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지에 텃밭을 가꿀 수 있다면 좋겠지만 장소가 여의치 않다면 집안에 텃밭을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 계절을 타지 않아 언제든 신선한 채소를 바로 먹을 수 있고 집 안 분위기도 한층 싱그러워지니 일석이조다.
글 · 사진 백희정 기자 취재협조 장진주 (네이버 블로그 '후둥이의 베란다채소밭'h0000jjj.blog.me)
아파트 베란다에서 다양한 채소를 기르고 있는 장진주 씨는 약 3년 동안 온갖 종류의 채소를 키우며 자신만의 노하우를 터득했다.
그가 말하는 실내 텃밭의 매력은 작은 박스나 화분으로도 충분히 채소를 길러 낼 수 있고 공간 제약을 받지 않는다는 점이란다.
잎채소는 그냥 심어두기만 해도 늘 푸릇함을 유지하고 그 자리에서 쑥 뽑아 먹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장진주 씨는 1년 전부터 블로그를 운영하며 실내 텃밭 초보자가 자주 헷갈리는 부분, 채소를 기를 때 유의할 점들을 폭넓게 제공하고 있다. 올겨울부터라도 누구든 시작할 수 있는 실내 텃밭에 대한 기본기를 듣고 그 내용을 정리해 봤다.
튼튼한 채소 재배하기
실내에서 채소를 기르려면 일단 흙이 필요하다. 노지라면 그 자리에서 객토 작업을 하거나 비료를 주면 되지만 실내는 공간 제약이 있으니 처음부터 양질의 흙을 쓰는 것이 좋다. 영양가 있는 흙은 한 포대에 1만 5천 원 정도면 구매할 수 있다.
채소로 자랄 씨앗을 발아하는 법은 간단하다. 작은 컵 같은 곳에 씨앗을 담고 물을 자작하게 적신 뒤 위를 거즈로 덮는다. 난방안한 실내에서 보관하면 잘 발아한다. 제 때 물을 갈아주지 않으면 썩어 버릴 수 있으니 물은 자주 갈아야 한다. 딱 두 가지, 습도와 온도만 일정하게 유지하면 발아에서 실패할 확률이 낮아진다.
소독한 씨앗은 겉에 색깔이 있다. 이는 농약으로 소독한 씨앗이란 뜻인데, 노지에 각종 세균과 미생물이 살기에 씨앗에 소독 표시를 해 둔 것이다. 껍질에 농약이 묻어 있다는 의미니 떡잎은 씻어야 하고 본 잎은 먹어도 된다.
씨앗은 보통 한 봉지에 적게는 20개 많게는 200개까지 들어 있다. 실내 텃밭에 심을 분량으로는 다소 많은 양이다. 씨앗에는 발아 보증 기한이 있는데 보통 2년 이상인 경우가 많고 관리를 잘 해주면 더 오래 둬도 잘 자란다. 씨앗을 보관할 땐 냉장고 같은 냉암소冷暗所가 좋다. 씨앗은 키우기 어려운 작물일수록 비싸다. 다양한 채소를 조금씩 길러보고 싶다면 주변인들과 각기 다른 걸 구매한 뒤 조금씩 분배해서 사용하는 것도 하나의 요령이다.
토마토, 가지, 호박 등의 열매채소는 흙의 양분에 좌우된다. 끊임없이 영양분을 흡수하기에 비료 주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 화학비료 하면 보통 안 좋은 인식을 가지지만 흙에 적당히 섞어주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깨의 기름을 짜고 남은 깻묵도 좋은 퇴비 중 하나다. 효소액과 섞어 발효시키면 천연 액비로 쓸 수 있다.
병충해 대처하기
실내 텃밭을 조성할 때 가장 중점적으로 고려할 것은 병충해다. 사람이 생활하는 공간과 연결돼 있으니 야외보다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실내 텃밭에 규칙은 없지만 기왕이면 벌레가 잘 꼬이는 채소는 함께 두지 않되 가운데에 벌레가 덜 꼬이는 채소를 두는 것이 좋다. 병충해가 더 넓게 퍼지는 것을 중간에서 차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흔히 볼 수 있는 파프리카 등은 진딧물이 쉽게 생기는 채소 중 하나고 상추를 비롯한 잎채소와 토마토는 병충해에 강하다.
간단히 즐기는 실내 텃밭 요리
① 베이비채소 밥 케이크
② 부추두부새우 샐러드
● 채소 요리를 더욱 맛있게 즐기는 Tip |
사실 병충해는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다. 가장 흔히 발생하는 게 진딧물인데 이는 화학약품 처리를 안 하고도 충분히 제거할 수 있다. 우유에 물을 희석한 뒤 분무기로 진딧물이 발생한 곳에 뿌리면 금세 없어진다. 유난히 병충해가 잘 생기는 채소가 있는데 되도록 이들끼리는 붙여서 앉히지 않는 것이 좋다.
키우기 쉬운 채소들
초보자라도 쉽게 도전할 수 있는 채소는 대표적으로 상추 등의 잎채소다. 조금 색다른 걸 키워보고 싶다면 래디시가 좋다. 겉은 빨갛고 속은 무처럼 생긴 채소인데 기르기 쉽고 예쁘다. 한 달에서 두 달이면 수확할 수 있으니 금세 자라는 편이고 쑥 뽑는 재미가 있다. 로지케일은 온도가 낮아도 잘 자라며, 배추처럼 결구하는 채소는 보기에 예뻐 관상용으로도 좋다.
비트는 알뿌리까지 자라는 데 긴 시간이 걸리기에 겉잎이 자랐을 때 바로 먹도록 한다. 치커리나 겨자잎 등의 쌈채소는 키우기도 쉽고 활용도가 높다. 이외에도 쉽게 키울 수 있는 건 대파 · 쪽파 등이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