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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 랜드스케이프Royal Landscape 에 속하는 밸리 가든Valley Garden,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 경치가 빼어나다. 호수 마을인 버지니아 워터Virginia Water를 에워싼 형태의 가든은 로열 랜드스케이프 북쪽에 위치한다. 1월 모처럼 내린 눈으로 덮인 가든은 아름다움을 넘어 경외로움을 느끼게 한다.
글·사진 서상신 영국통신원 seobbio@naver.com 자료 참고 The Royal Landscape www.theroyallandscape.co.uk

 

 

 

영국 서리Surrey 지역 엔필드 그린Enfield Green 인근 로열 랜드스케이프Royal Landscapes. 호수 마을인 버지니아 워터Virginia Water, 호수를 감싼 거대한 숲인 밸리 가든Valley Gardens, 중심의 사빌 가든Savill Garded, 북쪽의 윈저 그레이트 파크Windsor Great Park로 이뤄진다. 이 중 밸리 가든은 위치와 배치 면에서 호수 경관을 감상하기에 가장 좋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윈저 그레이트 파크 관리자이던 에릭 사빌Eric Savill경과 그의 친구이자 대표 가드너인 호프 파인들레이Hope Findlay가 디자인했다. 가든 구획에 조지 4세와 엘리자베스 여왕의 지원이 한몫했다. 지금은 자산 관리 전문 회사인 크라운 에스테이트Crown Estate에서 유지 관리한다.

 

 

 

 

밸리 가든은 일 년 내내 볼거리가 풍부하기에 영국의 다른 정원들과 다르게 사계절 문을 연다. 가든은 봄이면 색채 면에서 가장 풍부해진다. 진달래, 목련 등으로 울긋불긋 물드는데 그 중 가장 돋보이는 배치는 강렬한 진달래로 물든 펀치 볼Punch Bowl이다. 이 시기 가든 내 삼림 지대에서는 스킬라[Bluebell], 작은별꽃(Stitchwort) 등이 화려함을 뽐낸다. 꽃들이 피날레를 펼치는 여름에는 수국의 화이트와 블루 색감이 눈을 시원하게 한다. 그 밖에 여름에 돋보이는 식물은 개미탑과의 관엽식물인 건네라Gunnera와 마가목[Sorbus trees]이다. 특히, 마가목의 선명한 붉고 노란 열매는 잔디나 풀숲에 떨어져 강렬한 색감 대비로 방문객의 눈을 사로잡는다. 가을에는 짙은 붉은색, 보라색, 노란색 등 다채로운 단풍잎이 꽃을 대신한다. 또한, 풍나무 등은 가을철 밸리 가든에 향기를 불어넣는다. 겨울철 밸리가든이 주는 즐거움은 나무 본연의 색과 구조를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다. 버드나무와 관상수의 짙은 녹색은 유칼립투스Eucalyptus의 회색빛과 오묘하게 어울려 색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밸리 가든이 독특한 분위기를 내는 시기는 겨울이다. 눈 덮인 가든은 신비로움 자체이다. 하얀 눈 속에 드러난 잿빛 호수는 하늘과 맞닿아 회색 계조界調를 이룬다.
초록빛은 감춰졌으나 나무의 전체적인 모습이 더욱 두드러진다. 흥미로운 건 눈이 길을 비롯해 모든 것을 덮었기에 가든 산책은 탐험 자체이다. 뽀독뽀독 밟히는 눈 밑으로 푹신한 초록 잔디가, 때로는 거친 바위와 흙이 느껴진다. 모든 것을 감춘 하얀 눈과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것이 겨울 밸리 가든의 백미이다.

 

 

 

 

가든 탐험, 세 가지 산책로
로열 랜드스케이프의 4분의 1에 달하는 약 1㎢가든을 살펴보는 일은 탐험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한다. 경사지를 따라 걷는 여러 콘셉트의 산책로는 방문객으로 하여금 궁금증을 유발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가든을 둘러보는 길은 세갈래이다. 지정된 길을 따라가면 각 길의 끝은 다른 루트와 이어지며 크게 반원형을 그린다.
각 산책로는 2~21/2㎞에 달하기에 가든을 한바퀴 둘러보면 4∼5㎞를 걷는 셈이 된다.

 

 

 

 

첫 번째 산책로, 레이크사이드 루트 | 가장 완만한 길이기에 처음 방문한 이에게 적당하다. 호숫가를 따라 걸으며 다양한 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가든 서쪽 끝의 상징물인 100피트 높이를 자랑하는 토템 폴Totem Pole은 세 갈래 길의 출발점으로, 이 길 역시 이곳에서 시작점과 끝점이 만난다. 버지니아워터가 부드러운 곡선으로 이뤄졌기에 산책하다가 곡선이 꺾이는 부분에서는 잠시 호수를 바라보며 쉬어갈 수 있다. 또한, 꺾이는 부분에 다른 산책로와 만나는 길이 있어 이동하기 쉽다. 버지니아 워터는 1753년에 둑을 쌓아 막았으며, 20세기 이전까지 가장 오래된 인공 호수였다.

 

 



 

 

두 번째 산책로, 디스커버리 루트 | 레이크사이드 루트와 마찬가지로 토템 폴에서 출발한다. 이 길은 경사의 높고 낮음이 세 가지 산책로 중 가장 장관이며 여러 종류의 수목을 접할 수 있다. 산책로 초입부터 멕시코산 희귀종 몬테수마Montezuma 소나무의 뾰족한 잎사귀를 만난다. 중간 지점에는 진달래로 이뤄진 펀치 볼이 있으나 아쉽게도 눈 덮인 겨울에는 분간하기 어렵다. 가장 높은 언덕에는 찰스 라필Charles Raffill이라는 이름의 목련을 만날 수 있는데 큐 가든의 전 보조 큐레이터의 이름을 따왔다고 한다. 2월이나 3월 무렵에 핑크색 목련을 감상할 수 있다. 길이 거의 끝나갈 즈음에 호수 너머로 그림 같은 집을 발견할 수 있다. 버지니아 워터 코티지로 역시 크라운 에스테이트에서 관리한다. 본래 낚시를 위한 중국식 장식용 건물로 조지Georgian 왕실의 사랑을 받았다고 한다.

 

 

 

 

세 번째 산책로, 힐탑 루트 | 토템 폴 기둥에서 가든의 중심으로 향하는 길로, 캐나디안 에비뉴Canadian avenue의 중간 지점에서 시작된다. 뷰포인트는 플런켓 메모리얼Plunket Memorial로 불리는 조그마한 빌딩이다. 메모리얼에서 멀리 보이는 숲과 버지니아 워터의 모습은 가히 압권이다. 호수와 가장 가까운 순으로 나열할 때 레이크사이드 루트, 디스커버리 루트 그리고 힐탑 루트 순으로 상호 이동할 수 있다. 산책로 중 가장 뷰포인트가 많은 루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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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눈이 품은 호수와 언덕 영국 남동부 서리, 밸리 가든과 버지니아 워터 Valley Garden & Virginia Water in Surr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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