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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 대가 사는 집

전면 돌출시킨 남향받이, 강화 43평 스틸하우스

세 가족의 전원생활은 젊은 장현순·양희선 씨 부부의 권유로 시작됐다. 이들의 직장이 인천권이므로 장소는 자연스럽게 강화도로 정해졌고, 우연한 기회에 지금의 상동암리를 알게 됐다. 야트막한 언덕 밑으로 저수지가 내려다보이고, 집 양안으로는 텃밭이 있는, 그림 같은 전원풍경이 단번에 세 가족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결혼한 자녀를 사이에 두고 사돈이 나란히 집을 지어 사는 이들이 있다.

경기도 강화군 불은면 삼동암리에 위치한 그림 같은 전원주택의 주인 장현순·양희선 씨 부부와 이들의 양가 부모인 장준철, 양근식 씨 가족이 바로 그들이다.

아내 양희선 씨의 친부모인 양근식·박용재 씨 부부가 A동에서 노모와 둘째 아들 양휘성 씨와 살고, 양희선 씨와 장현순 씨 부부가 딸 다영 양과 B동에서 산다.

C동에는 양 씨의 사돈인 장준철·조원자 씨 부부와 함께 이들의 둘째 아들 장일순·이금희 씨 부부, 자녀 장동혁 군과 장다은 양 등 여섯 식구다.

이들 ‘한 동네 세 가족’은 사돈 양근식 씨와 장준철 씨의 30년 우정에서 비롯됐다.

양근식 씨가 29세였을 때, 독실한 기독교 신자이기도 했던 이들은 인천의 가나안침례교회에서 처음 인연을 맺게 됐고 금새 친한 친구가 됐다.

점차 두 사람의 우정이 두터워 가다가 지난 84년에는 아예 인천 가좌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살게 됐다.

이 때부터 이들의 동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함께 같은 교회의 신도이자 친구, 이웃으로서 더욱 특별한 우정을 쌓아가게 됐다.

이들의 아들 장현순 씨와 딸 양희선 씨 역시 부모 덕에 어려서부터 같은 교회에 다니면서 자연스럽게 친구가 됐고, 세월이 지난 지금엔 결혼까지 하게 됐다.

같은 교회에서 맺었던 인연이 30년이 지나 각각 사돈과 부부가 된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두 ‘사돈어른’은 현재 인천의 성실기계라는 직장에서 같이 근무하고 있다. 양 씨는 장 씨를 따라 아예 직장까지 옮겼다고 한다.

어쩌면 이 같은 우정이 있을 수 있을까? 같은 교회의 신도에서 이웃으로, 또 사돈이 됐고 이젠 같은 직장에 다니며 한 동네에 전원주택을 나란히 지어 같이 살게 됐으니 말이다.

아들의 권유로 시작된 전원생활

세 가족의 전원생활은 젊은 장현순·양희선 씨 부부의 권유로 시작됐다. 이들의 직장이 인천권이므로 장소는 자연스럽게 강화도로 정해졌고, 우연한 기회에 지금의 상동암리를 알게 됐다.

야트막한 언덕 밑으로 저수지가 내려다보이고, 집 양안으로는 텃밭이 있는, 그림 같은 전원풍경이 단번에 세 가족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결국 지난 10월에 521평의 임야를 평당 12만원에 공동으로 매입하고, 1월20일에 주택 공사를 시작해 4월 초순에 완공됐다.

이들은 처음엔 새 집을 보고싶은 마음에 바로 공사를 시작하려 했지만 농지전용에만 두 달이 걸렸고, 군사보호구역이라 협의하는 데만도 한 달이나 걸렸다.

이 일대는 원래 군사시설보호구역이라 집을 지으려면 군의 허가까지 받아야 했던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긴 땅 가운데로 집 세 채가 나란히 들어섰다. 그 주변을 정원석으로 둘러쳤고 나무와 잔디를 심었다.

세 채 모두 스틸하우스로 지었는데 맨 끝의 A동은 양근식·박용재 씨 부부가 사는 2층집이다. 대지에 바로 얹은 전면 덱을 넓게 빼내어 휴식공간은 물론 실용공간으로의 활용도가 높도록 한 게 눈에 띈다.

초등학교 선생님이기도 한 양휘성 씨의 적극적인 참여로 설계된 실내는 우선 부엌과 거실의 천장을 모두 트이게 해 시원한 느낌이 압권이다.

보통의 경우는 천장의 윗면이 노출되기 때문에 부엌은 놓아두고 거실만을 트지만, 양 씨는 천장의 윗부분을 별도로 마감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했다.

벽면은 실크벽지로 마감했고 무늬목으로 몰딩한 2층 난간은 강화마루와 어우러져 차분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이 든다.

아직 도시가스가 들어오지 않아 기름보일러를 사용하는데 건평 43평, 바닥면적 28평의 한 달 유지비는 20만원을 넘지 않는다.

창은 원래 서북향으로 내려 했지만 남동향으로 냈다. 사방이 탁 트여 어디에 창을 내도 좋았지만, 역시 조망과 채광을 고려해서다. 특히 전면은 돌출시켜 채광을 최대한 고려한 점이 눈에 띄었다.

B동과 C동은 기자가 찾았을 당시 아직 정리가 안된 탓에 직접 취재할 수는 없었지만, 모두 단층집이고 다락방이 있다는 것 외에는 A동과 거의 비슷한 구조다.

이렇게 지어진 세 집의 평당 건축비는 280만원이고 조경비는 별도로 들었다. 웬만한 서울의 아파트 가격으로 넓은 마당까지 있는 전원주택을 지은 셈이다.

더욱이 대 가족이 한 동네에 모여 살 수 있고 직장이나 학교에도 불편함 없이 다닐 수 있으니 이야말로 ‘일석삼조’가 아닐런지.

30년 우정 전원생활로 꽃 피운다

강화도의 주요 생활권은 단연 인천과 김포, 부천 등이다. 양근식 씨의 둘째아들인 양휘성 씨는 인천 신촌초등학교까지 출근하는데 1시간이 채 안 걸린다.

같은 직장에 다니는 사돈어른도 인천까지 가는데 비슷한 시간이 걸린다.

자가용이 없으면 불편한 게 사실이지만, 길이 막히지 않아 실제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단다.

인천까지 가지 않아도 강화도에는 학교야 얼마든지 있어 아이들의 교육 문제도 큰 걱정은 없다.

지난 5월10일, 초여름으로 내달리는 5월의 햇살 속에서 ‘세 가족’은 새로 이사온 ‘한 동네’를 가꾸느라 정신이 없었다.

아직 정원에 나무를 더 심어야 하고 마당에 심을 잔디도 산더미처럼 쌓인 채 제자리 찾을 준비를 하고 있다. 마침 토요일 오후라 대부분 가족이 모여 모두들 괭이와 삽이며 톱을 들고 분주히 오갔다.

“이렇게 일이 많을 줄 미처 몰랐어요. 하지만 내가 직접 꾸미는 집이라 힘들어도 재밌어요. 이게 전원생활의 맛 아닙니까?” 라고 말하는 양근식 씨는 나무 심느라 구슬땀을 흘리면서도 얼굴에는 행복한 미소가 만연하다.

아파트에서 살 때는 생각지도 않았던 일들을 자신이 직접 해야하므로 처음에는 당혹스럽기도 했지만, 어느덧 그 자체에서 삶의 재미를 찾아가고 있다고 한다.

더구나 오랜 세월을 함께 한 가족과 함께 하는 일이니 한결 신이 난다고.

신앙과 우정, 그리고 사랑으로 이어온 양 씨와 장 씨 가족의 30년 우정이 이번엔 전원생활을 통해 그 열매를 더욱 튼실하게 영글어 가고 있었다. 田

■ 글 신동성 기자 / 사진 엄치언 기자

■ 건축정보

·위 치 : 강화군 불은면 삼동암리 산 86-1
·대지면적 : 521평(전용면적 150평)
·건축면적 : 28.80평
·연 면 적 : 42.87평
·구 조 : 스틸하우스
·외부마감 : 드라이비트
·내부마감 : 석고보드 위 실크벽지
·지붕마감 : 아스팔트슁글
·창 호 재 : 시스템창호
·바 닥 재 : 강화마루(월넛), 타일
·난 방 : 기름 보일러

■ 설계·시공:시스템건축(031-909-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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