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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정의 전원주택 스케치 집 짓기에 상상 더하기
- 집은 공산품이 아니다. 집은 평수로 매겨지는 숫자를 뛰어넘어 나를 발견하고 우리 가 살아있음을 확인하는 중요한 공간이다. 집을 디자인할 때에는 수치로 계산함과 동시에 그 안에 사랑의 감정을 담는다. 가족이 행복을 가꾸며 살아갈 공간이며 추억 의 생산 공장이다.사는 집을 바꿨을 때 먼저 눈에 보이는 것이 달라지고 생활이 달라지며 생각도 달라 지는 걸 겪은 적이 있는가? 집이라는 공간은 상투성과 일반성을 얼마든지 벗어날 수 있다. 나만의 작은 아지트가 있는가? 그 공간이 삶에 의미를 주는 것처럼 집에도 소 중한 상상을 담아보자. 그러면 집은 평범한 일상에 색다른 시선을 갖게 해 줄지 모 른다. 상상은 살아가는 이유의 폭을 넓히며 삶을 유쾌하게 만들며 현실을 풍요롭게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집을 지을 때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보는 것도 좋다. 예를 들어볼까. 주부들은 늘"거 실이 조금 좁은 것 같다"며 아쉬워한다. 그런데 그 좁은 거실 위에 상상의 날개를 펼 쳐볼까. 나중에 손자 손녀가 노는 모습을 떠올리며 공간을 말로 표현해 보는 거다. 거실(Sitting Room)· 소통의 열린 공간-길고 좁은 테이블을 포인트로 둔다· 손님 맞이 공간· 아이들의 무대-아이들의 재능과 끼를 살리는 곳· 작업실-손주들의 취미대로 화실, 책방… 얼마든지 상상할 수 있다· 잠시 휴식을 취하는 곳 = 거실이 아주 커졌다! 공간이 작다고 남편을 노려보지(?) 말고 긍정적이고 지적이며 창의적인 건축주가 되 어 상상의 집 짓기에 나서보자. 수많은 자연의 소재로 집을 지어보자. 자연에 감사 하는 마음도 은근히 살아날 것이다. 그렇게 집을 짓는 건 아름다운 집을 짓는 데 그 치지 않고 아름다운 내면을 함께 짓는 것임을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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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정의 전원주택 스케치 집 짓기에 상상 더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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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정의 전원주택 스케치 - 프로방스의 향기
- 휴대폰이나 인터넷 속에는 이미지와 소리만 있고 향기는 없다. 흔히 후각이나 미각보다는 시각과 청각이 고급의 감각이라고 말하지만, 인간의 기억력은 후각과 미각 같은 원초적 감각에 더 예민하게 반응한다.특정한 장소의 기억은 많은 경우 풍경으로 남아 있지만 더 깊숙한 곳에는 향기로 저장되어 있다. 프로방스의 집들이 그렇다.골목길을 꺾어 들어서면 집집마다 노란 전구로 불을 밝히고, 저녁식사를 준비하는 냄새가 난다. 도마 소리… 테이블 세팅하는 소리… 정원의 향기와 음식 냄새가 바람에 섞여 날아와 골목길을 평화로 가득 채운다.욕실 작은 창은 라방드Lavande(라벤더) 향기로 가득하다. 보라색 마르세유 천연 비누가 하얀 수건들 위에 놓여 있다.프로방스는 오래된 향기다.그 향기 때문에 알퐁스 도데가, 반 고흐가, 세잔이, 피카소가, 샤갈이, 마티스가, 존재했던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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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정의 전원주택 스케치 - 프로방스의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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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정의 전원주택 스케치] 낭만이 일렁이는 서랑 호숫가 집
- 나지막한 산등성이가 병풍처럼 두르고 그 아래 은빛 물결이 나를 향해 손짓하는 듯하다. 마치 딴 세상에 온 것 같은 기분. 조금 전까지 마음을 어지럽히던 온갖 걱정 근심은 이미 사라져버렸다. 이런 마술 같은 일이 어디서 또 일어날까. 어떻게 이곳을 그냥 지나칠 수 있을까. 부부는 이처럼 서정적 분위기에 휩싸여 서랑 호숫가에 정착하게 됐다.1년이 찰나처럼, 세월은 흘러 15년이 지났다. 처음도 아름다웠지만 지금은 더하다. 700평이 넘는 정원은 호수를 집어삼킬 듯 꽃나무로 만발하고, 산등성이로 뛰어오를 듯 풍성하기 그지없다.부부가 손잡고 산책하듯 만든 오솔길과 길 따라 정겹게 어우러진 수목들, 계절마다 옷을 갈아입는 야생화들, 울퉁불퉁 못생겨도 전원의 정감을 더해 주는 푸성귀들까지, 어느 것 하나 나무랄 데 없다.베른 식구들은 서랑 호숫가 부부의 정원을 보는 순간 환호와 감탄을 금치 못했다."와…"더 이상 말은 필요 없었다.이 아름다운 호수 자락에 베른은 집을 올리기로 했다. 1층은 주인 부부가 살고, 그 위 4층까지는 '게스트 하우스'다. 부부가 금지옥엽金枝玉곸으로 키운 정원처럼 아름다운 집이 될 것이다.잔잔한 호수가 가슴 설레게 하는 곳에 우리는 발코니를 만들 것이며 침상에 누우면 달빛이 속삭이는 곳에 침실을 놓을 것이다. 아침 새소리를 눈으 로 확인할 수 있는 곳에 창을 달고 바람이 미끄럼 타듯 넘어가도록 지붕을 올릴 것이다. 낭만이 일렁이는 서랑 게스트 하우스에서는 자연이 가장 큰 선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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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정의 전원주택 스케치] 낭만이 일렁이는 서랑 호숫가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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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정의 전원주택 스케치] 방스풍 투 가든 하우스
- 프로방스Provence*의 집은 크기와 스타일에 따라 다양한 타입이 있지만 공통적으로 소박함과 자연스러움 그리고 심플함이 배어나는 것만은 그들의 전통이며 자랑거리다. 프로방스는 일상의 메마름으로 심신이 피폐해진 도시민들에게 편안한 휴식의 단꿈을 주는 곳이기도 하다. 일상의 탈출구 혹은 그리움의 대상이 된다. 세계 유수의 화가들이 프로방스에서 머물고 싶어 하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지 않을까.독일식 주택 외관의 기벨을 없애고 장식성을 배제한 심플함으로 자연에 더 가까이 가 본다. 경제적이며 소박함에서 우러나오는 아름다움을 느껴 본다. 이렇게 방스Vence*풍의 집을 짓고 싶지만 경제적으로 부담이 된다면 어쩌면 좋을까. 정서가 맞는 형제나 친구와 나란히 이웃해 살면 어떨까. 방스풍의 듀플렉스 홈Duplex Home*에서 함께 꿈을 이룬다면 설렘과 기쁨은 더욱 커질 것이다.프로방스 18세기 집으로 들어가 보자. 이웃과 도란도란 얘기 나누는 소리가 그곳에도 들리지 않은지. 편집자 주. *Provence: 프랑스 동남부, 이탈리아와 경계에 있는 지방. 론강 동쪽 지중해 기슭에 있으며 휴양지로 유명. *Vence: 남프랑스의 한 마을 지명. 마티스 샤갈 등 화가들이 사랑해서 더욱 유명해진 곳. *Duplex Home: 두 가구의 한쪽 벽이 서로 접한 주택 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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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정의 전원주택 스케치] 방스풍 투 가든 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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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정의 전원주택 스케치] 프로방스 소박한 집과 텃
- 《프랑스의 흙: 남프랑스에서 텃밭 가꾸는 이야기》를 펴낸 리처드 굿맨은 미국 버지니아 미시간에서 자랐으며 뉴욕에서 프리랜서 작가로 일한다. 그는 1년간 남프랑스 아비뇽 근처 시골 마을에서 살며 텃밭 가꾸던 이야기를 재미나게 풀어냈다.'나의 연애 대상은 아름다운 여성이 아니라 남프랑스에 있는 직사각형(9×13m) 작은 텃밭이다.'그렇게 남프랑스의 프로방스와 사랑에 빠진 그는 쓸모없어진 사회적 옷들을 다 벗어던졌다. 그처럼 프로방스와 텃밭의 매력은 강렬했다.아담한 농가에 들어간 그의 일과는 작은 마당의 흙을 만지며 채소 농사를 짓는 것이었다. 흙과 채소와 나무에 그는 푹 빠져 지냈다.놀랍게도, 복잡다단한 문화의 도시 뉴욕 한복판에서도 발견하지 못했던 자신의 정체성을, 그는 보잘 것 없는 시골 텃밭에서 찾게 됐다. 푸근한 흙과 작은 잎사귀가 꼭꼭 닫아 두었던 내면의 문을 열게 한 것이다.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한 것이다. 가장 본질적인 모습을.스케치의 집처럼 소박한 프로방스풍의 집을 짓고 작은 텃밭을 가꾸다 보면 누구나 굿맨의 행복을 누릴 수 있지 않을까.마당에 다이닝 테이블을 펼쳐 놓고 텃밭에서 갓 따 온 푸성귀들로 싱그러운 상차림을 하자. 이웃들을 불러 모아 함께 나누자. 음식도 마음도. 한때 넓은 정원을 가졌던 헤세*가 부러울까, 타샤*가 부러울까. 테라스 벤치에 앉아 저 구름 흘러가는 길을 보노라면 세상을 다 가져도 느끼지 못할 벅찬 행복감에 젖을 것이다. 프로방스와 텃밭을 사랑한 굿맨처럼. 편집자 주. 헤세 : Hermann Hesse. 정원 가꾸기를 즐겼던 독일의 작가. 타샤 : Tasha Tudor. 미국 동화 작가이자 삽화가. 중년 이후 버몬트주 산 속에 농가를 짓고 정원을 가꾸며 자연주의 삶을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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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정의 전원주택 스케치] 프로방스 소박한 집과 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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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정의 전원주택 스케치] 집이 행복을 말하다
- 경기 화성 반송동에 지은 집. 이 집 앞에서는 사람도 차도 자전거도 멈춘다. 그리고 모두 각자의 상상을 많이 퍼 간다. 그들은 괜스레 행복한 얼굴이 된다. 이 집은 그런 마력을 지녔나 보다, 보는 이마다 행복해져라~.어쩌면, 집 만든 과정을, 한 올 한 올 옷을 짜듯 정성 들이며 행복했던 그 과정을 집이 표현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우리는 상상과 상상을 더해 집을 만들었고 아름다움에 더해 풍요로움을 담고자 했다.어쩌면, 이 안에 깃들어 사는 가족의 행복한 미소가 집 외부까지 넘쳐서 그런지 모른다. 주인은 행복을 퍼 주는 그런 사람이고'그냥 집 말고 행복의 보물창고를 만들고 싶다'고 했으니까. 그러나 서로 사랑하는 다섯 식구가 사는 화성 주택 가족은 우리가 어떤 집을 지어줘도 행복해할 사람들이다.메리스빌Marysville의 빨간 머리 앤이 그랬던 것처럼."난 벌써 여길 사랑하게 됐는걸, 네가 내 방을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창문이 하나 있는데 창밖으로 잎사귀 없는 나뭇가지에 눈이 쌓여 있는 자작나무 다섯 그루가 보여. 나무 둥치들은 검은 선이 있는 흰색이야, 그 뒤쪽은 평평하지. 조그만 들판이지만 난 그게 작은 연못일 거라고 생각할 거야, 정말 그렇게 될지도 모르잖아. 내 방은 완벽해…." - 버지 윌슨의《빨강머리앤이 어렸을 적에》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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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정의 전원주택 스케치] 집이 행복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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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정의 전원주택 스케치] 정원에서 고향을 가꾸다
- 스위스 베른에서 지내던 독일의 문호 헤르만 헤세는 에세이집《정원일의 즐거움》을 펴냈을 정도로 정원 가꾸기를 즐겼다. 그는 에세이를 통해 고향은 무엇이나 아름답고 완전하다고 표현하고 정원 가꾸기는 자유의지로만 되는 일이 아니라고 말한다.우리 집 정원에 심을 관목 하나를 고른다고 하자. 거기에 온전하게 자신의 자유의지가 들어있다고 할 수 없다. 그 배후에는 무의식적인 바람과 추억 그리고 필연성 같은 것들이 숨어 있다고 헤세는 이야기한다. 에세이 속에 등장하는 노인은 이렇게 말한다. "마가목을 고른 것은 그 모습과 잎이 아카시아 나무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서였다. 훨씬 나중에 가서야 머리에 떠오른 생각은 그게 아니었어. 내가 그 어린 마가목을 갖고 싶었던 진짜 이유는, 식목원에서 그 나무가 자라고 있는 곳을 눈여겨보았을 때 어린 시절 할아버지의 정원 한쪽 구석이 떠올랐다는 거야. 식목원으로 찾아가면서 마가목을 살 마음이 전혀 없었거든. 거기에서 처음 어린나무를 보자 갑자기 어린 시절의 한때와 할아버지가 생각나서 산 거란다."정원 일을 좋아하는 고기동 건축주 부부는 노인의 말을 잘 안다. 자신의 자유의지로 안 되는 것이 식물을 가꾸고 좋은 정원을 만드는 일이라는 것, 불완전한 것도 사랑할 줄 알아야 정원 가꾸기의 베테랑이 된다는 것. 뒷산과 이어지는 뒷마당과 널찍한 앞마당은 아마도 그들의 고향 어느 한 구석과 닮아 있을 것이다. 그들은 이 아름다운 정원에서 고향의 풍경을, 향기를, 소리를 가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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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정의 전원주택 스케치] 정원에서 고향을 가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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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정의 전원주택 스케치] 마티스의 로제르 성당처럼
- 앙리 마티스(Henri Emile Benoit Matisse, 1869~1954)는 20세기 미술의 거장 피카소가 현대 미술가 중에서 유일하게 인정한 화가다. 마티스는 대담하고 강렬한 색채로 창조적인 화풍을 만들어 낸 야수파의 수장으로, 사물과 색을 생략한 단순 명쾌한 작품 세계를 표현했다.아름다운 해변으로 유명한 니스는 마티스가 마흔여덟 살부터 여든다섯 그의 일기를 마치는 순간까지 머문 곳이다. 그에게 제 2의 고향이다. 니스에는 마티스의 흔적이 보존된 미술관과 멀지 않는 곳에 그가 사랑했던 방스의 '로제르 성당'이 있다. 자신의 최고 작품이라는 이 작은 성당은 과거 자신을 극진히 간호했던 모니크에 대한 애정을 쏟아 완성했다. 너무 가난한 나머지 헛간에서 예배하는 모니크를 보고 그 옛날 고마움의 뜻으로 성당을 지어주었다.파주 교회는 로제르 성당만큼이나 작다(276.5㎡). 방스풍의 '햇살 가득 담은 빛'을 닮은 외벽 색깔을 칠하고 그 빛이 세월 속에 쉽게 바래지지 않도록 했다. 프로방스의 소박한 건물을 아름답게 재현하고자 예쁜 덧문도 달았다.안락하고 기쁨과 긍정으로 충만한 곳, 따사로운 햇살이 내려앉아 자연과 함께 숨 쉬는, 그런 곳을 염원하며 파주 교회를 만들었다. 때때로 꿈꾸는 일상의 탈출이 이곳에서 이뤄지도록, 신을 향한 간구가 이뤄지도록, 베른 식구들뿐 아니라 교회를 사용할 신도들의 사랑으로 파주 교회는 완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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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정의 전원주택 스케치] 마티스의 로제르 성당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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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정의 전원주택 스케치] 바람의 말로 집을 짓지
- "어떤 이들은 바람의 말을 배워서 음악으로 만들어 노래 부르지… 또 어떤 이들은 바람의 말을 듣고 시를 쓴단다. 우린 바람의 말로 바구니 짜는 법을 배웠지."-메리린레이Mary Lyn Ray의《바구니 달》중에서.우리 식구들(베른하우스)도 여기에 한 수 운을 뗀다. "우리는 바람의 말로 집 짓는 법을 배웠지~"다시《바구니 달》로 돌아가서, "어른들이 나무를 자르고 토막 내는 모습, 토막 낸 나무를 어깨에 지고 집으로 가져가는 것을 난 다 지켜봤어요. 기다란 나무 쪽대가 부드럽게 떨어져 나오도록, 방망이로 통나무를 두들기는 것도 끝까지 지켜봤지요. 아버지는 맨 처음 나무 쪽대를 해처럼 둥글게 엮어서 바구니 바닥을 만들어요. 그리고 옆을 엮어 올릴 날대용으로 나무 쪽대를 구부리지요. 그런 다음에 바구니를 짜기 시작합니다. 나무 쪽대를 날대밑으로 넣었다가 위로 올리는 거예요. 다시 밑으로 넣고, 위로 올리고… 난 알았습니다. 나무들이 키우는 것이 내가 만들게 될 바구니라는 것을요."어쩜 이렇게 같을까. 바구니 만드는 것이나 집 만드는 것이나. 마지막까지 세심하게 핸드 메이드로 완성되는 집. 매 순간 예술 작품을 다루는 듯하다. 이렇게 완성된 집은 세상 어디에도 똑같은 것을 찾아볼 수 없다.도심 속 대형 공원이라는 최적의 입지에 세워지는 이 건물은 규모는 크지만 아기자기한 구조와 장식으로 친근하고 따듯한 느낌을 전달할 것이다. 건축주는 1층 공간을 케이크와 쿠키를 만들고 가르치는 공방으로 계획하고 있다. 목창으로 흘러나가는 빵 굽는 냄새가 지나는 이들을 기분 좋게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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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정의 전원주택 스케치] 바람의 말로 집을 짓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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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정의 전원주택 스케치] 아름다운 것만 들인 파주 옐로 하우스
- 영국의 천재 디자이너 모리스는 "아름다운 것 외에는 집 안에 들이지 말라"고 했다. 모리스의 말은 명언이 되어 영국인들의 삶 속에 그대로 녹아 있다. 모리스가 매만졌던 집과 정원은 어찌나 아름다운지 지상 낙원이 따로 없다.모리스가 아내를 위해 '레드 하우스'를 지었다면 우리는 문발리 건축주 부부를 위해 '옐로 하우스'를 지었다. 그분들도 모리스의 명언을 알았던 걸까. 어느날 문득 들여다본 옐로 하우스에는 아름다운 것들로 가득하다.독일식 주택 외형에 실내는 완벽한 영국 티룸을 재현한다. 이름은 카페 엘린. 집 앞에 서면 아름다운 노랫소리와 함께 달콤하고 구수한 냄새가 흘러나온다. 창 너머로 이집 딸이 만든 수제 쿠키가 수북이 쌓여 있다. 갓 구워낸 수제 쿠키와 갓 내린 신선한 커피와 홍차… 기분까지 포근하게 만드는 이 향기는 계단을 타고 위층 살림집 공간도 간질인다.파주 문발리 부부는 여유로운 노후를 준비하기 위해 3층 전원주택을 계획했다. 1층은 카페로, 2, 3층은 가족의 주거공간으로.달콤한 향기에 젖었다 문밖을 나서면 옐로 하우스 못지않은 아름다운 풍경이 이어진다. 모리스가 칭찬한 영국 바이버리 마을만큼이나 아름다운 마을이다. 얌전히 줄을 지은 집들 가운데 꽤 사랑스러운 녀석도 보이고… 그러나 쿠키만큼 달콤한 미소를 머금은 옐로 하우스 사람들의 집을 따라가진 못할 것 같다. 편집자 주. 윌리엄 모리스William Morris(1834 ~ 1896)는 근대 디자인의 아버지로 불린다. 가구 및 생활용품을 손으로 제작해 예술 정신이 일상생활에 종합돼야 한다고 믿었으며 기계화된 산업사회의 피폐함에 변혁을 일으키고자 했다. 가구, 스테인드글라스, 벽지, 타일, 벽화, 자수, 캘리그라피 등의 분야에서 제 1급 예술가로 칭송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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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정의 전원주택 스케치] 아름다운 것만 들인 파주 옐로 하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