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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 예쁜 집

‘산과 물과 집과 낭만’가평 55평 조적조 주택 이화촌

훌륭한 정원이란 바로 주택은 물론 주변 경치와도 조화를 이룬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한다. ‘아무리 잘 꾸며진 정원이라 할지라도 이는 어디까지나 내 집 마당만의 이야기일 뿐, 주변의 경치가 받쳐주지 못하면 그 정원은 한낮 예쁜 어항 속의 금붕어처럼 외롭기만 하다’는 것이다. 우선 주택과의 조화를 생각하고 나아가 주변 경치와도 조화를 이뤄야 비로소 훌륭한 정원이 탄생한다는 것이다.

전원주택의 꽃은 정원이라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자연을 벗삼아 살고자 전원주택을 지었건만 여기서 정원이 빠지면 약방에서 감초가 빠지는 격일 테니 말이다.

정원의 의미는 사람마다 다소 다르게 해석되기도 한다. 혹자는 정원으로 하여금 주택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수단으로 생각하기도 하고 어떤 이들은 잘 꾸며진 정원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만족하기도 한다. 정원을 직접 꾸미며 즐거움을 찾는 이들도 있다.

의미가 어떻든 이 ‘감초’를 잘 꾸미고 감상하는 일은 전원생활의 가장 큰 즐거움 중 하나임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과연 ‘잘 꾸며진 정원’이란 무엇일까?

‘정원 예쁜 집’이 있다기에 경기도 가평군의 이화촌을 찾았다. 산 좋고 물 좋기로는 도내 최고라는 가평군의 군청 건물에서 칼봉산 쪽으로 몇 킬로를 오르면 나타나는 개울이 바로 경반계곡이다.

수량이 조금 빈약하다 싶었지만, 호박돌 사이로 돌아치는 물빛이 유리알처럼 맑다. 역시 명산엔 명 계곡이 있기 마련.

온 하늘을 뒤덮은 잣나무며 소나무가 차창을 스치고 몇 채의 민박집을 보내면 이화촌 입간판이 나타난다.

빽빽한 밤나무 숲 사이에 들어찬 통나무 민박집들이 이화촌이고 그 옆으로 안주인인 장동자 씨의 2층 조적조 주택이 있다.

* 정원꾸미기는 오케스트라 지휘
전면창을 크게 낸 집이 잘 다듬어진 잔디 위로 선 모습은 흡사 초여름날 연잎 위에 앉은 청개구리 같다.

기자가 이곳을 찾아가는 동안에는 아름드리 정원에 아늑한 목조주택이 서 있으리라 예상했지만, 막상 직접 보니 인조대리석 집이라 다소 당황스러웠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워낙 잘 지어진 주택의 위용(?)에 금새 기분이 녹록해졌다. 건축주 장 씨는 맛좋기로 소문난 이화순대를 인천에 차리고 34년이나 이끌어온 장본인이다.

처음엔 ‘먹고살려고’ 시작했던 순대집은 매일 아침 손수 만드는 그의 억척스러움 덕에 맛이 금새 소문나면서 소위 ‘명문식당’ 반열에 들어서게 됐고, 지난해에는 인천 만수동에 750평짜리 분점을 냈을 정도로 성장했다.

이화촌이란 이름은 바로 이화순대에서 유래된 것이다. 칠순의 나이를 넘긴 장 씨는 지난해부터 사업 일선에서 손을 떼고 이곳 가평에서 전원생활을 하고 있지만 아직도 순대맛은 직접 낸다고 한다.

이곳 가평 주택은 지난 99년 250평의 부지를 매입해두었다가 2001년에 공사를 시작해 1년 만에 완공했고, 동시에 그 옆으로 이화촌도 지어 민박을 운영하고 있다.

민박은 넓은 공터를 7동의 통나무 방갈로가 둘러싸도록 지었고, 뒤로는 빽빽한 밤나무와 잣나무숲이 들어찬 모습이다. 전원주택과 민박 부지까지 합하면 모두 850여평 정도다.

장 씨의 전원주택은 건평 55평의 2층 조적조 주택으로 외부는 인조대리석으로 마감해 특유의 견고하면서도 중후함이 돋보인다.

동남향받이의 돌출된 전면 창은 1층은 물론 2층도 최대한 넓게 내어 채광은 물론 주변경치를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게 했다.

그 아래로 집을 돌아 설치된 덱(Deck)도 보통 주택의 그것보다 좀더 공간이 확보돼 그 위를 거닐며 정원을 바라보는 재미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1층에는 3개의 방과 화장실, 부엌이 있는 전형적인 주택의 구조인데 반해 2층은 다용도실로 쓰일 만한 작은 방 2개를 제외하고는 모두 개방시켰다. 여기에 런닝머신 등을 놓아 간단한 운동이나 놀이 공간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했다.

1층이 미장과 실크벽지로 마감한 데 반해 2층은 스웨덴제 루바로 둘러쳤다. 이는 국산보다 가격이 두 배 이상 비싸지만 오래되어도 뒤틀림이 적다는 게 장점이다.

커튼 대신 수제 대형 블라인드를 사용한 점도 돋보이는 아이디어. 다만 두 층을 연결한 실내 계단이 정 중앙에 위치해 공간활용 면에서 다소 떨어진다는 게 장 씨의 아쉬움이다.

이렇게 지어진 집의 건축비는 평당 400만 원으로 다소 비싼 편인데, 설계시에는 350만 원을 예상했지만, 예상 밖으로 공사기간이 1년 가량 길어지면서 건축비도 더 오르게 된 것.

공사 당시에는 장 씨가 식당일로 정신없이 바쁜 때라 공사현장을 자주 돌아볼 틈이 없어 다시 뜯어 고치기를 수 차례하다 보니 당초 예상보다 공기는 물론 공사비도 훨씬 많이 들었단다. 하지만 그렇게 억척스럽게 지어진 집이라서인지 더욱 더 애착이 가기도 한단다.

* 최고의 정원은 집과 자연의 조화
건물 자체만 아니라 장 씨 집의 조경도 이야기 꺼리가 많다. 200여 평 남짓한 정원 세 곳에는 충주산 정원석을 쌓아 화단을 만들었고, 그 안으로 나무 몇 그루가 들어차 있다.

화단 사이로 철쭉이 자라고 단풍나무가 그늘을 만든다. 군데군데 자리한 10점짜리(지름 10cm) 소나무 열 그루가 전체를 살려주는 모습은 마치 활용점정(活龍點睛)이랄까?

우리 나라의 주택 정원에서 빠질 수 없는 게 소나무다. 굳이 돈냄새(?) 풀풀 풍기는 노송(老松)이 아니더라도 이처럼 20년생 정도만 돼도 단아한 멋이 오히려 주인네의 검소함을 말해주는 맛이 있다.
이런 면에서 정원꾸미기는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것과 비유될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

아무리 고고한 소나무라도 다른 꽃들과 조화를 이뤄야 더욱 기품이 있어 보이고, 여기에 크고 작은 정원석 또한 저마다의 역할이 분명히 있어 전체를 살려주니 말이다.

장 씨는 소나무에 얽힌 재미있는 기억이 있다. 지난해 인천 만수동에 낸 이화순대 분점의 정원에 노송 18그루를 심었는데, 이들을 옮기는 과정에서 동네 주민과 시 관계자가 찾아와 소나무의 출처를 캐 물으며 공사를 방해하고 나섰던 것이었다.

사실 이 노송은 장 씨 지인이 자신의 산을 개발하면서 장 씨에게 주었던 것인데, 주민들은 이를 몰래 파 온 것으로 잘 못 알았던 것이다. 그만큼 그 노송의 멋이 남달랐다는 이야기일 수도.

이곳의 정원은 200평을 꾸미는데 2000여 만 원이 들었고 공사기간은 보름 정도 소요됐다.

조경비는 보통 사용되는 나무나 조형물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200평을 기준으로 3000만 원 선이면 충분하다. 여기에 연못이라도 만들려면 1000~2000만 원이 추가될 수 있다.

“전원주택에서 정원은 흔히 건축주가 손수 꾸미는 경우가 많은데, 막상 하다보면 생각만큼 만만한 작업이 아님을 느낍니다.”

‘적어도 설계단계에서 만이라도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이중의 낭비를 막을 수 있다’는 게 이곳 조경을 공사했던 조경나라 문근선 대표의 충고다.

여기에 덧붙여 장 씨는 훌륭한 정원이란 바로 주택은 물론 주변 경치와도 조화를 이룬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한다.

‘아무리 잘 꾸며진 정원이라 할지라도 이는 어디까지나 내 집 마당만의 이야기일 뿐, 주변의 경치가 받쳐주지 못하면 그 정원은 한낮 예쁜 어항 속의 금붕어처럼 외롭기만 하다’는 것이다.

우선 주택과의 조화를 생각하고 나아가 주변 경치와도 조화를 이뤄야 비로소 훌륭한 정원이 탄생한다는 것이다.

이화촌 주변에는 칼봉산 밑으로 수락폭포가 이끄는 계곡이 빼어난 경치를 만들어내고 인근의 경반계곡은 이미 이름난 유원지다.

그 사이로 밤나무와 잣나무 숲이 감싸안으며 신비한 풍경을 자아낸다. 이곳을 봤던 한 스님은 ‘봉황이 알을 품은 형상’이라며 칭찬하기도 했다고.

아마도 장 씨 집의 아름다움은 조화의 미에서 비롯된 게 아닐까? 田

■ 글ㆍ사진 신동성 기자

■ 건축정보
ㆍ위 치 : 경기도 가평군 가평읍 경반리
ㆍ건축형태 : 철근콘크리트, 조적조 주택
ㆍ부지면적 : 250평
ㆍ건축면적 : 55평
ㆍ외부마감 : 인조대리석
ㆍ지붕마감 : 아스팔트 슁글
ㆍ내부마감 : 1층-실크벽지, 2층-루바
ㆍ창 호 재 : 시스템 창호
ㆍ식수공급 : 지하수
ㆍ건 축 비 : 평당 400만원

■ 시 공 사 : 성욱전원주택 : 011-740-8411
■ 정원시공 : 조경나라:(031)584-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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