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체메뉴보기
 

나지막한 산등성이가 병풍처럼 두르고 그 아래 은빛 물결이 나를 향해 손짓하는 듯하다. 마치 딴 세상에 온 것 같은 기분. 조금 전까지 마음을 어지럽히던 온갖 걱정 근심은 이미 사라져버렸다. 이런 마술 같은 일이 어디서 또 일어날까. 어떻게 이곳을 그냥 지나칠 수 있을까. 부부는 이처럼 서정적 분위기에 휩싸여 서랑 호숫가에 정착하게 됐다.
1년이 찰나처럼, 세월은 흘러 15년이 지났다. 처음도 아름다웠지만 지금은 더하다. 700평이 넘는 정원은 호수를 집어삼킬 듯 꽃나무로 만발하고, 산등성이로 뛰어오를 듯 풍성하기 그지없다.
부부가 손잡고 산책하듯 만든 오솔길과 길 따라 정겹게 어우러진 수목들, 계절마다 옷을 갈아입는 야생화들, 울퉁불퉁 못생겨도 전원의 정감을 더해 주는 푸성귀들까지, 어느 것 하나 나무랄 데 없다.
베른 식구들은 서랑 호숫가 부부의 정원을 보는 순간 환호와 감탄을 금치 못했다.
"와…"
더 이상 말은 필요 없었다.
이 아름다운 호수 자락에 베른은 집을 올리기로 했다. 1층은 주인 부부가 살고, 그 위 4층까지는 '게스트 하우스'다. 부부가 금지옥엽金枝玉곸으로 키운 정원처럼 아름다운 집이 될 것이다.
잔잔한 호수가 가슴 설레게 하는 곳에 우리는 발코니를 만들 것이며 침상에 누우면 달빛이 속삭이는 곳에 침실을 놓을 것이다. 아침 새소리를 눈으 로 확인할 수 있는 곳에 창을 달고 바람이 미끄럼 타듯 넘어가도록 지붕을 올릴 것이다. 낭만이 일렁이는 서랑 게스트 하우스에서는 자연이 가장 큰 선물이 될 것이다.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정혜정의 전원주택 스케치] 낭만이 일렁이는 서랑 호숫가 집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