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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주택 그리고 건강⑤ 황토 주택

살맛나는30평 강촌 황토주택

대지 140평에 연건평이 62평인 이 집은 2층으로 지어졌다. 1층은 32평으로 RC조로 목장에서 필요한 각종 기구를 보관하는 창고로 쓰인다. 살림집인 2층은 30평으로 벽체는 기계압을 이용한 강도 높은 황토벽돌을 2중으로 쌓아 마감했다. 바닥은 황토와 참숯을 혼합하여 말끔하게 미장했으며, 천장에는 황토에다 볏짚을 짓이겨서 대형 크레인을 이용하여 20센티미터 두께로 덮었다.


강촌천이 바라보이는 야트막한 산자락에 정갈하게 자리잡은 황토주택. 춘천시 남산면 창촌리에서 천두목장을 운영하는 이호배(51세) 최희자(49세) 씨의 보금자리이다.

백 칸 대갓집 부럽지 않을 정도로 화려하고 웅장한 외관이 눈길을 머물게 한다. 자연스럽게 흐르는 기와지붕의 선은 주위환경과 어우러져 정감 어린 분위기를 자아낸다.

황토벽돌을 쌓아올린 벽체를 문지르면 금새라도 황톳물이 손에 밸 것처럼 자연이 살아 숨쉰다.

이호배 씨의 황토주택은 마치 모델하우스인양 황토주택을 짓고자 하는 사람들이 하루 한두 명씩 꼬박꼬박 찾는다. 주민들도 “천두목장 황토주택이 어디냐” 라고 물으면 관광명소를 알려주듯 한다.

강촌에 또 하나의 명물이 자리한 셈이다. 부인 최희자 씨는 집 짓고 몇 달간 하루 10여 명씩 찾아와 집안을 보여달라는 성화에 시달렸다고 말한다.

“처음엔 낯선 사람들에게 선뜻 집안을 내보이는 게 쉽지 않았어요. 목장일이 산더미 같은데 매일같이 집안 청소할 짬이 안 났거든요. 그런데 제집처럼 3개월 동안 공들여 시공해 준 황토세상 신광용 사장이 너무 고마워 문을 활짝 연 겁니다. 아예 명함까지 갖다놓으라고 했으니까요.”

이호배 최희자 부부가 황토주택을 짓겠다고 맘먹은 것은 2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황토주택에서 사글세를 살면서 황토가 건강에 좋다는 걸 몸으로 느낀 것이다.

“농협에서 근무할 당시 덤프트럭을 몰았는데 하루종일 운전하다 보면 온몸이 파김치가 됩니다. 그런데 집에 돌아오면 방안 가득 온기가 넘쳤고, 놀랍게도 몇 시간 남짓 자고 꼭두새벽에 일어났는데도 몸이 개운한 거예요. 밤에 벗어 놓은 외투는 훈훈하기까지 했죠. 그때부터 집을 지으면 황토주택을 짓겠다 결심했는데 2001년 8월26일 비로소 그 꿈을 이룬 겁니다.”

황토주택을 짓기 전까지는 23년 된 슬래브목조주택에서 살았다. 집이 낡아 개축(改築)할까 하다가 황토주택에 대한 미련에 1996년 목장 옆에 140평의 땅을 매입했다.

돈이 모이는 대로 오래 전부터 꿈꿔왔던 황토주택을 짓고자 했던 것이다. 그 후 소값이 계속해서 떨어졌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IMF 한파까지 닥쳐 꿈을 잠시 접어야 했다.

막상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고 2001년 집을 지으려니 신경을 쓸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 머리가 지끈지끈거렸다. 그때 만난 사람이 황토주택 자재 생산에서 설계·시공까지 하는 황토세상의 신광용 사장이다.

황토주택만을 외곬으로 연구해 온 신 사장의 기술적 지식과 믿음에 이끌려 네 식구가 살기에 적합한 집을 지어 달라며 모든 걸 맡겼다. 3개월 후, 이호배 씨는 관공서 출입 한번 안하고 그토록 꿈꿔왔던 황토주택에 입주했다.

대지 140평에 연건평이 62평인 이 집은 2층으로 지어졌다. 1층은 32평의 RC조로 목장에서 필요한 각종 기구를 보관하는 창고로 쓰인다. 살림집인 2층은 30평으로 벽체는 기계압을 이용한 강도 높은 황토벽돌을 2중으로 쌓아 마감했다.

바닥은 황토와 참숯을 혼합하여 말끔하게 미장했으며, 천장에는 황토에다 볏짚을 짓이겨서 대형 크레인을 이용하여 20센티미터 두께로 덮었다.

현관문하고 3개의 방과 부엌·욕실 등을 일직선상에 배치하여 동선(動線)을 최소화 했다. 거실 천장은 양쪽으로 경사진 박공형인데, 바닥에서 위에 용(龍)자와 아래에 구(龜)자가 씌어진 마루도리까지의 높이는 약 3미터이다.

개량형 주택의 편리함에 전통미를 더하여 운치를 살렸다. 거실에는 소나무와 학 무늬가 새겨진 채광창이 전면 전체를 차지한다. 내벽도 외벽과 마찬가지로 황토벽돌 그 자체만으로 마감하여 손으로 만지면 황토가 묻어난다.

이호배 씨는 형제가 여섯인데 집안이 넓은 황토주택으로 이사하고 자주 찾는다. 부인 최희자 씨는 “공기의 흐름이 항상 일정하고 우풍이 없으며, 한겨울 음식을 해대도 성에가 안 끼고, 음식냄새를 빨아들여 쾌적하다”고 말한다.

20여 년 전이나 지금이나 이호배 씨가 새우잠을 자기는 마찬가지이다. 천두농장에는 90여 두의 소가 있는데 새끼를 낳을 때마다 밤을 꼬박 지샌다. 또한 그가 기르는 소는 물론 다른 목장에서 소를 운반해 달라는 의뢰를 받으면 새벽같이 집을 나선다. 이처럼 몸은 쉴 짬이 없이 바쁘지만 황토주택을 짓고 사는 요즘은 사는 맛을 느낀다고.

“제 삶은 군대의 ‘5분대기조’라고나 할까요. 긴장의 나날이지만 황토주택을 짓고서 몸과 마음이 그렇게 편할 수가 없어요. 혈액순환이 잘 돼서 그런지 혈색도 좋아졌고 겨울에도 감기 한번 안 걸렸어요.” 田
글·사진 윤홍로 기자

■ 건축정보

·위 치 : 춘천시 남산면 창촌1리
·건축형태 : 황토·목조주택
·대지면적 : 140평
·건축면적 : 1층 창고 32평, 2층 살림집 30평
·내부마감 : 황토벽돌 줄눈 마감
·외부마감 : 황토벽돌 줄눈 마감
·지붕마감 : 한식기와
·창 호 재 : 하이새시
·난방시설 : 심야전기보일러
·바닥마감 : 황토·참숯 혼합 미장
·건축비용 : 평당 350만원

■ 시공업체 : 황토세상(031-585-3800) www.yellow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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