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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 주택 건축 과정에서 주목할 부분은 꼼꼼한 현장 조사가 어떻게 건축비 절감으로 이어지는가 하는 것이다. 건축 전 현장 조사는 주택이 앉을 자리를 정하는 게 주요 목적이지만,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시공 과정에서 도움이나 협조를 얻을 수 있는 유무형의 것들을 파악해야 한다. 조금만 발품을 팔면 생각외로 얻는 게 많다.

글 · 사진 김연철 창조하우징 이사

 

 

 

 

 

장마가 막 시작된 2010년의 여름으로 기억한다. 사무실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대지는 충남 홍성군 구항면에 있고, 30평대 주택을 계획 중인데 건축 비용이 어느 정도 드는지를 물어왔다. 당시 사는 곳, 경기도 안양과 가까운 시공사에 문의하려 전화를 했다는 건축주의 말을 듣고 사무실로 방문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후 계약하기까지 과정은 순탄했다. 이미 구상한 설계도면이 있었고, 대략의 건축 비용까지 예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요즘은 이렇게 예비 건축주들이 상담할 때 다양한 정보를 가져온다. 예전에는 원하는 주택 모습을 머릿속으로만 구상한 채 찾아와 상담을 거쳐 구체적인 안이 나오는 경우가 많았는데, 지금은 건축주처럼 치수가 그려진 도면을 가져오거나, 심지어 모형을 들고 오는 사람도 있다. 물론 시공사로서는 반가운 일이다. 그만큼의 일정이 줄어들고 요구 사항이 명확하기에 그에 맞춘 작업을 하기에도 편하다.
문제는 이것이 지나쳐'고집'이 됐을 때다. 구조적으로 하자가 생길 것이 뻔하고, 마감재 사양이 도저히 건축물에 쓸 수 없는 지경인데도 이를 고집하는 건축주가 간혹 있다. 이렇게 되면 아예 백지 상태에서 상담을 진행하는 것보다 건축하기까지 더 오랜시간이 걸린다. 따라서 요구할 것은 해야 하지만, 전문가가 문제가 될 수 있음을 지적한다면 되짚어 보는 여유가 있어야겠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공정 관리의 중요성
2개월 정도의 공사 기간에 마감재가 바뀌거나 설계 변경이 이뤄지지 않아 적지 않은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 공정마다 마감재와 마감에 대한 충분한 의견을 교환함으로써 시행착오를 줄인 것도 비용 절감의 큰 몫을 했다. 더불어 건축주는 대형 건축물을 관리하는 일을 해본 경험이 있기에 여러 부분에서 이해가 빨랐고, 무엇보다 터놓고 얘기할 수 있어 공사는 수월히 진행됐다. 공정을 충분히 이해하는 건축주 덕분에 종종 관리자가 현장에서 자리를 비우는 일도 가능했다.
시공 업체들은 공정 관리의 중요성에 대해 건축주에게 입이 닳도록 이야기한다. 계획된 대로 진행만 돼도 건축비를 절감할 수 있다고 조언을 하지만, 막상 건축에 들어가면 지켜지는 경우가 거의 없다. 치밀한 계획, 원활한 소통은 순조로운 공정을 향해 가는 지름길이다.

 

현장 여건을 최대한 활용해 경비 절감
공사 현장에는 이전부터 사용해왔던 구옥이 있었다. 패널로 지은 주택이지만 현장 작업자들의 숙박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부족함이 없어 보였다. 현장에서는 잠을 자는 것보다 씻는 것이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은데, 구옥에 넓은 화장실 2개가 있어 이 또한 문제 될 것이 없었다. 사전에 이를 건축주와 협의해 견적에 반영했다. 비록 큰 부분은 아니지만 이동식 화장실을 설치하는 비용과 임시 전기 및 수도 설치에 들어가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
현장을 자세히 살피면 뜻밖에 경비를 절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 현장 조사를 통해 단순히 주택이 지어질 땅만 볼 게 아니라 주변 건축에 도움이 될 만한 것들이 있는지 살피는 것도 잊지말아야 한다. 바로 이어 설명하겠지만 주택 인근 목재상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 만약 이를 알지 못했다면 적지 않은 비용이 더 소요됐을 것이다.

 

효율적인 인원 관리로 부대 비용 최소화
지방 공사 특히 소형주택은 짧은 공사 기간에 현장 정리가 어려울 때 손해가 발생하기 쉽다. 주택의 규모가 작다 하더라도 기초에서 마감 공사까지 어느 것 하나 빠지는 것이 없기에 최소한의 인력으로 많은 양의 일을 처리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주택 마감재는 목조주택의 경험이 있는 목공이라면 쉽게 시공하는 시멘트 사이딩과 루버다. 외부 포인트재로 인조석이나 벽돌 같은 마감재를 사용할 수도 있었지만, 두 공정이 나뉘면 경비와 인건비가 2배 이상 발생하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아 제외했다.
목구조 공사 완료 후, 지붕 등 외부 마감 공사를 진행하는 동안 비가 오면 내부 석고 및 루버 작업을 병행했다. 우천으로 팀이 빠졌다 재투입하게 되면 유류비 등의 이동 경비가 발생하기에 될 수 있으면 한 번 들어온 인원이 현장을 이탈하지 않도록 작업량과 일정을 조절했다.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내려면 무엇보다 자재 부족분에 대한 현장 지원이 원활해야 한다. 계약 전 현장 답사 시 인근에 대형 목재상이 있는 것을 보고, 부족 자재에 대해서는 운반비 부담 없이 그때그때 현장배송을 해주는 조건으로 자재를 구매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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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하게 지은 소형주택 이야기 ⑫ 홍성 주택] 꼼꼼한 현장 조사로 비용을 절감한 홍성 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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