] 6가지 요소기술 이용한 패시브하우스 성능 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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