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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시브 하우스에서 기밀성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뛰어난 성능의 보온병이라 해도 구멍이 있으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듯 기밀은 단열 성능을 높여주고 단열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준다. 패시브 하우스에만 적용되는 게 아니다. 일반 주택도 고기밀의 시공을 한다면 놀라운 효과를 얻는다. 하지만 일반 기밀 시공과는 다르게 고기밀은 쉬운 기술이 아니다. 특히, 패시브 하우스의 조건을 갖추기 위한 기밀 시공은 기술과 많은 경험이 필요한 작업이다.

백홍기 기자 자료 월간 전원주택라이프 DB, (사)한국패시브건축협회

패시브 하우스의 조건
고기밀

독일 PHI(passiv.de)의 패시브 하우스 기밀 조건 기준은 50pa≤0.6회/h이다. 50pa는 주택 내·외부 공기 압력차를 말하며, 약 8~9m/s 정도의 수치를 나타낸다. 0.6회/h는 50pa라는 평상시보다 강한 압력이 외부에 걸릴 때 주택 내부로 들어오는 바람의 양이 시간당 0.6회 환기하는 정도를 말한다. 독일의 신축 주택이 보통 50pa에서 약 3회/h라는 통계치를 보면, 창호 기밀성에 대한 규제만 있는 국내 현실과 큰 차이를 보인다. 누기는 창호 주변뿐만 아니라 건물 곳곳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창호 주변만 기밀 시공 한다면 에너지 절감을 기대하기 어렵다.
※시간당 1회 환기에 필요한 외부 공기의 유입양은 집 전체 체적의 50%이다.
건축물에서 틈새 바람이 생기는 부위들
실험 조건 : 실내 20도, 실외 10도
압력 : 20pa(2~3m/s)
24시간 경과 후 측정

독일 프로글리마사는 간단한 실험으로 기밀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1㎡ 면적, 두께 14㎝의 가벽을 만들어 열과 습기의 이동을 관찰하고, 동일한 조건에서 1m 길이의 1㎜ 틈이 발생 했을 때와 비교 측정했다. 실험 결과 단열은 5배 가까이 떨어지고, 습기는 틈이 없을 때 5g에서 무려 1600배에 달하는 800g의 습기가 이동했다.

기밀의 필요성
기밀은 패스브 하우스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는다. 단열 두께를 두껍게 하지 못하거나 창호 성능이 떨어질 때, 햇빛이 충분이 실내를 데워주지 못할 때, 기밀 시공만으로 부족한 단열 성능을 어느 정도 상쇄하기 때문이다. 또한, 늘 쾌적한 실내 환경을 조성하고, 외부의 소음을 줄여주며, 미세먼지가 실내로 유입되는 것을 방지한다.
그래도 기밀의 가장 큰 장점은 냉·난방비용 절감에서 나타난다. 건물을 마치 보온병처럼 만드니 그만큼 냉·난방을 위한 에너지 사용량이 줄어드는 것이다.

습기가 미치는 영향
작은 틈새로 흐르는 공기와 습기는 온도차에 의한 결로를 유발한다. 결로는 벽체뿐만 아니라 구조체 내에도 발생한다. 이때 습기를 흡수한 단열재는 제 기능을 하지 못할뿐더러 에너지 손실을 더욱 가속시킨다. 또, 구조체 내에 맺힌 물방울은 아래로 흐르면서 2차 피해를 만든다. 곰팡이가 생기고 해충이 서식하기도 하며, 나무를 썩게 한다. 철근 콘크리트 주택도 마찬가지다. 콘크리트에 습기가 침투하면서 안에 있는 철근을 부식시킨다.

투습과 방습
건축자재의 투습 정도를 보면 벽지→한지→콘크리트→단열재→합판→석고보드 순으로 나타난다. 제품의 투습 저항도와 환경을 고려해 적당한 방습 시공을 해야 한다. 사계절인 국내 환경에선 어느 한쪽에만 방습지를 시공하면 역결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실내 안쪽에 방습지를 시공하면 겨울철 습하고 더운 실내 공기는 차단하지만, 여름철엔 외부의 습기가 외벽을 통해 단열재로 침투한다. 이때 단열재 함수율이 높아진 상태에서 에어컨을 틀면, 온도차에 의해 역결로가 발생한다.

 •기밀방습지
기밀성을 유지하고 공기와 습기를 차단한다. 습기가 구조체로 이동하지 못하게 막는다. 연결 부위는 방습 테이프를 이용한다. 기밀방습지는 투습 저항값에 따라 습기 차단재와 습기 지연재, 가변형 방습지로 구분한다. ▲습기 차단재는 Sd값이 가장 높아 습기의 투가율이 가장 적다. ▲습기 지연재는 습기 차단재보다 낮은 Sd값으로 약간의 습기를 통과시킨다. ▲가변형 방습지는 상대 습도에 따라 습도의 투과율을 조절해 역결로가 생기지 않게 한다.

 •투습방수지
Sd값이 낮아 습기는 쉽게 통과 하지만, 분자 구조가 큰 비는 통과하지 못한다. 단열재 외부에 부착해 단열재에 침투한 습기를 빠져나가게 하고 빗물과 바람을 차단한다.

※함수율(%wt)은 자재 부피대비 수분의 함유량(%)을 나타내고, 투습 저항값(Sd)은 습기가 재료를 통과하는 정도를 공기층에서 이동한 거리로 환산한 것이다.

고기밀 계획
고기밀은 목구조, 스틸구조, 콘크리트구조 등 모든 건축물에 적용할 수 있다. 다만, 바늘구멍으로 황소바람이 들어온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설계단계에서 치밀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
고기밀이 필요한 요소를 정리하고, 목조와 스틸 등 주택의 특성을 고려한다. 특히, 고기밀에서 중요한 점은 연속성이다. 기밀 공사에서 끊어지는 부분이 없도록 접합 부위를 연결한다. 틈새와 마감재가 연결되는 부분은 기밀 테이프를 이용한다.
기밀이 필요한 요소를 살펴보면 창호, 자재 연결 부위, 개구부, 콘센트, 구조체와 프레임 사이, 콘크리트 브래킷 부위 등이 있다. 이러한 부분을 설계단계에서 빠짐없이 체크한다.
자재 특성을 고려한 기밀 시공을 준비한다. 석고보드나 미장, 집성목은 기밀성을 유지하지만, 조적식은 기밀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벽돌과 벽돌 사이로 공기와 습기가 흐르는 조적식은 최종 실내 마감에서 미장이나 기밀방습지로 기밀층을 만든다.  
관통 부위 숫자는 적을수록 좋다. 배관과 배선은 가능한 한곳으로 몰아 개구부의 숫자를 최소화한다.
펜슬의 법칙은 집의 단면을 따라 펜으로 윤곽선을 그리며 끊어지는 부분이 없어야하는 것을 보여준다.


·철근 콘크리트구조는 시멘트를 타설하면 하나의 구조체로 완성되기 때문에 어느 정도 기밀성을 유지한다. 그래서 창호를 중심으로 기밀 시공을 해주면 된다.
·조적구조는 기밀성이 떨어지는 구조라 미장으로 기밀성을 높여주면 된다. 구조상 배관이 지나는 부위가 허술하다. 창호와 더불어 배관이 지나는 부분을 신경 써 기밀 시공을 해야 한다.
·목구조의 벽체를 형성하는 석고보드나 OSB 합판 자체가 기밀성은 뛰어나지만, 연결 부위의 기밀성이 취약해 기밀 테이프로 꼼꼼하게 막아야 한다. 목구조는 습기를 빨아들이고 배출하면서 실내를 쾌적하게 유지하는 게 장점이라고 하지만, 습기에 약한 게 목구조이기도 하다. 방습층과 투습층을 형성해 습도 관리를 잘 해야 하는 게 포인트다.
·스틸구조도 목구조와 유사한 기밀 시공이 필요하다. 한 가지 더 신경 써야 할 것은 열전도율이 뛰어난 금속 구조체이기 때문에 에너지 손실이 일어나는 열교현상에 대한 준비다.

창호 기밀
주택에서 기밀성이 가장 취약한 부위는 창호와 창호 주변으로 나타난다. 이중창호나 삼중창호를 사용하면 창호의 기밀성은 어느 정도 보장받는다. 하지만 맞물림 형태의 슬라이딩 창호는 구조상 기밀성에서 한계를 나타낸다. 이러한 문제 때문에 유럽에선 기밀성을 극대화 한 틸트&턴 방식의 시스템 창호를 사용한다.

 •창호 주변의 기밀성
창호의 기밀 성능에서 중요한 것은 창호와 구조체 사이의 틈새를 얼마만큼 완전하게 기밀 시공을 하는가이다. 창호는 설치할 때 원활한 작업을 위해 창호보다 구조체 크기를 더 크게 한다. 그리고 창호를 안착한 뒤 그 틈새를 우레탄폼을 주입하는 것으로 대부분 마무리한다. 이때 우레탄폼보단 글라스울 같은 단열재로 채우고 기밀 테이프로 마감하면 좋다. 우레탄폼을 사용할 때도 실내측엔 방습지를 붙이고, 실외 쪽엔 투습방수지로 마감하면 기밀층 형성과 함께 소음을 줄여준다.

기밀방습층은 내부에 설치하고, 외부엔 투습방수층을 형성해야 한다.

목조나 스틸구조의 집은 건식구조 방식인 콘크리트구조에 비해 기밀성을 확보하기가 더 어렵다. 벽체를 구성하는 석고보드와 석고보드의 연결 부분에서 누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각종 전기나 배선이 지나는 부분도 기밀성을 유지하는데 방해요소다.

 •배관 및 배선의 기밀
기밀에서 가장 까다롭고 신경쓰이는 부분이 배관과 전선 주변이다. 배관 주변은 아래 사진처럼 테이프 시공과 더불어 기밀성을 높일 수 있도록 칠을 해준다.

배선과 콘센트도 상당히 큰 누기가 발생하는 부분이다. 빠짐없이 꼼꼼하게 기밀층을 형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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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성큼 다가온 패시브 하우스 시대 2. 고기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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