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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 있는 집

전통방식으로 지은 황토 찜질방 ‘용마루 황토숲’

건물 한 채가 마치 커다란 흙덩어리와 같은데, 황토 건축물이 갖는 토속적인 분위기에 어울리도록 여닫이식 옛날 방문을 그대로 옮겨왔고, 천장 역시 층별로 가운데 옥돌탑과 괴목을 중심으로 서까래들이 부채살 모양으로 360도 퍼지도록 인테리어에도 많은 신경을 썼다. 찜질방인 만큼, 바닥 마감도 예외는 아니다. 양쪽으로 배치된 남녀 찜질방엔 황토 미장을 한 다음 멍석을 깔았고, 가운데 1층 공용 찜질방과 2층 휴게실은 황토 미장에 초배지를 바르고 각각 옥돌과 전통 종이 장판을 깔아 찜질 효과를 배가 시켰다. 특히 남녀 각각의 찜질방은 건물 뒤쪽에 커다란 화덕을 만들어 소나무를 직접 땔 수 있도록 했는데 소나무에 의한 열원이 황토 고래를 타고 골고루 열기가 전해지도록 했다.

황토에 대한 이런 저런 서적만도 20여권이 넘었다. 단순히 양적인 문제를 떠나 너덜너덜해진 책장에다, 대입 수험생 마냥 일일이 밑줄을 쳐가면서 공부한 흔적까지 눈에 띄니 황토에 대한 관심이 적지 않아 보인다.

구절 하나 하나까지도 술술 꿰는 걸 보면 관심 정도가 예사롭지 않은데 조양제씨는 이에 대한 모든 의문을 ‘황토에 미쳤기 때문’이란 말로 대신한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까지 쏟아 부은 돈이 15억여원. 찜질방 운영으로 무슨 떼돈을 벌겠다고 그 많은 돈을 들였을 것이며, 무엇 때문에 우무, 다시마 우린 물에 숯과 은행잎을 넣어 가며 힘들게 전통 방식을 고수했겠는가. 그의 말처럼 ‘황토에 미쳤기 때문’이란 것 외에는 그럴듯한 다른 이유를 찾아보기 어렵다.

최근 문을 연, 경남 함안군 군북면 월촌리 ‘용마루 황토숲’. 가운데 팔각 건축물을 중심으로 양쪽으로 남녀 목욕실과 찜질방이 위치해 했고, 중앙에 공용 찜질방, 그리고 그 위층에 휴게실이 각각 자리잡고 있다.

2층 구조이기 때문에 구조적 안전을 위해 팔각 본채의 기본 골조를 H빔으로 세우고 2층 기본 바닥과 일부 구조를 슬라브와 철근 콘크리트조로 꾸민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 대부분은 나무와 황토를 이용해 지었다.

연건평이 3백여평에 이르는 넓은 면적이란 점이 우선 눈길을 끌지만, 그러나 이 황토 건축물의 진짜 가치는 보이지 않는 벽체 깊숙한 곳에 꼭꼭 숨어 있다.

우무와 다시마, 은행잎, 느릅나무 등을 우린 물에 흙을 개고 여기에 소금, 숯, 짚 등을 섞어 쫄대를 댄 뒤, 심벽치기 방식으로 내벽체를 구성했다. 외벽체는 70cm 길이로 소나무를 잘라 이를 한 켜 한 켜 흙과 함께 쌓아 올리는 옛날방식으로 지어졌다.

건물 한 채가 마치 커다란 흙덩어리와 같은데, 황토 건축물이 갖는 토속적인 분위기에 어울리도록 여닫이식 옛날 방문을 그대로 옮겨왔고, 천장 역시 층별로 가운데 옥돌탑과 괴목을 중심으로 서까래들이 부채살 모양으로 360도 퍼지도록 인테리어에도 많은 신경을 썼다.

찜질방인 만큼, 바닥 마감도 예외는 아니다. 양쪽으로 배치된 남녀 찜질방엔 황토 미장을 한 다음 멍석을 깔았고, 가운데 1층 공용 찜질방과 2층 휴게실은 황토 미장에 초배지를 바르고 각각 옥돌과 전통 종이 장판을 깔아 찜질 효과를 배가 시켰다.

특히 남녀 각각의 찜질방은 건물 뒤쪽에 커다란 화덕을 만들어 소나무를 직접 땔 수 있도록 했는데 소나무에 의한 열원(熱源)이 황토 고래를 타고 골고루 열기가 전해지도록 했다.

이밖에 창문의 높이를 최대한 낮춰 누워서도 외부 시골 풍경이 잘 보이도록 한 점이나 수분조절과 인테리어 측면에서 벽체 곳곳에 작은 항아리를 비스듬히 묻어 둔 것도 이 건물이 갖는 몇 가지 특징 중 하나다.

이 작은 항아리에는 물과 함께 미나리나 고구마 등을 넣어 놓도록 되어 있는데 싹이 트면서 인테리어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수분 조절용으로도 제격이라는 게 조양제 사장의 설명이다.

복도쪽 천장을 모두 덮지 않고, 천창(天窓) 개념으로 오픈시켜 외부 햇볕이 실내로 잘 들게 한 것도 나중에 이 벽면을 따라 각종 넝쿨 식물들이 잘 자랄 수 있도록 고려한 시공이다.

황토가 갖는 자연적인 성질을 최대한 활용한다는 측면에서 그에 걸맞게 전통방식을 고수해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했는데 찜질 효과가 중요시되는 특수 시설임을 감안하더라도 그 정성이 이만저만 아니다.

대중적인 인기를 끌며 최근 여러 곳에서 생겨난 대개의 찜질방이 적당히 상업적 목적에서 흉내만 낸 곳이 적잖음을 감안하면 조양제씨의 ‘용마루 황토숲’은 그의 말처럼 황토에 미처, 뚝심 하나로 고집스럽게 지은 집이다.

그런 만큼, 주변에서의 우려도 적지 않았다. 모양만 그럴듯하게 흉내낸다 하더라도 일반인들이 그 속을 알 턱이 없으니 장사하는데 큰 지장이 없을 텐데 힘들게 먼길을 돌아가려고 한다는 게 주변 사람들의 우려.

실제, 이 집을 지으면서 많은 양의 황토와 목재, 우무, 다시마, 은행잎, 느릅나무 등을 필요로 했고, 준비 과정에서부터 이를 끓여 다시 이 물에 황토와 소금, 숯, 그리고 짚 등을 섞기까지 여간 번거롭고 많은 시간을 필요로 했던게 아니다.

게다가 일일이 이를 개어서 쫄대를 대고 심벽치기 방식으로 벽체를 쌓아 올렸는데, 벽체 두께가 70cm에 이르다 보니 하루 쌓아지는 작업량이라는 게 참으로 볼품 없었다.

기본 골조인 H빔에 나무를 고정하고 다시 가로로 쫄대를 대는 과정도 보편적인 공법이 아니어서 H빔과 목재의 연결 관계에도 많은 연구가 뒤따라야 했다.

지난해 4월 착공되어 거의 1년 만에 건축물이 완공되었지만 실제, 이전의 준비과정까지 따진다면 적어도 4년은 걸려 완성된 집이다.

찜질방을 완성하고 이제 오픈 한 달을 맞았지만 조양제 사장은 지금부터가 시작이라고 말한다.

찜질방에 이어 별도의 식당과 가족 단위 손님을 위한 소규모 독립된 찜질방도 여러 동 지을 계획인데, 한국식 휴양 시설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겠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터질 듯 물이 오른 꽃망울처럼 봄과 함께 그의 꿈도 영글어 간다.田

■ 용마루 황토숲 055-582-5577
■ 글 사진 류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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