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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산하우징 이황근 대표는 스스로 괴짜를 자처한다. 아무도 시도하지 않은 독특한 구조의 건물을 설계하고 현실화할 날만을 꿈꾼다. 천편일률적 주택 설계도 거부한다. 지형이 전부 다르기에 이와 어울릴 만한 독특한 구조의 설계를 추구한다. 최근 경기도 양평 옥천면에 지은 그의 집도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곳곳에 숨어 있다. 그의 감각이 다양한 자재와 컬러로 표현돼 말 그대로 '그림 같은 집'을 완성했다. 용문산 백운봉을 지붕에 걸친 포근한 ALC주택이다.

한송이 기자 사진 고경수 기자

 

 

 

건축정보
· 위 치 : 경기도 양평군 옥천면 옥천리
· 부지면적 : 1584.0㎡(480.0평)
· 건축면적 : 231.0㎡(70.0평)
· 건축형태 : 복층 ALC주택 + 목조주택
· 외 벽 재 : 노출콘크리트 패널, 징크, 목재
· 내 벽 재 : 실크벽지, 아트월-파벽돌
· 지 붕 재 : 징크
· 바 닥 재 : 강화마루
· 난방형태 : 기름보일러
· 설계 및 시공 : 득산하우징 031-775-8898, 011-665-9373

 

 

 

 

이황근 대표는 타고난 건축장이다. 각종 설비는 물론 철, 나무, 콘크리트까지 건축 관련 다루지 못하는 것이 없다. 그런 그가 몇 해 전부터 ALC주택의 매력에 푹 빠졌다. 목조주택에 살다 ALC주택을 새로 지은 까닭도 이러한 연유에서다. 자신이 살고 싶은 집이어야 건축주도 살고 싶지 않겠냐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는 ALC주택만큼 국내 환경과 잘 맞고 우리 문화에 적합한 집은 없다고 단언했다.
"ALC는 기포콘크리트의 일종인데 블록 형태기 때문에 시공이 용이하고 고온, 고압에서 증기 양생한 재료라 단열이 타 공법에 비해 월등해요. 목조주택에서 2~3년 살았는데 개인적으로 단열 부분에서 부족함을 느꼈어요. 물론 벽체두께를 늘리고 단열재를 충분히 사용한다면 단열성을 높일 수 있겠죠. 또 외국에서처럼 집에서도 옷 껴입고 이불 덮고 있으면 상관없어요. 근데 우리 문화가 어디 그런가요. 한겨울 민소매 반바지 차림으로 바닥에 뜨끈히 누워 있어야 따듯하다고 느끼죠."

 

 

 

 

 

ALC주택에 목조주택은 덤으로
이 대표가 건축에서 가장 중요시 여기는 것은 '도전정신'이다. 그는 무궁무진한 아이디어가 있고 이를 가능케 하는 도구들이 있는데 도대체 왜 모든 전원주택의 디자인이 다 같아 보이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그가 지은 집은 건축주의 특별한 요구가 없는 한 설계가 독특하게 그려진다. 지형이 전부 다르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우리 집 설계도 특이하지요? 지형을 100% 활용해서 그래요"라며 그 자리에서 쓱쓱 집 형태를 그려서 보여준다. 사다리꼴 위에 직사각형이 얹힌 형태다. 언뜻 보면 장화 모양 같기도 하다. 장방형 집을 지으려면 사방에 자투리땅이 산만하게 깔릴 터, 그는 1㎡도 남김 없이 건축 면적으로 끌어 들였다. 과연 다른 집에서는 볼 수 없는 모양이다.
설계는 공간의 효율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가족 구성원의 프라이버시 보호에 중점을 뒀다. 1층은 좌측 끝으로 노모 방 하나만 드리고 공용공간과 주방/식당을 넉넉하게 드렸다. 전체 지형에서 따져보면 사다리꼴에서 사각형 부분이 노모 방에 해당하고 삼각형 공간에 거실과 주방/식당이 들어선 것이다.

 

 

 

 

 

 

 

 

2층으로 오르면 정면에 아들 방, 좌측에 공용공간이 있다. 공용공간 안쪽으로 부부 방이 위치한다. 특이하게 공용공간에 문을 설치했다. 아들과 부부의 공간을 완벽히 분리하기 위함이라고.
갑자기 이 대표는 "우리 딸 방은 어디 있는지 궁금하지 않아요?"하고 묻는다. 그러고 보니 분명 2층 구석구석을 둘러 봤는데 눈을 씻고 찾아봐도 더 이상 구경할 방이 없다. 그는 "두 딸이 함께 쓰는 방은 거실과 이어진 비밀 통로를 거쳐야 한다"고 했다. 1층 화장실 우측에 다용도실이라 여겼던 곳이 바로 입구다. 그리고 이 통로부터가 목구조로 지어졌다. 사다리꼴 부지 위쪽으로 난 정방형 땅을 무엇으로 만들까 고민하다 ALC주택과 목조주택의 차이를 조금 더 연구하고 체험하고자 59.7㎡(18.1평) 복층 목구조 건물을 딱 붙여 만든 것이다.
1층은 창고, 다용도실로 쓰고 2층은 두 딸만의 독립된 공간으로 아기자기하게 꾸몄는데 연두색, 분홍색 벽지가 갓 피어난 봄꽃처럼 화사한 아이들의 미소를 닮았다.

 

 

하드한 자재에 소프트한 색상으로 분위기 반전
외관은 최근 트렌드인 심플한 멋을 강조하면서 징크, 목재의 혼용으로 기존의 밋밋한 모던 하우스에서 탈피하고자 했다. 전체적으로 묵직한 느낌인데 밝은 톤 색상의 자재를 가미해 집은 한층 포근해 보인다.
특히 목재 지붕을 인 포치와 흰색 페인트 칠한 2층 발코니 핸드레일, 외부 시선을 은근히 차단해 주는 소나무가 삼박자를 이뤄 화사한 기운을 부여한다.

 

 

 

 

"최근 노출콘크리트를 이용한 모던 스타일이 붐이잖아요. 노출콘크리트로만 마감된 집들이 대체적으로 삭막해 보이는 면이 있더라고요. 부드러운 느낌의 자재로 전체적인 분위기를 전환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완공 후에 포치도 설치하고 핸드레일 색상도 고심 끝에 흰색으로 칠했어요."
ALC주택은 외벽 마감에 꼼꼼한 시공이 요구된다. 블록이 경량재이기에 대리석, 화강석 등 무거운 자재를 이용하면 이 무게를 지탱해줄 보강 작업이 필요하고 방수 · 발수 처리에 특히 신경 써야 한다. 수분 흡수력이 워낙 빠르기 때문에 석고보드나 벽지에 곰팡이가 생길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알려진 'ALC블록이 수분에 약하다'는 설에 이 대표는 절대 그렇지 않다고 했다. 또한 "수분을 빨리 흡수하는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블록의 물성이 변하는 것은 아니다. 목조주택의 경우 수분이 침투했을 경우 골조 자체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더욱 심각한 문제가 야기되나 ALC주택은 오히려 하자를 빨리 발견할 수 있고 물이 닿은 벽지나 보드만 교체해 주면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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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ALC주택과 목조주택의 차이, 몸소 체험해요” 양평 231.0㎡(70.0평) 복층ALC주택+목조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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