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체메뉴보기
 

좋은 마감재는 비용 상승을 초래하기 마련이다. 전적으로 건축주가 선택할 부분이지만 다른 부분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이고 친환경적이고 건강한 마감재를 사용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경기도 이천 신둔면 주택은 조경에 투여할 비용과 불필요한 마감재 사용을 자제함으로써 아낀 비용을 좋은 마감재를 사용하는 데 썼다.
김연철<창조하우징 이사>

 

 

 

 

공직에 몸담고 있다 정년퇴임한 건축주는 집에 대한 기대 중 건강 관리에 가장 큰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도심 속 아파트보다 마당이 넓은 전원주택이 사람의 손길을 더 많이 필요로 하기에 자연이 육체적인 노동이 따르게 되고 그로 인해 건강 유지가 절로 될 것이란 확신이 있었다. 전원주택의 주방은 동선을 간결하게 하고자 거실과 마주 보게 배치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신둔면 주택은 건축주 요구에 따라 이를 분리해 동선을 길게 했다. 소재 선택에 있어서도 인위 자재보다 목재와 같은 마감재를 선호했다. 문제는 친환경적이고 자연 친화적인 자재는 고가인 경우가 다반사여서 늘어난 건축비를 어디서 보충하느냐였다.

 

 

 

 

전체적인 외부 모습을 그려보고 지붕재를 선택하자
신둔면 주택에서 가장 부각되는 부분은 단연 지붕이다. 정면과 측면 모두에서 넓은 지붕 면이 노출된다. 비용 부담이 적지 않았지만 집의 중심인 만큼 과감하게 수입 기와를 선택했다.
문제는 어디에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느냐인데, 지붕 바닥에 사용하는 바닥 기와는 우리나라에 들어온 여러 수입 제품의 가격차이가 심하지 않으나 갓 기와나 용마루 기와와 같은 부속 기와에서 많은 차이가 발생한다. 갓 기와의 물량이 상당히 많이 사용되는 신둔면 주택과 같은 박공 지붕은 지붕 형태에서는 상대적으로 갓 기와 가격이 저렴한 제품군을 선택하는 것이, 디자인에서 현저한 차이가 없다면 현명한 선택이라 할 수 있다.
기와로 지붕을 시공할 때 절대 쉽게 지나쳐서는 안 되는 품목이 물받이인데, 이는 물받이의 디자인과 넓이에 따라 외관이 부자연스럽게 보일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비용 절감을 위한 방법은 자동 절곡된 물받이를 사용하는 것이겠지만 좁은 폭으로 답답한 느낌을 줄 수 있으니 사용에 유의한다.
앞마당을 최대한 사용하겠다는 건축주 의견을 반영해 주택은 배면으로 바짝 붙여 배치했다. 그렇게 해서 뒷집과 경계를 이루는 옹벽과의 이격거리가 1m도 채 되지 않게 됐다. 이를 활용해 정면에는 폭이 넓은 수동 물받이를 시공하고 배면은 배수 처리를 한 후 과감하게 물받이를 배제했다. 어느 현장에서나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배수 처리에 문제만 없다면 물받이 없이 자연 낙수를 적용하는 것도 비용을 절감하는 방법이다.

 

 

 

 

어떤 외장재가 좋은 외장재인가?
개인마다 취향이 달라 쉽게 정의 내리기가 쉽지 않으나 단열이 잘되고 관리가 쉽다면, 거기다가 가격 또한 착하다면 좋은 외장재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색감 강한 변색 기와로 시공한 지붕과의 대비를 위해 외장재는 차분한 스터코를 선택했다.
스터코는 오염 우려가 적고 단열성이 높으며 전체적으로 안정감을 주는 마감재다. 다만 물이 튈 수 있는 기초 하단부에는 인조석을 시공해 외벽을 보호했다. 인조석은 다양한 패턴과 색감이 있었으나 심플한 디자인을 배제하고 기와와 매칭이 되는 입자가 큰 제품을 선택했다. 다소 밋밋하다는 건축주 의견을 반영해 전면에는 세라믹 처리한 목재 패턴의 수입 사이딩이 포인트 역할을 한다. 비용 상승의 원인이 되는 코너재를 사용하지 않도록 마감 선만 정확히 지정해 시공하면 스터코는 가격 대비 훌륭한 포인트 마감재가 된다.

 

 

친환경 자재는 왜 이리 비싼가요?
건축 상담을 하다 보면 많은 사람이 슁글로 할 때와 기와로 할 때의 시공 가격 차이를 말해달라고 한다. 박람회라든지 인터넷을 통해 대략의 가격은 알고 있지만 시공사와의 만남에서 최종적으로 확인하고 싶어서일 것이다.
기와를 판매하는 대다수 자재 회사들은 기와 공사에 필요한 부분만을 체크해 견적을 낸다. 가령 기와의 개당 무게가 4㎏을 넘고 3.3㎡에 무려 160㎏ 이상의 하중이 걸린다는 것을 말해주는 곳은 별로 보지 못했다. 기와 자체 가격도 높지만 눈이 쌓이는 적설하중을 고려하면 결국 기존 구조보다 많은 보강이 이뤄져야 하기에 비용이 상승하는 것이다.
신둔면 주택의 경우에도 통상적인 서까래보다 조밀하게 하고 시공 구조가 취약한 곳에는 패럴램과 같은 공학 목재를 사용했다.
시공사는 기와와 같이 하중이 큰 재료를 사용할 때는 이러한 구조 공사에 들어가는 비용을 반영하지 않을 수 없다. 이것이 전체적인 비용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비단 하중의 문제는 지붕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신둔면 주택과 같이 인위적이지 않은 천연 목재 노출 보를 원한다면 목구조 공사에 충분한 하중 분산을 위한 보강이 있어야 한다. 통상적으로 노출된 목재보다 주변에 시공한 루버 색감이 진할 경우 진부하게 보일 수 있기에 주택에는 깔끔하면서 옹이가 적고 나뭇결이 선명한 히노끼 루버를 적용했다. 전체적인 색감의 통일을 위해 창호 주변에도 목재를 붙였다. 기성품 몰딩을 사용하면 별도 도장 처리를 하지 않기에 가격이 저렴하나 목재는 자체 가격도 가격이지만 별도의 도장 비용과 가공 비용 등이 적용되기에 고가의 제품인 것이다.

 

 

글을 맺으며
점토기와나 목재 노출 보와 같은 자재는 고가이지만 상대적으로 오랜 시간이 흘러도 변형되지 않는 천연 소재들이다. 유행을 따라 쉽게 변경할 수 없는 것이 집이기에 초기 투자비용이 부담스럽지 않다면 도전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신둔면 건축주는 건축물에 비용을 투자한 대신 조경을 과감히 포기했다. 하나씩 하나씩 꽃과 나무도 심고 잔디도 가꾸면서 천천히 돌볼 계획이라고 한다. 아마도 올해 가을쯤에나 정리된 마당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이것이 스스로 건강을 유지하는 좋은 방법이라며 자랑하는 것을 보니 어떤 정원이 탄생할지 벌써 사뭇 기대가 된다.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알뜰하게 지은 소형주택 이야기 ⑤ 신둔면 주택] 스터코플렉스와 점토기와가 어우러진 이천 신둔면 친환경 주택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