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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 ‘제로 에너지 주택단지’

탄소배출량 제로인 친환경 도시가 있다. 영국 런던에 있는 베드제드다. 목재와 바람, 태양만으로 삶을 꾸려나가는 베드제드는 ‘최적의 조건에서 에너지를 최대 절약한다’는 모토로 에너지 자립이라는 지속 가능한 인류의 삶을 일궈냈다. 최근 우리나라도 이를 향한 움직임이 분주하다. 그 시작은 서울 노원구에서 이뤄졌다. 지난 11월 25일, 노원구 하계동에서 열린 ‘제로 에너지 주택 실증단지’ 착공식을 찾았다.

정리 박치민 기자 취재 협조 노원구












2014년, 주택 시장의 키워드는 단연 ‘패시브 하우스’였다. 더불어 저에너지 주택에 대한 관심도 이에 못지않게 뜨거웠다. 1~2년 전만해도 에너지 자립형 주택은 미래의 주거로만 여겨졌으나, 최근 기술 발달과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에너지 자립 주택이 빠르게 전파되고 있다. ‘제로 에너지’ 시대가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한편, 정부는 2025년까지 모든 건물을 ‘제로 에너지화’ 하겠다고 발표했다. 그 일환으로 에너지 설계 기준을 매년 강화하고, R&D를 적극 장려하고 있다. 민·관·연도 소매를 걷어붙였다. 서로 협력하며 제로 에너지 주택 실증사업에 돌입한 것. 노원 제로 에너지 주택단지는 그 대표적인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국내 최초, 에너지 자립 주택단지
11월 25일 서울시 노원구에서 ‘제로 에너지 주택 실증단지’ 착공식이 열렸다. 이날 착공식에는 서승환 국토부 장관을 비롯해 이승훈 녹색성장위원회 위원장, 김성환 노원구청장, 유병진 명지대학교 총장 등 관계자와 노원구 주민 400여명이 참석했다.
서울시와 노원구 그리고 명지대학교 산학협력단의 공동 주관으로 추진되는 이번 사업은 국토부의 제로 에너지 실증단지 구축 연구 사업의 일환으로 총 442억 원이 투입된다. 단지는 노원구 하계동에 세워지며, 연면적 1만 7,729㎡에 7층 아파트 3개동과 단독주택 등 총 121세대 규모로 조성된다. 준공은 2016년 하반기 예정.
단지는 냉·난방과 온수, 조명, 환기 등 필수 에너지를 화석연료 사용 없이 제공한다. 이를 위해 패시브 공법과 액티브 기술을 접목시켜 최대 활용했다. 먼저 패시브 기술인 고성능의 단열, 기밀, 창호 등의 자재와 열회수 환기 장치 등을 통해 에너지 소모량을 최소화했다. 여기에 액티브 기술인 태양광 전지판과 지열 히트 펌프 등의 신재생에너지를 적용해 제로 에너지를 구현했다.
김성환 노원구청장은 “전체 에너지 사용량의 40%를 차지하는 주택 에너지를 잡지 않고는 지구의 환경오염과 에너지 고갈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며 “노원 제로 에너지 하우스는 신재생에너지와 고효율 친환경 자재 사용으로 주택과 단지에서 생산·소비되는 에너지 차이가 제로인 미래형 주택”이라고 전했다.
제로 에너지 실험(Mock-up)주택 내부 전경.

단열과 기밀 시공에 대해 설명하는 이명주 명지대 교수.


실내외 열교를 차단하는 발코니 열교차단 단열재. 에너지 손실 최소화를 위한 삼중 시스템 창호.

실험(Mock-up)주택, 미리 만나보는 제로 에너지 하우스
노원구는 착공식에 맞춰 노원구 하계동에 85.17㎡규모의 제로 에너지 실험 주택을 완공했다. 이 주택에는 20가지 에너지 절약 기술을 적용했다. 
우선 집 전면을 구조벽 축열제로 감싸 단열을 1차적으로 보호했다. 벽 두께만 50㎝로, 콘크리트 벽 20㎝에 단열재 30㎝를 추가로 더했다. 여기에 삼중 시스템 창호로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했다. 가스레인지 대신 하이브리드 쿡탑을, 렌지후드 대신 열교환기를 천장에 설치했으며, 열교차단 발코니로 실내에서 실외로 빠져나가는 에너지를 다시 한 번 차단했다. 또한 외부 전동 블라인드로 여름철 열기가 집으로 들어오는 것도 막았다. 
이명주 명지대 교수는 “우선 고성능 단열재로 외부 온도를 차단시켰다”며 “공기가 들어오는 틈새를 메우기 위해 기밀에 만전을 기했다”고 설명했다.
에너지 소비를 축소 시켰다면 생산은 반대로 끌어올렸다. 지붕과 외벽에는 일체형 태양광 전지판 26장을 설치해 시간당 7.4kwh, 연간 5,200kwh 생산을 가능케 했다. 25평 가정집 기준, 통상 사용하는 에너지가 연간 3,600kwh인 것을 고려할 때, 일반 가정집에 에너지 자립을 실현한 셈이다. 난방의 경우도 친환경 펠릿보일러를 설치해 화석에너지를 일절 사용하지 않는다.
기존의 에너지 자립형 주택은 아파트 한 동이나 주택 한 채에 머무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이번 사업은 대규모 단지라는 점에서 그 의의가 남다르다. 주거라는 한정된 공간을 넘어 도시 전체가 에너지를 자급자족하는 계기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을 볼 때 화석연료가 도심에서 사라질 날도 머지않아 보인다.
김성환 구청장은 “화석연료에 기반해 이윤 극대화만을 추구하는 방식으로는 더 이상 버틸 수 없다”며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고 지속 가능한 삶의 방식을 체험하는 국내 최고의 에코 빌리지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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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자립 기술과 복지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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