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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양에 위치한 보현사가 스님들이 거주하고 수양할 장소를 마련키 위해 돌집을 짓고 있는 현장을 찾았다.
두께 60㎝에 달하는 무거운 돌이 겹겹이 쌓여 벽체를 이루고 흙이 그 틈을 메워 하나의 건축물이 되어가는 중이다. 외부는거의완성상태고내부공사가한창이다. 인간의 원시적 본능을 자극하는 돌집으로 가보자.

글 · 사진 홍정기 기자 취재협조 남대현 018-249-4444

 

 

 

 

 

 

과연 요즘에도 돌집을 짓는 사람이 있을까. 건축하는 사람 욕심이야 한 번쯤은 그런 특이한 집을 지어보고 싶기도 하겠지만 과연 돌집을 의뢰하는 건축주가 있을지 의문이다. 요즘같이 빠르고 간편하게 집을 지을 수 있는 시대에 불편하고 시간도 오래 걸리고 비용까지 적지 않게 드는 집을 지어 달라고 할 사람은 글쎄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에 예로부터 내려오는 돌집이 몇 곳 남아 있긴 하지만 공사 중이거나 근래 지어진 돌집을 찾기란 그야말로 쉽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여러 시공사과 주택 관련 전문가에게 조언을 구했지만 한결같이 돌아오는 답은 "누가 요새 돌집을 짓겠다고 나서겠습니까?"였다. 한마디로 "없다"는 거였다. 조언을 구하고 얼마 후 한전문가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 말을 듣고 인터넷검색을 하다 돌집 짓는 사진을 봤다"는 것이다.

 

 







 

 

 

인간 내면을 자극하는 돌집
그렇게 수소문 끝에 현재 공사가 한창이라는 돌집을 찾았다. 충북 단양군 단양읍 노동리. 보현사라는 절로 가면 공사 현장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시공 책임자 남대현 씨 말을 듣고 그곳으로 향했다. 후에 들은 말이지만 남대현 씨는 집 짓는 사람이 아닌 돌 전문가다. 돌담, 돌탑을 제작하기도 하지만 이렇게 집을 짓는 것은 본인도 처음이라고 한다. " 절에서 연락이 왔어요. 스님들이 거주하고 수양하는 집을 짓고 싶은 데 이왕이면 자연을 고스란히 담은 돌집으로 하고 싶다고요. 그래서 시작하게 됐지요."
보현사 뒤편에 이르자 꽤 큰 규모로 공사가 한창이다. 초입에는 이미 지붕, 외벽, 굴뚝 등의 외형을 갖춘 한 채가 서 있고 뒤로는 또 다른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집은 큰 돌을 차곡차곡 쌓고 중간은 작은 돌로 메웠다. 그리고 남은 공간은 흙을 채워 넣었다. 집 한 채를 짓는 데 돌과 흙만 필요할 뿐이다. 굴뚝도 돌이다. 보고만 있어도 울퉁불퉁한 벽면이 그대로 전해진다. 누군가 말처럼 원시 주거 형태를 보는 듯 거칠고 투박하다. 내부라고 다를 바 없다. 굳이 구분할 필요가 없을 듯하다. 돌 앞부분이 외벽이요 뒷부분이 내부가 된다. 누군가 그랬다. "돌집을 보고 있노라면 내면에 감춰져 있던 원시적인 느낌이 일어나는 듯한 느낌이다."
이러한 인간 내면의 원시적 본능을 자극하는 것이 돌집의 가장 큰 매력이다. 굳이 어떤 재료가 쓰였고 어떤 공법으로 지었는지 설명하지 않아도 보고만 있어도 자연과 하나 되는 듯한 기분을 주는 것이 바로 돌집이다.

 

 

단열성능 탁월…강도 약해 지진에 취약
기능적으로 돌집은 단열성능이 우수하고 화재에 매우 강하다. 우선 돌과 흙으로 이뤄진 벽 두께가 60㎝에 달해 단열성이 뛰어나다.
여름은 물론이고 특히 겨울에 진가를 발휘하는데 벽난로 연통을 벽체에 매립해 설치하면 연통 열이 보온성 좋은 돌에 전달돼 적은 연료로 월등한 난방 효과를 얻는다. 또한 돌이란 자재 자체가 불에 타지않아 화재에 강하다. 불에 탈 자재가 없으니 연기에 질식할 염려도 없다.
남대현 씨는 "설명하지 않아도 돌은 탁월한 보온성과 단열성을 지녔다. 겨울에 추울 것이라고 걱정하지만 벽난로 하나만 있으면 거뜬히 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돌집은 강도가 약한 것이 취약점이다. 남아있는 오래된 돌집도 크기가 크지 않은 이유는 충격에 약하기 때문이다. 이는 지진 위험에도 그만큼 노출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대해 남대현 씨는 "돌이 주는 특성 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며 "그래도 큰 지진만 발생하지 않는다면 사람이 거주하는 데에는 별문제가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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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적 본능 자극하는 돌집Stone Ho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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