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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주택 전문 업체들의 우리나라 러쉬가 가속화되고 있다. 일본 유명 단독주택 메이커 미사와홈과 세키스이하임이 최근 우리나라에 모델하우스를 짓고 본격적인 시장 진출을 선언한 것이다. 타니가와건설 또한 그간 우리나라 전원주택 전문 시공 업체와 업무 제휴를 맺어 시공했던 것에서 나아가 타니가와코리아라는 독립 회사를 차렸다. 8년 전 우리나라에 첫발을 내디딘 ㈜홈포인트코리아는 꾸준한 시공 실적을 거두면서 어느새 단지 전체를 시공하는 단계에까지 이르렀다.

홍정기 기자 사진 전원주택라이프DB

 

 

 

작년까지만 해도 일본 주택 시공 업체들의 움직임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는 이는 많지 않았다. 우리나라에 진출한 관련 업체 시공 실적도 그리 많지 않았을뿐더러 품질 면에서 모자랄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부터 사정이 달라졌다. 일본 굴지의 단독주택 전문 업체가 최근 모델하우스를 열고 우리나라 진출을 선언한 것이다.
바로 미사와홈이다. 물량이 크게 줄었음에도 자국 내에서 연간 1만 채 이상을 공급하는 이 회사의 강점은 무엇보다 품질이다. 프리컷을 이용해 대량으로 주택을 찍어내기에 동일한 양질의 주택을 소비자들에게 제공하고 가격 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다.
우리나라 한 시공 업체 관계자는 "지금까지 목재만을 공급하던 일본 업체들이 직접 들어와 시공까지 하겠다는 것은 본적으로 우리나라 시장에 뛰어들겠다는 것"이라며 "기술력과 품질면에서 앞선 그들의 움직임을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관계자의 말처럼 일본 주택 업체는 기술력에서 우리보다 한발 앞서 있는 것이 사실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지금까지 일본의 주택 시장은 단독주택이 주도해왔는데 연간 건축물 공급 물량의 56%가 단독주택이고 그중 대부분이 목구조다. 50년 노하우를 무시할 수 없다.
그들은 왜 우리나라 시장을 노리나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2분기 건축허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단독주택이 97만 7000㎡ 증가한 반면 공동주택은 59만 2000㎡ 감소했다. 착공에서도 단독주택은 63만 1000㎡ 늘었지만 공동주택은 181만 5000㎡ 줄었다. 경기불황과 부동산 시장 침체로 아파트 시장이 급랭하면서 단독주택에 대한 일반인 관심이 높아진 것이다.
이와 같이 해마다 우리나라 단독주택 시장 규모가 늘어나고 있는데 일본 업체들은 앞으로도 성장 여력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매년 목재 판매를 위해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일본 코치현 구로이와 준히코 목재판매촉진 팀장은 "나아졌다고는 하나 이만한 경제 규모에 단독주택 점유율이 이 정도라는 것은 아이러니다. 분명히 단독주택 시장이 늘어날 것"이라며 "일본 주택 관련 업체들은 한국은 성장 가능성이 매우 큰 시장이고 지리적으로도 가까워 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고 전했다.
더불어 구로이와 팀장은 두 나라 전통 가옥에 공통점이 많아 정서적으로 친근한 것도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 일본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오래전부터 기둥-보 구조를 사용해왔다. 물론 한옥과 일본식 기둥-보 구조에 쓰이는 자재에는 차이가 있으나 주거 문화에 있어 정서적 거리감이 가깝다는 것은 중요한 문제다. 이것이 일본 주택 업체에게는 큰 메리트로 작용하고 있다."
우리보다 앞선 기술력을 가졌다는 자신감이 일본 업체의 발걸음을 가볍게 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홈포인트코리아 유혁민 이사는 "태풍, 지진 등 자연재해가 많은 일본에서는 최소 30~40년을 보장하는 주택을 짓고자 지난 몇십 년간 정부 주도로 여러 실험을 진행해왔다. 캐나다와 미국, 유럽 등지에서 건축 구조재 관련 각종 실험을 일본 기관에 맡길 정도로 공신력이 높다. 이렇게 과학적으로 검증된 기술과 공법을 적용하기에 일본 주택 품질이 좋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일본 유명 업체와 협력을 맺고 주택을 시공하는 한 업체 관계자는 "우리나라 공동주택 건축 기준은 세계 어디를 내놔도 손색이 없지만 단독주택 건축 기준은 아직 미비한 실정이다. 그러다 보니 간혹 건축비를 낮추고자 편법을 써 시공하기도 한다. 하지만 일본 주택 업체들은 수십 년간 검증된 기준을 철저히 지킨다. 집 짓고 나서 하자가 발생할 일이 그만큼 적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3.3㎡당 1,000만 원 육박…과연 먹힐까
문제는 가격 경쟁력이다. 우리나라 건축주들에게 3.3㎡당 700백만 원을 넘어서는 건축비는 분명 큰 부담이다.
8년 전부터 일본 주택을 시공하고 있는 홈포인트코리아는 근래 꼭 필요한 자재를 제외하고는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것들을 쓰고 있다. 건축비를 낮추기 위해서다. 유혁민 이사는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여러 노력을 기울여 단지 전체 시공을 주문받는 등 효과를 보고 있다"고 전했다.
한 전원주택 시공 업체 관계자는 "일본 주택 업체들이 내놓은 가격대로 우리나라 중대형 아파트 건설사들이 단독주택 시장에 진입하려 했다가 실패하고 말았다. 그만한 가격대에 여러 타운하우스들이 여전히 미분양으로 남아있는데 과연 시장성이 있을지 의문"이라면서 "조금 더 지켜봐야 알겠지만 지금으로서는 수도권 일부를 제외하고는 반응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미사와홈이나 세키스이하임 측은 체계적인 시스템으로 생산의 공업화와 데이터 관리를 통한 사후관리, 기술 향상 등으로 고품질 주택을 공급하기에 이 정도는 높은 금액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미사와홈 국내 주택 영업, 수입 판매, 시공 등을 일괄적으로 총괄하는 미코하우스 정해연 대표는 "대부분의 자재를 일본에서 들여오는 데다 친환경, 에너지 절감 장치와 홈네트워크 시스템 등이 포함돼 있어 건축비를 상쇄하고도 그 가치를 인정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선 기술력을 무기로 수많은 언론의 주목을 받으며 우리나라 전원주택 시장에 뛰어든 일본 굴지의 단독주택 업체들이 과연 어떤 행보를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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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주택 대해부] 앞선 기술력으로 무장한 일본 업체 국내 상륙 전원주택 시장에 부는 ‘일본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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