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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선후배 사이인 두 남자가 20년의 세월이 흐른 건물을 리모델링해 게스트룸으로 꾸몄다. 설계부터 가구 배치까지 디자이너들의 감성으로 충만한 Minimal & Vintage 공간을 들여다본다.
정리 박지혜 기자 취재협조 제로플레이스 이상묵 041-688-5550 www.zeroplace.co.kr 사진제공 카레클린트 안오준 070-7633-8110 www.kaareklint.co.kr

 

 

 

 

식당으로 운영하던 20년 된 건물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실내는 세련되고 감각적이다. 삶의 쉼표를 찍기 위해 오는 도시 손님에게 편안함을 주고자 공간에 따듯한 감성을 담고자 했다. 그리고 '제로플레이스ZeroPlace'라고 이름 붙였다.
이상묵(32세) 씨는"모든 것을 내려놓고 'Zero(0)'로 돌아가는 곳, 느긋함과 느림의 미학을 실천하는 곳으로 만들고 싶어 제로플레이스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라며"건물 주변에 펼쳐져 있는 가야산과 황락호수의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치유의 장소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공간을 만들었습니다"고 설명한다.

 

 

두 남자의 리모델링 이야기
이상묵 씨는 대학 선배인 건축가 노경록(33세) 씨와 함께 부모님이 운영하던 식당 리모델링을 직접 진행해 게스트룸으로 꾸몄다. 장장 8개월에 걸친 리모델링 작업은 건축가로서 사회에 발을 내딛는 이들에게 실험적인 프로젝트였다. 이 씨는 뉴욕 소호나 취리히의 웨스턴 지구 같은 오래된 공장지대를 갤러리나 공방 스튜디오 등 예술문화의 공간으로 전환된 사례를 이곳에 응용해 보고 싶었다.
기다란 좌식 식탁이 놓여 있던 평범한 식당은 새로운 스타일로 완벽히 탈바꿈했다. 그들은 미니멀과 빈티지를 스타일 콘셉트로 잡았다. 20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의 흔적을 들어내고 불필요한 구조물을 제거하고 공간을 비워낸 뒤 자연 그리고 건물의 외벽과 유기적인 연결을 시도했다.
제로플레이스에 담긴 의미처럼 자연과 사람의 교감을 우선한다는 취지에서 최대한 비워낸 공간, 디테일을 최소화한 절제된 공간 표현을 추구했다. 이와 동시에 오래된 건물이 갖는 멋을 살리면서 이와 유기적으로 조화로운 인테리어를 진행했다.
장기적인 마스터플랜부터 건물 외관과 가구 디자인, 조명 등 세부적인 디테일까지 두 사람은 계획에서 설계, 시공, 감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크리에이터와 전문가와 협업을 통해 완성도 있는 공간을 연출했다.

 

 

 



 

 

Minimal 혹은 Vintage
절제미 그리고 오래되어도 가치가 빛나는 멋


미니멀을 한 마디로 표현하면 단순함 간결함이다. 채우기보다 비워내고 디테일을 절제해 최소화하는 것. 그리고 빈티지는, 시대 변화에도 고급스러움을 잃지 않으면서 멋과 유니크함이 돋보이는 것이다. 공간의 용도에 따라 미니멀과 빈티지를 믹스&매치하거나 그 농도를 조절해 원하는 분위기를 표현해 보자.
건축 디자인에서 미니멀 스타일은 소재와 구조를 단순화하면서 효율성을 추구하는 방식으로 표현된다. 장식을 최소화함으로써 디자인의 본질은 더욱 강조된다. 노출된 콘크리트 벽이나 구조재, 단일 재료로 마감한 독특한 매스의 표현, 개방감 넘치는 실내 공간, 유기적으로 구성되거나 단순하고 실용적으로 짜인 가구 등이 그 예다.
미니멀과 함께 최근 인테리어 스타일로 각광 받는 것은 빈티지다. 1990년대 중반 이후 전 세계가 빈티지에 주목하고 있는데 대표적으로 대량생산이 본격화되기 전인 20세기 초 만들어져 지금까지 사용해 온 중고가구 '빈티지 가구'가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다. 빈티지 가구는 그 희소성과 역사성으로 가치가 있으며 단순히 오래되고 낡은 구제품과는 다르다.
역사적 가치가 있고 스스로의 스토리를 지닌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독특한 스타일을 통해 그 시대 문화와 사회를 소유한다는 의미다.
대량 생산과 복제가 무한대로 가능한 세상이기에 빈티지의 가치가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그렇기에 실제 빈티지가 아닌 새 가구나 소품 등을 빈티지스럽게 제작하는 경우도 생겼다. 빈티지 페인팅이 생겨난 것도 바로 그런 까닭이다.

 

 

 

자연 속에서 평온해지도록, Minimal & Vintage
손님에게 일상적이지 않은 특별한 공간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한 흔적은 여기저기 보인다. 재료의 물성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는 에폭시 마감한 노출콘크리트 바닥, 거칠게 마감한 모르타르와 흰 벽돌벽면 그리고 배관 설비를 그대로 노출하고 있는 높은 천장… 그 사이로 담백하고 세련된 자작나무 가구들이 따스한 온기를 불어넣는다. 여기에 옐로 톤의 조명을 침대 평상 하부와 벽 등에 적용해 콘크리트 바닥의 차가운 느낌을 상쇄한다. 해질녘이면 그 노란 빛이 넓은 창밖으로 빠져나와 외형미를 더해주는 데 한몫한다. 빈티지한 흰 벽돌 마감은 세월이 흘러 깨어지고 무뎌진 외벽 붉은 벽돌과 자연스럽게 연계된 느낌을 준다.
미니멀, 빈티지스러운 베이스 공간에 심플한 원목 가구를 배치해 조화를 꾀했다. 예스럽고 넉넉함을 주는 평상 침대와 단정한 주방가구, 개성적인 파이프 행거는 퍼니그람(www.furnigram.com) 디자이너들의 작품이며 소파 테이블, TV장, 주방 아일랜드 테이블과 바 스툴은 카레클린트(www.kaareklint.co.kr)의 작품이다. 공간 설계를 담당한 노경록 씨와 가구 크리에이터들의 감성이 어우러져 공간에 색다른 감성과 평온한 기운이 풍긴다.
시원스러운 개방감을 연출하는 발코니창은 숲과 호수가 장쾌한 드라마를 연출하는 자연을 방 안으로 끌어들인다. 오픈 욕조를 창가에 배치해 자연 속 휴식이라는 기분을 배가하도록 했다. 화장실과 샤워실 또한 완벽히 벽으로 둘러싸이고 문이 달린 일반적 형태를 벗어나 벽마감재로 사용한 흰 벽돌로 칸막이벽을 구성하고 상부와 개구부를 오픈해 유기성을 표현했다.
넓은 창으로 자연이 넘나들고 비움의 미학을 실현한 제로플레이스는 설계 의도였던 심리적으로 비우는 공간, 자연으로 치유되는 공간을 손님에게 제공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장식을 절제해 요란스럽지 않으며 차분한 공간이 주는 미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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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게스트룸 꾸미기] 20년 된 식당을 리모델링한 두 남자 Minimal & Vintage 게스트룸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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