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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일상을 잠시 잊고 조용한 곳에서 책과 함께 몸과 마음을 비우는 것. 독서는 누구나 꿈꾸는 작은 사치다.
변지임 기자 자료협조 모티프원 031-949-0901 www.motif1.co.kr

 

 

 

도시를 떠나 한적한 곳에 자리 잡은 우리 집. 자연을 벗 삼은 이곳에 주말이나 휴가철이면 반가운 손님들이 찾아온다. 연로하신 부모님, 자녀와 손자들, 오랜 친구, 함께 일했던 동료들… 모두 모여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밤이 찾아오면 건축주는 그들에게 방 한 칸을 내어준다.
피로를 풀어주는 따뜻한 이불과 테이블, 작은 화장실로 꾸민 담박한 게스트룸에 넉넉한 독서의 시간을 선물하는 서재를 들이는 것은 어떨까. 여유가 있다면 호텔처럼 근사한 손님방을 준비하는 것도 좋지만 그보다 자연에 가까운 사색의 공간을 만드는 것으로 건축주와 손님은 마음을 나눈다.
예술촌 헤이리 마을에 서재를 담은 특별한 게스트하우스가 있다.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각 나라의 예술인들, 작가들에게 소통의 공간, 작업의 공간을 후원하는 모티프원이다. 서재와 스튜디오, 작업실, 회의실 등 다채로운 공간을 구상한 이안수 대표를 만나 '서재가 있는 게스트 룸 만들기'에 노하우를 들어봤다.

 

 

 

 

 

 

서재, 거창할 필요 있나요
펜션이나 게스트룸을 운영하는 곳이 아니고서야 일반 주택에서 게스트룸은 가족 구성원이 잘 사용하지 않는 여분의 방에 만들기에 공간 자체가 넉넉지 않다. 집에 놀러 온 손님이 편히 잠잘 수 있는 침대나 이부자리를 펴고 남는 공간을 효율적으로 꾸미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 대표는 자투리 공간의 테이블은 직접 맞췄다.
"기성 가구를 구입하기보다 직접 제작주문하면 비용 절감도 되고 작은 공간에 딱 맞출 수 있지요. 머릿속으로 생각해온 게스트룸의 이미지와 딱 맞는 가구를 찾는 행운은 쉽게 오지 않아요. 만드는 게 더 빠를걸요."
서재 테이블은 독서에 집중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적당한 조명을 제외하고 필요한 소품은 책과 큼직한 쿠션. 테이블 밑 공간에 책을 수납하고 테이블 위 공간으로는 창밖 풍경이 보일 뿐이다.
"책을 읽을 때 반듯이 앉아서 읽을 수도 있지만 침대 위에 엎드릴 수도 있고 바닥에 기대 앉을 수도 있어요. 테이블을 고집하기보다는 높이가 낮은 좌식 테이블을 둔다면 색다르고 고풍스럽죠."
방 안을 넓어보이게 하기 위해선 붙박이장에 거울을 붙이거나 벽을 밝은 색으로 하면 된다. 독서에 방해가 되지 않으며 밝고 차분한 색으로는 흰색, 아이보리색, 하늘색 등이 있다.

 

 

 

 

 

'방'이 아니라 '공간'이에요
반가운 손님이 오면 집주인도 설렌다. 함께 좋은 시간을 보내고 나면 손님이 편안히 쉬었다 가도록 온전한 '방'하나를 내어주고 싶은 게 인지상정. 집주인 사정에 따라 게스트룸은 고사하고 남는 방이 아예 없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손님을 거실에서 재울 수도 없을 땐 간이 벽이나 폴딩 도어를 활용하면 된다.
"손님의 프라이버시를 지켜주기 위해서 방문을 닫을 필요는 없어요.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마음을 다해 대접하면 손님도 좋아요."
모티프 원은 복도와 연결된 거실에 폴딩 도어로 공간을 나눈다. 낮에는 원룸처럼 오픈된 공간으로 좌식 테이블에 마주앉아 담소를 나누던 곳이, 저녁이면 손님의 휴식 공간으로 깜짝 변신한다.

 

 

 

이안수 대표의 서재

 

"저의 경우는 독서를 가장 큰 사치로 여겨왔습니다. 농촌에서 나고 자란 저로서는 집안에 노동력이 충분했던 때를 본적이 없습니다. 한 마을의 다른 집들도 마찬가지이므로 농번기 때는 국민학교 학생들도 임시휴학을 하고 일손을 돕도록 했습니다. 마을 사람 모두가 눈코 뜰 사이 없는 상황에 집에서 책을 읽는 것은 참 사치스러운 일일 수밖에 없습니다. 책을 읽는 것은 들일이 불가능하도록 어두워진 뒤에나 가능한 일입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도 하루일과 중에 고요히 독서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지면 참 고마운 마음이 됩니다. 마침내 제가 사치할 수 있는 때이기 때문이지요. 열락의 쾌락을 누리는 독서하는 시간은 자신의 시간을 치열하게 관리해서 스스로 확보해야하는 사치중의 사치입니다."
이안수 대표의 서재는 7천여 권의 책이 있다. 책꽃이는 가평에서 자란 잣나무로 만들고 피톤치드 작용을 하도록 인위적인 칠은 하지 않았다. 책을 껴안고 있는 책장의 나무들은 냄새를 제거하고 벌레를 막아주는 것은 물론, 습도 조절에도 도움을 줘 건강한 독서 환경을 제공한다. 삶의 이야기가 있고 그 속에서 정서적 결속이 더욱 다져지고 문화적 갈증이 해갈될 수 있는 겸손한 공간. 특별한 게스트하우스 '모티프원'이다.

 

 



 

 

자연스럽고 따스한 서재에 특별한 욕실을 숨겨뒀어요
"독서와 휴식을 위해 네추럴하고 담박하게 게스트 룸을 꾸몄는데 밋밋하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그래서 욕실은 노란색, 파란색, 연두색 등 밝고 선명한 색으로 꾸몄다. 넓다면 욕조도 만들고 수납장을 겸비한 세면대도 들일 수 있지만 좁은 욕실은 사정이 다르다. 샤워부스를 설치해 공간을 줄이고 게스트룸과 대조적인 강렬한 색상으로 재미있게 꾸몄다.
"인테리어에 포인트를 주기 위해 일부러 강렬한 소품을 눈에 띠는 곳에 두지만, 필요한 것만 같춘 미니멀한 욕실을 만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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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게스트룸 꾸미기] 반가운 손님을 위한 사치스러운 공간, 서재가 있는 게스트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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