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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지은 집

성채를 닮은, 제천 132평 2층 목조주택 ‘동궁’

이 집은 전원주택과 한정식당을 겸한 132평 2층 목조 건물 ‘동궁’이다. 출입구가 없다면 어디가 정면인지 구분하기 힘들 정도다. 밋밋하게 처리하기 쉬운 측면이나 배면까지 입체적으로 형상화했기 때문이다. 도로변하고 접한 언덕배기에 자리한 데다 물매 심한 박공지붕들이 겹겹으로 포개져 멀리에서도 쉽게 눈에 들어온다. 1층은 한정식당이라는 용도를 고려하여 좌식(坐食)으로 평면 구성을 했다. 또한 손님의 구성원을 감안하여 면적에 가변성을 두어 각 실을 배치하고, 다양한 부류의 손님을 맞이하기 편하도록 별실도 마련했다. 2층에는 간이거실, 거실, 방4, 주방 겸 식당, 욕실 등이 ‘T’자형으로 배치되어 있다. 거실 부분은 지붕을 8각형으로 높이 뽑았으며 각 면마다 창을 내 탁 트인 느낌이 들게 했다.

목조주택의 여러 가지 장점 가운데서도 돋보이는 게 설계의 다양성과 공간 활용성이다.

목재는 자유자재로 오렸다 붙였다 할 수 있으므로 다양한 표현이 가능하다. 철근콘크리트나 조적조로는 목재만큼 조형미를 표현할 수 없다.

청풍명월(淸風明月)의 고장 충북 제천에, 가던 길을 멈추게 하는 목조 건물이 탄생했다. 제천시 초입인 신월동 과수원 언덕배기에 연면적 132평으로 앉혀진 전원주택과 한정식당을 겸한 ‘동궁’이다.

제천 토박이인 건축주 이문도 씨는 서양의 성채(城砦)를 연상시키는‘동궁’을 짓기까지 많은 고민을 했다.

어디에 어떤 건물을 지어야 사람들의 접근이 쉽고 시선을 사로잡을 것인가? 라는 물음이 화두(話頭)였다.

‘어디에?’ 라는 물음에는, 시내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한적한 곳이어야 한다는 답을 내렸다. 그렇게 해서 제천으로 들어서는 길목이라 눈에 잘 띄면서 시내 한복판에서도 10여 분밖에 안 되는 사과과수원자리를 찾아내 700평의 땅을 매입했다.

그리고 ‘어떤 건물?’ 이라는 물음에는, ‘저 안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하고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독특한 건물을 짓기로 했다.

두 번째에 대한 답은 목조로 정한 상태였다. 건축주는 이미 오래 전부터 국내·외 건축 관련 서적과 인터넷사이트를 탐닉하면서 사업을 구상해 왔다.

목조를 선택한 이유는 시공이 자유로우며 개성이 뚜렷하고 개조나 증축이 쉽다는 이유에서다. 건축주의 이러한 컨셉은 다시 최준시 건축사에게 이어졌다.

“처음 설계 의뢰를 받았을 때, 제천시 초입이라는 장소성 하나만으로도 위압감을 느꼈어요. 도시의 첫인상을 심어 주는 상징물로서 건축되어야 한다는 사명감 때문이었죠.

한정식당이다 보니, 어떤 디자인으로 시선을 끌어서 손님을 유입할 것인가? 건축 재료는 어떤 것을 쓸 것인가? 하는 고민으로 이어졌어요.”

그렇게 해서 1층은 한정식당이라는 용도를 고려하여 좌식(坐食)으로 평면 구성을 했다.

또한 손님의 구성원을 감안하여 면적에 가변성을 두어 각 실을 배치하고, 다양한 부류의 손님을 맞이하기 편하도록 별실도 마련했다.

홀과 복도가 매우 넓은 면적을 차지하는데, 한정식은 음식의 가지 수가 많으므로 보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신속히 날라야 하기 때문이다.

시공은 목조주택 전문 건설업체인 (주)보덕건설의 김동원 소장이 담당했다. 김 소장은 “건물의 규모가 웅장하고 외형이 복잡한 데다 건축주가 꼼꼼하여 작품을 완성하는 것 같았다”고 한다.
출입문을 열고 본관과 별실 사이 원목으로 만든 ‘ㄷ’자형 계단을 오르면 45평 주택이다. 계단실 옆에는 넓은 수납공간을 만들어 주방용품을 쌓아 두었다.

2층으로 오르면 발코니가 딸린 간이거실이 나온다. 중문을 달아 구분했는데 가족실 기능을 주로 하면서 1층에 자리가 없을 때는 홀로도 사용한다.

간이거실 외에도 서까래가 노출된 거실, 방4, 주방 겸 식당, 욕실 등이 ‘T’자형으로 배치되어 있다.

거실 부분은 지붕을 8각형으로 높이 뽑았으며 각 면마다 창을 내 탁 트인 느낌이 들게 했다.

방은 실크벽지로 마감했는데 천장에는 변화를 줘 미송 루바로 몰딩한 후 더글라스 각재로 우물 정자를 냈다.

주변환경과 어우러진 조경

사실 벽체공사가 끝나갈 때까지만 해도 본관과 별실이 두 개의 동으로 분리되어 있었다.

건축주는 본관과 별실이 부조화를 이루고 서빙을 할 때 동선이 길게 나온다는 것을 발견하고는 급하게 설계 변경을 했다. 시공사로서는 맥이 빠지는 일이었다.

그러나 김동원 소장은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묵묵히 건물 일부를 재시공하였다.

성채를 떠올리게 하는 ‘동궁’은 출입구가 없다면 어디가 정면인지 구분하기 힘들 정도다. 밋밋하게 처리하기 쉬운 측면이나 배면까지 입체적으로 형상화했기 때문이다.

도로변하고 접한 언덕배기에 자리한 데다 물매 심한 박공지붕들이 겹겹으로 포개져 멀리에서도 쉽게 눈에 들어온다.

5월 초, 사업자등록만 냈을 뿐 홍보를 겸한 개업식을 하지 않았는데도 손님들로 북적대는 것을 보면 건축주의 의도는 적중한 셈이다.

‘사과꽃 따기’ 여행 상품이 등장했을 정도로 도시민들이 가장 가꾸고 싶은 나무가 사과나무라고 한다.

‘동궁’을 찾으면 코끝을 간질이는 산뜻한 사과꽃 향기에 흠뻑 취할 수 있다. ‘동궁’ 바로 앞 사과과수원이 화사한 꽃으로 출렁이고 있기 때문이다.

잘 지어진 집도 외부, 즉 조경공간이 주변 환경하고 어우러져야 돋보인다고 하는데 동궁이 그러하다.

건축주는 조경에도 심혈을 기울여 도로변에서 동궁 앞에 이르는 아스팔트길을 형형색색의 꽃으로 꾸몄다.

건축주는 요구하는 조건을 확실하게 전달하고, 건축사는 축적된 지식을 바탕으로 창의적으로 설계하고, 시공자는 경험을 살려서 성실하게 시공해야만 비로소 건축물의 완성도가 높아진다.

이렇듯 건축주와 건축사, 시공사가 한데 어우러짐으로써 한정식당과 전원주택을 겸한 ‘동궁’이 제천의 명물로 탄생한 것이다. 田

■ 글 윤홍로 / 사진 김혜영 기자

■ 건축정보
·위 치 : 충북 제천시 신월동
·건축형태 : 1층 - 철골조, 목조.
2층 - 목조주택
·연 면 적 : 132평. 1층-85평, 2층-45평
·부지면적 : 700평
·외부마감 : 시멘트사이딩 위 수성페인팅
·지붕마감 : 아스팔트슁글
·내부마감 : 원목·루바 마감
·바닥마감 : 원목마루
·난방형태 : 심야전기보일러
·창 호 재 : 시스템 창호 혼용

■ 설계 : 최준시 건축사 사무소
■ 시공 : 보덕건설(031-772-8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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