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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2.04.03 15:46
자연스럽게 흐르는 물길을 재단하려 하거나 그 물길을 역행해 흘러가려는 이가 있다. 그것은 기존의 것에 대한 반감이 아니라 강물 따라 무심코 놓쳐버릴 수 있는 것을 각성함으로써 환기하기 위함이다. 네덜란드 산업디자이너 피트 하인 이크의 디자인 세계가 바로 그런 것을 보여준다. 그의 담박한 세라믹 제품들이 새로 선보였다.
정리 박지혜 기자 자료협조 스페이스 크로프트 02-391-0013 www.spacecroft.com
네덜란드 디자이너 피트 하인 이크Piet Hein Eek의 세라믹 제품들 'FAT Crockery'가 선보인다. 우리에게 생소한 이 디자이너는 몇 년 전 스크랩우드Scrapwood 기법으로 만든 가구로 눈길을 끈 적이 있다. 심플한 디자인과 제작이 용이한 재료 사용 그리고 수공예 작업을 추구하는 그는 스크랩우드 시리즈로 자연에서 찾은 목재나 폐기된 소재로 마치 퍼즐 맞추듯 조각들을 손으로 하나하나 조립한 가구를 만들어 기성 공장가구제품과 대비되는 신선한 볼거리를 선사했다.
이번에 선보이는 세라믹 제품 역시 심플하고 일반적 형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나 눈에 띄는 점은, 얇은 세라믹 제품이 주류인 것과 반대로 두툼한 두께감이 특징적이다.
바로 FAT Crockery, '뚱뚱한 오지그릇'이다.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디자이너만의 독특한 느낌이 살아난다.
'FAT Crockery' 제품은 공정 무역을 통해 생산되며 네덜란드의 페어 트레이드 오리지널Fair Trade Original과 협력으로 제작됐다. 네덜란드 Culemborg에 위치한 비영리단체 페어 트레이드 오리지널은 공정한 무역과 함께 개발도상국의 경제적 사회적 발전을 도모한다는 원칙 위에 1959년 설립됐다. 아프리카, 아시아, 라틴아메리카 30개 개발도상국 60개 무역 파트너로부터 1200종의 기프트/리빙 제품, 150종의 식료품을 수입해 네덜란드와 유럽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2010년 매출 1,860만 유로).
한편 'FAT Crockery' 제품은 Blue Gray White의 세 가지 컬러를 만날 수 있으며 스페이스 크로프트에서 구입할 수 있다. 가격은 Mug 3만 원, Soup plate 5만 5,000원, Egg holder 1만 8,000원, Chandelier 2만 8,000원, Jug 12만 4,000원.
Piet Hein Eek
네덜란드의 디자인아카데미 아인트호벤Eindhoven에서 가구와 산업디자인을 공부한 피트 하인 이크는 1990년대 유럽디자인 운동을 주도한 드로흐 디자인Droog Design에 참여한 디자이너들-유르겐 베이Jurgen Bey, 리차드 휴튼 Richard Hutten, 헬라 용에리위스Hella Jongerius 등-의 영향을 받았다. 드로흐디자인은 실험적인 프로젝트를 장려하고, 신진 디자이너 발굴에 앞장선 것으로 유명하다. 당시 드로흐 디자인은 미니멀하고 완결성 있는 제품 디자인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었으나 그 대신 피트는 심플하고 제작이 용이한 재료를 찾아 나서 자신만의 디자인 영역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버려진 소재를 재활용하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시작한 스크랩우드 시리즈를 통해 버려진 소재도 얼마나 아름다워질 수 있는지 일깨우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