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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수가 없어도 채소의 진한 맛이 조화로운 당근 수프 입니다. 빵 한 조각과 샐러드 한 접시만 있으면 한 끼 식사로도 훌륭하답니다. 어린아이에겐 이유식으로 좋고, 채소 편식하는 어린이도 색이 고운 노란 수프에 호기심을 갖고 맛있게 먹을 거예요.
글 장진주 blog.naver.com/h0000jjj 사진 백희정 기자

 

 

당근 재배 이야기
당근은 농장에 심는 게 일반적이지만 노지 텃밭을 구할 수 없어 베란다에 텃밭을 꾸렸습니다. 처음엔 한 두 가지 작물을 심다 종묘상에서 씨앗을 사게 됐는데, 좁쌀보다 조금 더 길쭉한 씨앗 한 알로 이렇게 커다란 당근이 생길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지요. 당근을 처음 심었을 때 발아가 오래 걸려 이게 정말 싹이 나는 건가 궁금하기도 했어요. 그렇게 2~3주가 지나니 싹이 하나 둘 올라왔고, 두 달 정도 지나니 열무를 심어놓은 것처럼 화분이 풍성해졌어요. 사진 속 당근은 일반 당근과 색이 다르다는 걸 눈치 채신 분도 있을 거예요. 이건 일반 당근이 아니라'보라 당근'입니다. 우리나라는 주황색 당근을 흔히 먹고 기르는 까닭에 이런 색의 당근이 흔치 않지만 외국에서는 노랑, 보라, 흰색 등 다양한 색깔의 당근이 많다고 합니다.
제 블로그를 찾아오는 분 중엔 희귀 씨앗을 갖고 있는데한번키워보지않겠냐며우편으로보내주는고마운 분들이 있습니다. 요리에 쓴 보라 당근 역시 그렇게 받은 씨앗으로 키운 건데요. 속까지 보라색일 거라는 예상과 달리 고구마처럼 껍질만 진한 보라색이었어요.
처음엔 약간 실망했지만 자색을 내는 교배종은 만들기어렵다는걸알고나니참소중하게느껴졌답니다.
다시 당근 기르는 이야기로 돌아가 볼까요? 당근을 기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얼마나 자랐는지 궁금하다고 뽑았다 다시 심으면 안 된다는 거예요. 당근이 뽑히면서 잔뿌리가 끊어지기 때문에 다시 그 잔뿌리를 만드느라 표면에 뿌리가 나온 자국이 선명하고 모양도 안 예뻐요.

 

 


흙 속의 당근이 궁금할 땐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답은 아주 많습니다. 흙을 살살 파서 얼마나 자랐는지볼 수도 있고 투명한 물속에서 기를 수도 있습니다. 또 저처럼 6개월의 재배 동안 한 달에 한 번씩 뽑아볼 수 있도록 씨앗을 많이 뿌릴 수도 있습니다. 저는 지난 5월 총 24립의 당근 씨앗을 뿌렸습니다. 혹시 발아가 안 될까 싶어 한 구멍에 2~3개 씩 뿌려 중간에 잘 자란다 싶으면 솎아내고 작은 당근은 볶음 요리에 사용하고 음식에 데커레이션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6월에 뽑아 보고, 7월, 8월 그리고 9, 10월에도 뽑아 봤으니 궁금증은 다 풀렸겠지요? 신기한 건 3개월이 지나도록 큰 성장이 없다가 4개월에 들어서면서 당근 크기가 쑥쑥 커졌던 점이었어요.
당근이나 총각무, 김장무 같은 뿌리채소는 화분 보다 텃밭에서 더 잘 자란다는 것 알고 계신가요?화분은 노지 텃밭과 다른 한정된 공간이라 금세 물이 말라 습도 조절이 어렵거든요. 간혹 당근이 이상한 모양으로 나왔다는 분도 있고 아무리 손을 써도 잘 안 자란다는 분도 있어요. 심지어 뿌리가 다 터졌다는 분도 있었습니다. 그건 화분에 물을 말렸다 갑자기 줬을 때나 삼투압 조절이 잘 안 되 면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인데 그만큼 화분에서 뿌리채소를 키우는 게 어렵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텃밭이 없는 사람은 뿌리채소를 어떻게 키워야 할까요? 그럴 땐 큰 화분에 고운 상토를 이용해 가로세로 한 뼘 정도 공간을 두고 한 뿌리씩 키우면 됩니다. 상대적으로 물을 나눠 가질 필요가 없어 화분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지요. 커다란 스티로폼 박스나 김장용 비닐에 흙을 담아 놓고 씨앗을 뿌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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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주의 텃밭 요리 I 채소로 만든 고운 빛깔 - 당근 수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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