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체메뉴보기
 

건축주 김문두씨는 까맣게 그을린 얼굴이며 가벼운 옷차림이 전형적인 농부의 모습이다. "이곳 원주민이세요?"물으니 손사래 치며 "서울서 왔어요"한다. 이주한 지 고작 한 달 됐다는데 집 앞에는 텃밭이라고 하기엔 규모가 꽤 큰 밭에 옥수수가 웬만한 여성 키만큼 자랐고 고추도 주렁주렁 매달렸다. 비닐하우스도 있다. 주인을 만나기 전부터 농부의 집이라 여기는 게 의아한 일은 아니다. 한 달 만에 농사꾼이 다 된 그의 사연을 들어봤다.

 

 

 

 

건축정보
· 위 치 : 경기도 양평군 지평면 망미리
· 부지면적 : 3960.0㎡(1200.0평)
· 건축면적 : 122.1㎡(37.0평)
· 건축형태 : 복층 경량 목조주택
· 외 벽 재 : 스터코, 목재 사이딩, 천연석
· 내 벽 재 : 실크벽지, 아트윌-대리석, 파벽돌
· 지 붕 재 : 오지기와
· 바 닥 재 : 강화마루
· 난방형태 : 기름보일러, 벽난로
· 설계 및 시공 : 모던하우징 1577-0235 www.modernhs.co.kr

 

 

 

전원주택 1번지 양평은 그 명성답게 전원주택 천지다. 서울 접근성이 좋아 부지 선정 시 빠짐없이 거론되는 지역이 양평이기도 하지만 고요한 분위기를 원하는 이들 사이에선 기피 대상 일순위로 꼽히기도 한다. 망미리는 바로 이러한 점에서 양평의 숨은 보석 같은 곳이다. 목가적 풍경이 일품인 이곳을 김문두(55세) 씨가 발견한 것은 약 4년 전, 전원행 준비만 7~8년 걸렸다는 김 씨는 꼬박 4년을 부지 물색에 투자했다.
집에서 시야에 잡히는 것이라고는 우거진 수풀뿐이다. 주 도로에서 골목 안쪽에 위치해 들리는 것도 풀벌레 우는 소리, 바람 스치는 소리가 전부다. 부지 매매 후 한껏 들뜬 남편과 달리 아내 이희영(50세) 씨는 걱정이 앞섰다.
"아이들만 서울에 두고 오는 것도 그렇고 갑갑해서 어떻게 사나 하는 생각에 걱정스러 웠죠. 그런데 지난해 양평에 중앙선 전철 개통으로 이런 걱정이 말끔히 사라졌어요. 지평역하고 구둔역이 차로 10분 거리거든요. 서울집 강동구에 1시간이면 도착해요."

 

 



 

 

"전원생활, 준비 기간이 길수록 재미는 배가 돼요"
부지 1200평에 건축면적 37평으로 집 크기는 최대한 줄이고 전원생활의 묘미인 텃밭과 정원을 널찍하게 드렸다. 이주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비닐하우스가 들어섰고 고추밭에 고추가 주렁주렁 매달렸다. "농사가 체질에 맞나 봐요"하는 김씨는 하루 종일 뙤약볕 아래서 농작물에 생명을 불어넣는 일이 그렇게 재미있을 수 없단다. 평생 해보지 않은 일이지만 금방 일이 손에 익었고 농사에 욕심도 생겼다.
정원에는 잔디조차 제대로 자라지 않았지만 텃밭만큼은 어느 누구 부럽지 않을 정도로 풍년이다.
집에 대한 애착도 대단하다. 준비기간이 길다 보니 건축에 대한 고민도 그만큼 깊었다. 황토집과 벽돌집을 지으려다 관리상, 디자인상의 문제로 포기하고 목조주택에 눈을 돌렸다. 팔도를 돌아다니며 집 구경도 하고 건축박람회는 집 드나들 듯했다. 이 과정에서 김 씨가 터득한 것은 '좋은 집을 짓는 첫 번째 조건은 양심적인 시공사를 만나는 것'이었다. 허술한 공사 후 시공사가 나 몰라라 해 덤터기 쓰는 이들도 여럿 봤다. 그래서 그는 눈앞에 이익에 연연해 하지 않는다는 평판이 자자한 모던하우징을 택했다.
"내가 요구하지 않은 부분까지 고급 자재가 많이 쓰였어요. 추가되는 비용도 전부 계약했던 금액 안에서 해결해 주셨고요. 저희 집 보고 모던하우징에 집 맡기겠다는 분이 많아요. 이미 착공한 곳도 하나 있고요.

 

 







 

 

'한옥방'으로 동양미 불어넣어
아무리 봐도 37평이라기엔 집이 거대해 보인다. 지나가는 사람들도 '몇 평이에요?'물었다가 '정말요?'하고 깜짝 놀라기 일쑤다. 경사진 터에 집을 짓다 보니 옹벽을 쌓아 지대가 높아졌고 아래서 위로 건물을 올려다보기에 더욱 웅장해 보이는 효과를 얻었다. 뿐만 아니라 천장 고가 높고 박공지붕에 묵직한 느낌의 오지기와까지 얹으니 이색적인 외관이 완성됐다.
실내에 들어서면 현관 정면으로 계단실이 있고 우측으로 돌면 개방감이 탁월한 6.5m 높이 거실이 있다. 채광을 고려해 바깥으로 1m가량 돌출시키고 안쪽으로 물 사용이 많은 화장실과 주방을 묶었다. 세면실과 욕실은 따로 구분했는 데 이는 세면실까지 거실이 확장되면서 협소한 거실을 넓게 보이도록 연출한 것이다.
"우리 집 자랑은 위에 있어요"하며 어깨에 힘을 주는 김 씨가 인도한 곳은 2층에 위치한 '한옥방'이다. 황토방은 들어 봤어도 '한옥방'은 생소하다. 실제로 보니 가히 이 집의 자랑거리랄 만하다. 한옥 공간 느낌으로 바닥면을 높게 잡고 창호지 바른 미닫이문까지… 누가봐도 한옥을 떠올릴 법한 방이다. 천장도 예스러운 느낌이 물씬하다.
서까래를 노출시키고 한지와 루버를 적절히 혼용해 전통미를 더했다.

 

*

 

망미리 주택은 일전에 노모가 위독하다는 연락으로 취재가 무산된 적이 있었다. 다행히 이후 다시 집을 찾았을 때 어머님은 기운이 조금 되살아난 듯 보였다. 하지만 김 씨의 눈에서는 조금 더 일찍 자연의 품으로 모시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엿보였다. 이제라도 천혜의 자연을 곁에 두었으니 그 기운을 받아 오래도록 노모의 건강이 지속되기를 바란다.

 

 

 

 

 

 

 

한송이 기자 사진 고경수 기자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깔끔한 집] 유럽풍 외관과 ‘한옥방’ 동서양 건축의 조화를 엿보다 _ 양평 122.1㎡(37.0평) 복층 경량 목조주택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