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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색 있는 집

27평 귀틀집 짓고 시작한 독특한 전원생활

우선 그의 첫 실험은 주거 문제에서부터 시작되었다. 그의 집은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없는 귀틀집이다. 그것도 나무 껍질이 그대로 있는 다듬어지지 않은 애초의 형태 그대로인데 시멘트 건물을 거부했던 만큼 그에겐 더없이 제격인 유형이다. 최대한 자연적인 요소를 해치지 않기 위해 껍질을 벗기지 않았고, 내부에서도 별다른 마감 없이 황토 미장으로 마무리를 했다. 애초엔 지붕 역시 볏짚을 얹을 예정이었으나 때마다 새로 지붕 이을 생각을 하니 이 문제에 대해선 자신이 없었다고 한다.

개량 한복을 차려 입고, 머리까지 질끈 동여매었다. 외모에서부터 심상찮은 이미지를 풍기는데다 손에 쥔 나무 막대기 조차도 요상하게 생겼다. 말하는 중에 이 막대기는 쉴새 없이 움직이고, 엄숙한 억양과 어투를 기대했던 방문객의 예상과 달리, 정제되지 않은 거친 언어들이 쏟아져 나온다.

‘도인일까 아닐까’ 방문객은 순간 판단의 갈림길에 선다.
지난 95년 땅을 사고, 집을 지었으니 이 곳에 온지 벌써 6년째. 서울에 나머지 가족들이 있지만 거의 이 곳에서 지내다 시피 했다.

대개의 경우는 시골에 세컨드 하우스를 지어놓고 틈나는 대로 쉴 참 들리지만, 하호진씨는 거꾸로 이 곳에서 생활하며 일이 있을 때만 서울에 잠깐씩 들린다.


지난 6년간 이 곳에서 생활하며 ‘민족 생활’에 대한 나름대로의 ‘하호진식 연구’가 진행되었다. 쉽게 말하면 먹고 자고, 사는 문제에 대한 방법을 좀더 본질적인 측면에서 접근해 보자는 것이다.



우선 그의 첫 실험은 주거 문제에서부터 시작되었다.

그의 집은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없는 귀틀집이다. 그것도 나무 껍질이 그대로 있는 다듬어지지 않은 애초의 형태 그대로인데 시멘트 건물을 거부했던 만큼 그에겐 더없이 제격인 유형이다.

최대한 자연적인 요소를 해치지 않기 위해 껍질을 벗기지 않았고, 내부에서도 별다른 마감 없이 황토 미장으로 마무리를 했다. 애초엔 지붕 역시 볏짚을 얹을 예정이었으나 때마다 새로 지붕 이을 생각을 하니 이 문제에 대해선 자신이 없었다고 한다.

집을 앉힐 때도 직접 수맥을 피해 적당한 자리를 잡았는데 그의 집 거실 중앙, 한 평 남짓한 공간이 그가 말하는 명당이다. 집터 모두가 명당이 아니고, 그 딱 한 지점이 명당이라는데 그 곳에 앉아 있으면 ‘마음의 편안함’을 느낀다는 게 하호진씨의 설명이다.

그 다음의 연구 대상은 먹는 문제다. 그동안 이 곳에서 생활하며 식습관도 많이 달라졌다는데 우선은 고기를 먹지 않고, 일반 소금도 먹지 않는다. 특히 소금에 대해선 할 말이 많다.

그의 이론에 따르면 소위 말하는 ‘간수’라는 것이 몸에 좋은 게 아니라는데 그래서 그가 먹는 소금은 모두가 죽염이나 볶은 소금이다. 간수는 흔히 두부를 만들 때 이를 응고시키는 작용을 하는 것으로 소금 자루는 방치해 두었을 때, 소금 자루 바닥으로 흐르는 물이 바로 간수다. 두부를 물에 담가 두는 이유 중엔 쉬는 것을 방지하는 것 외에 간수를 제거하려는 의도도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가 중요하다고 강조한 세 가지가 있는데 가장 먼저 소금을 꼽았고, 그 다음이 물, 그리고 공기였음을 상기시킬 때, 소금이 그렇게 중요한 문제인가를 새삼 되새겨 보게 한다.

하호진씨는 술에도 일가견이 있다. 우리의 전통술은 간에 부담을 주지 않는다는 게 그의 지론인데, 직접 담근 술이라며 항아리 뚜껑을 열어 보인다. 술의 이름이나 만드는 방법에 대해선 함구하고, 다만 소주는 독이 되지만 우리 전통술은 영양가도 높고 간에 주는 부담도 덜 하다고 말한다.

그의 이런 노력, 수양 때문일까. 그를 처음 보는 순간, 좀처럼 나이를 예측할 수 없었다. 풍체에선 연륜이 느껴지나 그의 얼굴엔 그닥 주름살을 찾아 볼 수 없다. 하는 일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도 없고, 나이에 대해서도 다만 환갑이 다 됐다고만 밝힌다.

6년째 이 곳에 살고 있지만 주변 이웃들과의 교류도 그다지 많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도인일까 아닐까. 田

■글·사진 류재청

■건축정보
위치: 경기도 안성시 일죽면 용설리
부지면적: 준농림전 6백평(이중 2백평 대지 전용)
부지구입년도: 1995년
당시 부지 구입금액: 평당 7만원
건축형태: 단층 귀틀집
건축면적: 27평
건축년도: 1995년
벽체구조: 잣나무
내부마감: 황토 미장(벽체 천장 바닥 일체)
지붕재: 아스팔트 싱글
난방: 기름보일러
건축비: 4천5백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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