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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커피숍을 운영하는 것, 중년 주부라면 한 번쯤 꿈꿔 봄직한 '희망 사항'이다. 어떤 사람은 이를 '중년 주부의 로망'이라고까지 부른다. 굳이 커피숍이 아니더라도 지긋한 나이에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행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신성숙 씨는 판교 단독택지지구에 최근 점포형 주택을 짓고 1층에 평소 꿈꾸던 커피숍을 오픈했다 ". 어떤손님이 그러더라고요 '. 꿈을 이루셨군요'."

글 · 사진 홍정기 기자

 

 

 

 

 

 

지난해부터 전원주택 시장에 '점포형 주택', ' 상가주택', ' 도시형 전원주택'이니 하는 말들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전원생활을 희망하는 이들이 생활, 교육 등 여러 현실적인 여건에 발목 잡혀 쉽사리 떠나지 못했던 것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단독택지지구 물량이 쏟아지면서 이곳을 노리는 전원생활자들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7월 4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올해 1~5월까지 판매된 토지는 면적 기준 384만 1000㎡로 지난해 같은 기간 307만 3000㎡보다 2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단독주택 용지는 47만㎡로 지난해 43만 4000㎡보다 8%가 늘었다. 이는 지난 3월 이후 3개월 연속 증가한 수치고, 5.1 대책이 발표된 5월 이후 판매량은 17만 2000㎡로 전월(8만 1000㎡)과 지난해 같은 기간(11만 7000㎡) 대비 각각 53%, 47%가 오른 것이다.
단독주택지가 이처럼 인기를 끄는 이유는 전원생활과 수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선 언급처럼 여러 제약으로 멀리 떠날 수 없었던 예비 전원생활자, 농사 경험이 전무해 노후 대비가 불안했던 이들에게서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지난 5월 1일 정부가 택지지구 내 단독주택의 층수 제한을 완화하고 가구 수 제한을 폐지하는 등 관련 규제를 완화한 것도 단독주택지의 몸값을 높인 요인이다. 5.1 대책에 따르면 택지개발지구 내 블록형 단독주택은 종전 2층에서 3층으로, 점포 겸용 단독주택은 3층에서 4층으로 층수 제한이 완화됐다. 블록형 단독주택지의 경우 용적률이 100% 이하에서 150% 이하로 높아졌다. 1필지당 1가구로 규정했던 블록형 단독주택지와 1필지당 3~5가구로 정해져 있던 점포 겸용 단독주택지의 가구 수 제한도 사라졌다.
이에 따라 5월 이후 단독주택 필지 판매 실적도 눈에 띄게 늘었다. LH에 따르면 지난 4월 팔린 단독주택필지는 171필지였으나 5월엔 467필지로 170%가량 상승했다.

 

 

완공도 되기 전에 2층 전세 계약 완료
단독주택지로 가장 인기를 모으는 곳이 판교다. 무엇보다 판교는 강남, 분당과 인접하다는 지리적 이점이 크다. 거래 건수만 보더라도 판교 단독주택필지는 지난해에 비해 적게는 2배에서 많게는 5배까지 늘었다.
판교 내 부동산 관계자에 의하면 지난해는 한 달에 5~10건 정도의 계약이 이뤄졌는데 올해 들어 계약 건수가 차차 늘더니 최근 한 달 평균 약 30건에 달하고 있다고 한다. 워낙 인기가 많은 지역이라 단독주택지 판매가 현재 이미 80% 이상 진행된 상태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신성숙 씨가 판교를 낙점하고 이곳에 점포형 주택을 지은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자신이 거주하는 층을 제외하고는 임대를 놓아 수익을 기대했기에 이왕이면 무리해서라도 서울과 가까운 곳에 짓겠다고 찾아 나섰다. 그리고 올해 3층 점포형 주택을 완공했다.
주택이 들어선 곳은 도로에서 벗어나 안쪽으로 들어간 안쪽 필지로 조용하고 안락하다. 또 바로 앞으로는 작은 산책로가 마련돼 있어 이곳을 오가는 이동 인구가 적지 않아 점포형 주택 입지로 최적의 장소다.
당초 그는 3층은 본인이 거주하고 2층은 2세대로 나눠 전세를 놓고 1층은 점포로 꾸며 임대할 것을 계획했다. 한참 공사가 진행되고 있을 즈음 어떻게 알았는지 2층 전세 물건에 대한 문의가 쇄도했다. 여러 부동산에서 전세 희망자들이 있으니 당장 계약할 수 있는지 물어왔던 것이다.

 

 

 



 

 

 

"완공하지도 않은 주택을 대상으로 전세 계약을 하겠다는 건 상당히 위험한 일이잖아요. 혹시라도 공사가 마무리되지않거나 차일피일 미뤄져 완공이 늦어지면 계약한 사람은 낭패를 볼 것인데 괜찮겠냐고 물었더니 그래도 상관없다고 하더라고요. 그때 정말 인기가 많긴 많다는 것을 실감했죠."
이에 대해 앞선 부동산 관계자는 "아파트 전셋값이 워낙 치솟으니 단독주택으로 눈을 돌리는 이가 많다"면서 "지금도 전세 물건이 나오면 연락 달라는 대기자들이 꽤 있다"고 전했다.
특히 판교는 서울로 출퇴근하는 젊은 부부들에게 인기라고 그는 덧붙였다.
생각보다 빨리 순조롭게 2층 임대를 완료했기에 이제 남은 것은 1층 점포였다. 임대를 계획했으나 공사가 끝나갈 때 즈음 이곳을 평소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일을 하는 곳으로 가꾸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꿈을 실현하기 위해 커피숍 오픈, "부럽다"한목소리
그간 취미 생활로 해 오던 커피 뽑는 일을 본격적으로 해 보자고 마음먹고는 커피숍을 차린 것이다. 그런데 신성숙 씨처럼 건축주가 점포를 임대 주지 않고 자신이 직접 운영하는 곳은 점포형 주택에서도 매우 보기 드문 사례라고 한다.
판교 단독택지지구에 20여 채가 넘는 점포형 주택을 시공한 신영하이랜드건설 최길찬 대표는 "신성숙 씨와 같은 경우는 극히 드물다"면서 "임대를 통해 짭짤한 수익을 올릴 수 있는데 굳이 고생하며 직접 하겠다고 나설 이유가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 역시 주위 만류가 많았다고 한다. " 가만 있어도 수익이 보이는데 왜 그러냐고 말리는 사람이 꽤 있었어요. 그러면 편하겠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꿈꿔 왔던 일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기쁜 일이 겠어요."
커피숍 이름은 '오르비에또Orvieto'라고 지었다. 이탈리아산 위에 위치한 작은 전원 마을 이름에서 따온 것인데 커피로 유명한 이탈리아 그리고 하늘 아래 위치한 마을에서 소원을 빌면 신이 왠지 더 잘 들어줄 것이라는 믿음이 합쳐졌다.
커피에 관심이 많아 나름 지식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손님을 상대로 한다는 게 쉽지 않았다. 그들의 입맛에 맞춰 다양한 메뉴를 능숙하게 뽑아내는 게 녹록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어깨너머로 배웠던 것에서 벗어나 원두커피 판매 회사를 쫓아가 본격적인 커피 교육을 받기 시작했다. 몇 차례 교육이면 기본적인 것들은 다 익힐 수 있다고 하지만 언제나 이론과 현실은 다른 법. 그래서 아직 그에게는 커피가 어렵기만 하다.
커피숍 문을 연 지 일주일 남짓. 하루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르겠다는 그는 그래도 어느새 단골도 생기고 분위기 좋고 커피 맛도 좋다는 말을 들으면 신이 난다. 하지만 아직 커피보다는 건축주가 직접 점포형 주택에서 매장을 운영한다는 소식에 방문하는 이들이 더 많다.
"제 이야기를 듣고는 첫 마디가 '꿈을 이루셨군요, 좋으시겠어요'하는 것예요. 중년 주부에게 커피숍은 일종의 로망이거든요. 그러면 저는 이렇게 대답을 해요. '정말 하고 싶은 것을 하세요. 수익이 덜 나더라도 자기가 만족하고 이상을 실현할 수 있다면 좋지 않겠어요?'라고요."

 

 

단독택지지구 내 건축, 짚고 넘어가야 할 사항
아파트뿐 아니라 단독주택지를 살 때도 일조권과 개방감 등을 따져야 한다. 일조권을 확보하려면 남향 필지가 좋으며 만약 주변에 아파트가 건설된다면 아파트와 거리가 적정하게 떨어져 있는 게 낫다. 주변에 공원이나 녹지, 하천이 접한 곳이라면 주택을 짓고 난 후 시원한 개방감을 느낄 수 있다. 지형적으로는 북고남저형이 좋다. 뒤가 높고 앞이 낮아야 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에는 시원한 바람을 맞을 수 있다.
그리고 전문가들은 네모 반듯한 필지가 점포형 주택을 짓는 데 좋은 곳이라고 말한다. 꼭 네모 반듯한 구조가 아니더라도 남북으로 긴 필지보다는 동서로 폭이 넓은 필지가 투자가치가 높다. 그리고 큰 도로변은 불리하다. 보통 아파트는 교통 편리성을 위해 도로나 지하철과 가까우면 높이 평가되지만 점포형 주택은 자연을 느낄 수 있으면서 조용한 곳을 선호하는 수요자가 많다는 사실에 유념해야 한다.
전셋값은 주변 아파트의 80% 수준에서 책정하는 게 적절하다. 여전히 주택보다 아파트를 선호하는 사람이 많기에 주변시세를 확인해 아파트 임대료보다 낮게 책정한다. 성공적으로 분양하기 위해선 임대료 수준뿐 아니라 주변에 미분양 및 미입주 아파트가 얼마나 있는지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항상 수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기에 미분양과 미입주가 적은 지역을 선별해 건축하는 것이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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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형 전원주택에서 답을 얻다] 꿈을 실현한 신성숙 씨의 집, 3층은 우리집, 2층은 전세, 1층은 나만의 커피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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