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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 좋은 집

한국의 전통미 재현한 58평 현대식 한옥

산중턱에 위치한 부지다 보니 기초공사에 적잖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던 것이 사실이지만 확 트인 시야에서 전해지는 시원함은 그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건축자재는 당연히 황토. 황토의 우수성을 누구보다 잘 아는 건축주로서는 너무도 당연한 선택이었다. 부지와 자재가 확보됐지만 송병두씨의 욕심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고향의 집을 그대로 옮겨 놓고 싶다는 마음을 진작부터 가지고 있던 터라 자신이 직접 설계와 시공에도 참여했다. 이렇게 지어진 집이기에 기억 속 옛 고향집의 정겨움과 세월과 공간을 초월한 전통미를 그대로 옮겨 놓을 수 있었다.

경기도 양평군 용천리 마을회관을 지날 즈음, 저만치 산중턱에 한적한 산사를 연상시키는, 그래서 쉽게 범접할 수 없을 것 같은 근엄함이 엿보이는 외관의 집이 한 채 자리하고 있다.

보기에도 제법 가파른 길을 따라 본채에 이르면 노송과 풍경의 맑은 소리가 먼저 길손을 맞는다.

거기에 전통한옥의 형태를 고스란히 옮겨 놓은 듯한 멋스러운 팔작지붕과 밟고 올라서기 미안할 정도로 정갈한 옥돌토방은 객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송병두, 김종숙씨 댁은 전형적인 한옥방식으로 지어진 황토집이다. 황토를 이용한 건축자재를 생산하는 통영산업의 대표라는 직함이 말해주듯 송병두씨가 자신의 안식처를 황토로 지었다는 것은 그리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아직 목수의 손때가 채 가시지도 않은 새집이라는 점이 조금은 의아스러웠다. 이미 10년 이상 황토를 이용한 건축자재를 생산하면서 그의 손을 거쳐 간 집만도 헤아릴 수 없을 정도지만 정작 자신은 지금까지 일반 주택에서 생활해 왔던 것이다.

어릴 적 생활했던 고향집이 전통 한옥이었다는 송병두씨는 “흙집의 장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지만 여러 가지 여건이 맞지 않았던 것 같았다”며 “바쁘게 살아 온 내 자신을 돌아본다는 의미에서도 이제는 편안한 안식처를 마련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 집을 짓게 됐다”고 말했다.

누구나 마찬가지지만 송병두씨 역시 집을 짓기에 앞서 부지선정이 먼저 이뤄졌다.

우연이었을까. 자신의 공장에서 불과 몇 백미터 떨어지지 않은 곳의 부지를 구입할 수 있었고 공장과 가까운 거리가 우선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산중턱에 위치한 부지다 보니 기초공사에 적잖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던 것 또한 사실이다.

하지만 확 트인 시야에서 전해지는 시원함은 그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건축자재는 당연히 황토를 사용했다. 황토의 우수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에 너무도 당연한 선택이었다.

부지와 자재가 확보됐지만 송병두씨의 욕심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고향의 집을 그대로 옮겨 놓고 싶다는 마음을 진작부터 가지고 있던 터라 자신이 직접 설계와 시공에 참여했고 그렇게 지어진 집이기에 기억 속 옛 고향집의 정겨움과 시공간을 초월한 전통미를 그대로 옮겨 놓을 수 있었다.

송병두씨 댁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외벽을 둘러싸다 싶이 한 문과 창호들.

1백7개에 이르는 문과 창호들은 모두 홍송으로 제작된 틀에 팔각무늬의 한지 아크릴로 통일시켰다. 문들은 그 형태와 크기가 모두 같은 것을 사용했고 창으로 사용된 것들은 규격에만 차이를 뒀다.

한지 아크릴 창호는 옛 창호의 멋을 그대로 살린 문양과 형식을 유지하면서도 양면을 아크릴로 둘러싸 단열성이 뛰어난 장점을 가지고 있는 소재다.

부인 김종숙씨는 창호의 멋을 살리기 위해 커튼의 사용을 최대한 자제한다고 귀띔했다.

실내구조는 한옥의 형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복도식 마루를 경계로 거실과 방들을 한 쪽으로 몰아 배치시켰으며 주방과 식당은 복도가 끝나는 부분과 연결 되겠금 했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이라면 화장실로 활용되는 공간.

전통 한옥의 형태를 고집하다 보니 정방형공간을 확보할 수 없어 직사각형의 모양이 되고 말았다. 구조상 어쩔 수 없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지만 아담하고 분위기 있는 욕실을 원했던 부인 김종숙씨로서는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기도 하다.

복도식 마루의 경우 다소 협소하지만 여름에는 대청마루로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왕래가 많으면서도 외부와 연결된 곳이니 만큼 바닥은 온돌마루로 마감했다.

또, 각각의 공간과 마루 그리고 마루와 외부사이에는 미닫이문이 이중으로 설치되어 있어 거실과 방에서는 외풍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외형상으로는 영락없는 한옥이지만 인테리어에서는 현대적인 감각과 고풍스러움을 많이 강조하고 있다.

지붕의 골격이 그대로 드러나는 거실은 우아하면서도 포근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또 온몸으로 전해지는 훈훈한 온기는 온돌마루로 마감된 바닥에서 전해지는 인위적인 따스함 때문만은 아닌 듯 싶었다.

그 이유에 대해, 황토로 지어진 집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히는 단열성 때문이라고 설명하던 송병두씨는 “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엔 시원한 게 황토집의 가장 큰 장점”이라며 “이외에도 습기에 대한 조절도 자생적으로 이뤄져 적당한 습도가 항시 유지”된다고 덧붙였다.

바닥을 온돌마루로 마감한 거실과는 달리 침실과 나머지 방들은 옛 방식대로 장판을 깔아 놓았다.

장판을 깐 방들의 마감은 니스대신 콩기름을 여러 번 덧칠하는 콩댐방식을 택했는데, 이는 니스 같은 인공 도료를 사용할 경우 아무리 바닥이 황토로 지어졌다 해도 그 효험이 차단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흙의 특성과 공정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기에 그 방법론에 있어서도 전통방식을 고집한 것이다.

인테리어에 이용된 다양한 소품들도 집 분위기를 돋우는데 한 몫 톡톡히 하고 있다.

인테리어는 부인 김종숙씨의 책임 하에 이뤄졌는데 거실의 장식등에서 복도의 미등, 그리고 거실의 쇼파까지 어느 것 하나 그녀의 손을 거치지 않은 것이 없다.

그렇다고 고급스럽고 우아한 것만을 고집한 것은 아니다. 집 분위기와 너무도 잘 어울리는 소박한 소품들은 여기 저기 자신과 어울리는 곳을 찾아 가만히 자리하고 있다.

일일이 다리품을 팔며 구입했다는 김종숙씨의 세심한 정성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김종숙씨가 특히 욕심을 부린 곳은 다름 아닌 주방과 식탁.

이 곳 역시 거실과 같이 천장을 오픈 시켰고 사용자의 동선을 고려해 배치한 싱크대는 입구쪽에서 시작해 ‘ㄱ’자형을 이루고 있다.

싱크대의 색감과 질감에 있어서도 전체적인 분위기를 고려한 흔적이 역력하고 한쪽에 자리하고 있는 원목식탁도 언제나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익숙하게 느껴진다.

한가로운 햇살과 은은한 풍경 소리. 너무나도 고요해 어색함이 느껴질 즈음, 한번 본 객의 얼굴을 기억이라도 하는 듯 꼬리 치며 발치를 맴도는 누렁이의 모습이 정겹게 다가온다.田

■ 글 정철훈/사진 이혜연

■ 건축정보

위치: 경기도 양평군 용천3리

부지면적: 4백80평 (대지 2백88평)

부지구입년도: 2000년 1월

부지구입가격: 평당 30만원

건축형태: 단층 황토한옥

건축면적: 58평

공사기간: 2000년 4월~2001년 11월

실내구조: 거실, 주방겸 식당, 방3, 화장실2,
다용도실

외벽마감: 황토벽돌

내벽마감: 황토벽돌, 도배

바닥재: 거실, 주방-온돌마루/방-한지 장판

창호재: 홍송 한지 아크릴

지붕마감: 기와

난방시설: 심야보일러

건축비용: 3억5천만원

■통영산업 : 031-771-75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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