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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도시에서 새로운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마을의 인적자원을 파악해 마을의 특색을 살리고 나아가 고용창출까지 이어지는 '마을 만들기'다. 한마디로 농촌의 두레문화를 살려 공동체문화를 형성하는 것이 목표다.
서울에 마을 만들기가 활발한 동네가 있어 찾아가 봤다. 서울 성북구 삼선동 300번지 일대에 위치한 장수마을이다. 올해로 마을 만들기 4년 차인 장수마을은 주민의 참여를 장려하는 여러 가지 행사를 진행 중이다. 마을개선 공모사업부터 아이들을 위한 마을 학교와 사진전 등이 그 예다. 이번 6월 16일, 낙산공원 장수마을 진입 산책로에서 열린 마을잔치는 도시에서 는 쉽게 찾아보기 힘든 두레 문화를 실천했다. 이른 아침부터 동네 주민들이 힘을 합쳐 천막을 세우고, 음식을 만들어 서로에게 먹여주는 모습이 한동안 잊고 살았던 공동체 문화를 떠올리게 한다. 잔치에서는 친환경 비누 만들기 체험행사와 풍물패의 공연, 장기자랑이 열렸고 사진전을 통해 그동안의 성과를 전시했다.
마을잔치의 총 책임자인 박학룡 씨는 녹색사회연구소 연구위원으로 활동하다 장수마을 살리기에 뛰어들었다. 동네 안의 온갖 일들을 도맡아 한다는 뜻의 마을기업 ㈜동네목수를 세워 재주 있는 주민을 고용해 쉼터 마련, 마을의 환경 개선, 새로운 일자리 창출 등에 힘을 쏟고 있다.
일례로 빈집을 리모델링해서 만든 동네 카페와 골목 쉼터, 미니 텃밭 등이 그렇다.
장수마을에는 아픔이 있다. 일제시대 전후로 움막과 판잣집 등을 지으면서 형성된 마을 토지의 약 64%가 국 · 공유지이고, 무허가 주택이 많아 거주하는 대부분의 주민들이 무단점유로 분류돼 변상금을 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주민들에게 마을 만들기는 있으나 마나한 존재였다. 회의적인 이도 많았다.
그럼에도 조금씩 바뀌어가는 마을의 모습을 통해 주민들은 재미와 행복을 느끼기 시작하면서 마을 만들기 사업에 협조적으로 변했다. 박학룡 대표는 이에 대해"마을 만들기의 본질은 여러 사람이 한데 어우러져 서로 돕고 사는 것에 있다"며"여러 언론에 노출돼 임대료 상승 등의 피해를 입어, 적당한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 하지만 앞으로도 꾸준한 노력을 통해 장수마을을 더 이상 떠날 곳이 아닌 '살고 싶은 마을'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홍예지 기자 사진 황예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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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 밖 세상] 도시에 번지는 두레 문화 “이웃과 함께하니 든든해요” ‘마을만들기’ 4년차 삼선동 장수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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