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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속 치유와 휴식, 자연에서 찾다!

영화 <먹고 사랑하고 기도하라> 속 여주인공의 마지막 종착지가 발리의 어느 숲 속이었음을 기억하는가. 아름다운 휴양지 외에도 그 숲은 신비로운 분위기와 치유의 힘을 지닌 곳으로 묘사된다. 하늘과 땅 어디를 둘러봐도 진녹색의 열대우림으로 둘러싸인 곳. 그곳에 들어서는 순간, 나무와 맞닥뜨리는 찰나에 코끝을 스친 향기는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그 숲 속 나무 향은 우리 모두에게 최고의 자연 치유제가 된다.


| 이동흡 박사 한국목조건축협회 전무, heub2575@gmail.com



삼나무나 나한백 등의 목재의 향기를 맡으면뇌 혈류량이 진정되고
분노나 긴장피로감우울함 등의 감정이 줄어든다.
자연,
몸과 마음을 위로하는 치유제이다

페르시아 속담에 부러진 손은 고칠 수 있지만, 상처받은 마음은 어찌할 도리가 없다는 말이 있다. 몸을 다치거나 아프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약으로 병을 고친다. 그러나 마음의 상처는 약으로도 치유가 어렵다. 일상에는 크고 작은 일로 정신적인 상처를 받는 일이 너무 많다. 특히 자존감을 건드리는 모멸을 마음의 따귀로 비유하기도 한다. 사람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상처받은 감정은 오래간다. 어쩌면 평생 그 고통을 안고서 살아갈 수도 있다. 병든 마음은 몸까지 병들게 한다.
현대인의 고질병인 우울증으로 정신과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런데 마음의 병을 고치는 데는 자연이 효과적이다. 인간이나 동물이 태어나면서부터 지니고 있는 병이나 상처를 치유하는 힘을 자연 치유력이라고 한다. 괴로운 일이나 싫은 일을 당하면 사람들은 일시적으로 풀이 죽는다. 하지만 머지않아 마음을 다잡고 일상으로 돌아가게 된다.
또한, 아무리 슬픈 일을 겪어도 은연중에 사람들은 슬픔 속으로 계속 빠져들지 않으려고 애쓴다. 스스로 알아서 반성하고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려고 애쓰는 것, 이것이 자연 치유의 메커니즘이다. 누구나 소중한 사람을 잃었을 때는 애도의 마음으로 가슴앓이하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죽은 사람과 행복했던 추억을 떠올리며 힘을 낸다. 이렇듯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마음의 자연 치유이다.
자연 치유력의 한계를 넘어선 경우에는 치료약이나 보조기구, 재활훈련 등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몸이 아플 때는 약을 사용한다. 그러다가 증상이 호전되면 약 없이 자연 치유력으로 고쳐갈 수 있다. 하지만 모든 것이 자연 치유력에 적용되지 않는다. 마음이 아플 때는 원인을 찾아서 고쳐야 한다. 만약 마음속 상처의 원인을 고치지 않으면 우울 증세는 계속된다. 면역계가 자기 자신을 상처 입히는 백혈병처럼, 마음의 치유력이 반대로 울분으로 바뀌는 것이다.
산림욕은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데 효과적이다. 등산이나 하이킹, 트래킹 등 숲 속을 걸으면 식욕도 왕성해지고 마음도 편안해진다. 이러한 효과를 주는 여러 가지 요소 중 대표적인 물질이 피톤치드. 피톤치드는 숲 속에 많이 있으며 지상과 가까울수록 농도가 짙다. 숲 속을 산책하면 머리가 맑아지는 것도 피톤치드 때문이다.

나무 향기가 나는 방은 수면효과가 2% 정도 높았으며잠드는 속도가 9분 정도 빨랐다
하루 평균 수면시간이 40분 이상 늘어났고잠이 안 오는 중도 각성 시간도 6분 정도 짧아졌다
목재의 향기가 교감신경을 억제하고 편안한 상태를 만들면서 수면을 촉진하기 때문이다.

목조주택
도시에서 누리는 산림욕이다
목조주택에서도 비슷한 효과를 볼 수 있다. 목조주택에 있으면 혈압과 혈류량이 낮아져서 신체 리듬이 안정적인 상태로 된다. 지금은 연필을 깎을 일이 거의 없다. 연필을 깎던 학창시절의 낭만도 사라져 개인적으로 참 안타깝게 생각한다. 낭만이 없어진 것만 아쉬운 것은 아니다. 연필을 깎을 때 코로 연필 향을 맡으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머리도 맑아지던 기억도 아쉽다. 생리적으로 연필에서 나는 나무 향이 마음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효과는 피톤치드라는 숲의 향기 성분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사실 피톤치드는 해충이 나무를 갉아먹을 때 잎이나 줄기에서 발산되는 휘발 성분이다. , 해충이 싫어하는 성분이다. 나무는 잎이나 줄기에 해충이 싫어하는 성분인 피톤치드를 항상 축적해놓고 있다. 나무도 사람처럼 동료 나무와 대화를 나눈다고 한다. 해충에게 공격받은 나무는 동료 나무에 위험을 알린다. 그러면 주변에 있는 나무는 해충이 싫어하는 성분으로 잎을 변질시킨다. 나무는 아레로파시(다감작용)’라는 경고 물질을 발산하면서 서로 간에 대화한다. 아레로파시도 피톤치드의 일종이다
피톤치드는 사람에게 많은 혜택을 주는 숲의 정기이다. 피톤치드 효과는 나무가 목재가 된 다음에도 계속된다. 그러므로 목조주택이나 목재로 지은 집이나 인테리어 한 실내에서는 삼림욕과 같은 효과를 만끽할 수 있다
피톤치드의 농도나 성분은 나무의 종류에 따라 차이가 있다. 타이완 편백나무의 정유는 맥박을 안정시키고 작업능률을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다. 특히 타이완 편백나무 향에 함유된 알파피넨은 피로를 줄이는 데 탁월하다. 그리고 삼나무나 나한백 목재의 향내를 맡으면 뇌 혈류량이 진정되고, 분노나 긴장, 피로감, 우울함 등의 감정이 줄어든다
그뿐만 아니다. 목재에서 방출되는 피톤치드는 뇌의 알파(α)파를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다. 이 알파파는 마음이나 신체에 모두 좋은 효과를 주는 뇌파로 최근 마음의 병을 고치는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 일본 아끼다 현의 이마이 병원 탁아소에는 목재로 만든 치유시설이 있다. 이 목재 치유시설은 어린이들의 마음을 다스리는 의료시설로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숙면을 위해 침실은 따뜻한 계통의 컬러로 꾸미는 게 좋다밝은 목재의 색상인 파스텔 핑크나
파스텔 옐로 같은 밝은 색상이다
연어나 달걀도 비슷한 색이다
이런 색은 몸과 마음의 긴장을 이완시켜 긴장을 풀어주고 평온하게 만든다.

목재,
자연 치유력을 지닌 종합선물이다

목재는 마음을 안정시켜주는 물질로 가득한종합 선물세트다. 최근 삼나무 향기가 잠을 촉진한다는 결과를 일본 도쿠시마 대학 의학부에서 밝혔다. 삼나무 향기가 나는 방에 있는 사람이 삼나무 향기가 나지 않는 방에 있는 사람보다 잠드는 속도가 빨랐다. 쥐한테서도 삼나무 향기는 반응을 보였다. 쥐의 야간 활동량은 줄고 하루 평균 수면시간이 늘어난 것이다. 이처럼 목재에서 나는 은은한 향기가 스트레스를 풀어주고, 교감신경을 억제해 편안한 상태를 만들면서 수면을 촉진하기 때문이다.
정신적 고통은 만성 수면부족을 동반한다. 수면부족은 신체 리듬을 깨뜨려 고혈압이나 비만, 우울증, 호르몬 생산 이상, 면역력 약화, 기억력 퇴화 등의 원인으로 이어진다. 수면시간은 하루의 피로를 풀어주고 심신을 휴식시키는 중요한 시간이다. 그래서 수면시간뿐만 아니라 수면의 질도 높여야 한다. 침실 환경이 중요한 이유다.
침실은 따뜻한 계통의 컬러로 꾸미는 게 좋다. 파란색은 차가움을 연상시키기 때문에 화장실을 자주 가는 노인의 방에는 피해야 한다. 그렇다면 어떤 색이 편안한 잠을 유도할까? 파스텔 핑크나 파스텔 옐로 같은 밝은 색상이라고 한다. 연어나 달걀이 띠는 색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색은 몸과 마음의 긴장을 이완시켜 긴장을 풀어주고 평온하게 만든다.
우연한 일치 같지만, 목재는 모두 적색이나 황색 계열이다. 목조주택이 심신에 편안함을 주는 이유는 촉각을 부드럽게 하고 후각을 향긋하게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시각까지 밝고 따뜻하게 하니 삼박자가 딱 맞아떨어진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목조 공간은 심리상태와 신체 리듬을 안정시키는 데 큰 도움을 준다. 더욱이 깊은 슬픔과 분노에 빠져 마음의 상처를 입은 우리나라 국민에게는 목재가 꼭 필요하다. 우리 주변에 따뜻한 자연 치유력을 가진 목재 공간이 많이 늘어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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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재와 주거환경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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