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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식으로 꾸민 전원카페 ‘해뜨는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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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엿보게 되는 타인의 삶이 그 사람의 삶을 바꿔놓는 경우가 종종 있다. 아직까지 자신이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삶을 잠시 곁눈질함으로써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되고 또 다른 삶을 꿈꾸게 되는 것이다. 얼마 전 자신의 고향에 전원카페를 차리고 전원생활을 시작한 김찬영씨도 그러했다. 어느 날 생각지도 않게 찾아온 기회로 엿보게 된 산장지기의 삶, 아무런 욕심 없이 아무런 근심 없이 자연과 더불어 그렇게 자연인으로 살아가는 산장지기의 삶은 그에게 새로운 삶을 인식케 했다. 자연과 어우러지는 삶을 꿈꾸게 했으며, 또 그로 하여금 생소한 건축분야에까지 관심을 갖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급기야 산장지기의 삶을 뒤따라 자연과 더불어 살게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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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뜨는 집’이라는 카페가 있다. 경기도 양주시 장흥유원지 계곡 깊숙한 곳에 자리한 이 카페는 그다지 화려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소박한 멋이 있는 황토 집이다.
조금은 거칠게 다듬어진 통나무로 기둥이 세워졌고, 대나무 발에 황토 맞벽으로 벽체가 구성되어 있으며, 지붕에는 멋스런 토기기와가 얹어져 있다.

실내 한 중앙에는 송이버섯이 그대로 붙어있어 자연미가 살아있는 아름드리 통나무 기둥이 떡 하니 자리하고 있다.

그 옆으로는 벽난로가 있으며 다시 그 주위로 곡재 통나무로 만들어진 탁자며 테이블이 원형을 이루는 벽면에 따라 가지런히 놓여있다.

창은 통나무를 다듬어 만든 커다란 틀에 통유리가 끼워져 있어 마치 자연을 담은 액자처럼 보인다. 부지는 구입을 한 것이 아니라 임대를 한 것이다.

이곳 주인 김찬영씨는 전원주택 및 카페 시공에만 10여 년간 몸담아 온 사람으로 자신이 지어준 집이 인연이 되어 알게된 땅주인으로부터 부지를 임대 받았다. 김찬영씨는 아주 오래 전부터 이러한 전원에 자신의 공간을 마련하고 생활하기를 꿈꿔 왔다.

건축에 관한 일을 시작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인데, 어느 날 생각지도 않게 찾아온 기회로 엿보게 된 산장지기의 삶은 그로 하여금 새로운 삶을 인식케 했다.

아무런 욕심 없이, 아무런 근심 없이 자연과 더불어 그렇게 자연인으로 살아가는 산장지기의 삶이 그에게 자연과 어우러지는 삶을 꿈꾸게 만든 것이다.

처음 김찬영씨가 산장지기의 삶을 곁눈질 한 것은 학창시절의 일이다. 그는 당시 친구들과 함께 학창시절의 마지막 추억을 만들기 위해 설악산을 찾았었다.

그리고 어느 이름 없는 허름한 산장에서 며칠을 묵게 되었는데, 바로 그곳에서 자신의 삶을 바꿔놓은 그 산장지기를 처음 보게 된 것이다. 하룻밤 묵기를 청하는 일행을 인자한 표정으로 맞아주는 50대 초반의 산장지기, 그 자상한 얼굴이 그에게는 너무도 깊은 감동으로 다가왔다.

도시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는 50대의 삶에 찌든 얼굴, 도시의 각박함을 그대로 대변하는 그런 얼굴이 아니라 자연의 푸근함이 가득해 보는 것만으로도 평화로움을 느끼게 하는 얼굴, 세상사 모두를 초월한 듯 평온함이 가득한 그 산장지기의 얼굴은 이제 막 스스로의 삶을 시작해야 하는 그에게 무언가 새로운 세계를 말해주려는 듯 느껴졌다.



그리고 무심코 던진 ‘너무도 인상이 좋다’는 그의 말에 고맙다는 말과 함께 ‘자신의 얼굴은 자연이 만들어준 얼굴’이라고.
‘자연과 더불어 삶을 살면 모든 욕심이 사라지고 또 욕심이 사라지면 모든 근심이 사라져 마음이 편안해 진다’고 대답하는 산장지기가 그에게 있어서는 마치 이세상 사람이 아닌 듯까지 여겨졌다.

그래서 그는 다른 곳에서의 일정을 모두 포기하고 그 허름한 산장에서 시간을 보내며 산장지기의 삶을 엿보기로 마음먹었다.

친구들 역시 그러한 마음이 통했는지 모두들 이에 기꺼이 동의해 주었고, 그는 산장에 머무는 동안 산장지기의 삶을 한순간도 놓치지 않고 유심히 살폈다.

산장지기가 이곳을 찾는 이들 모두에게 언제나 인자한 미소를 띄우며 맞이하는 모습, 산에서 자라는 이름 모를 풀들로 자신이 직접 만들어낸 차들을 대접하고, 또 산에 대한 여러 가지 재미난 이야기들로 사람들을 신비로운 세계로 인도하는 모습, 때때로 낡은 통기타로 오랜 연주실력을 뽐내며 감미로운 분위기도 연출해 내며 즐거워하는 모습, 이 모두를 빠짐없이 가슴에 담았다.

그리고 이처럼 행복한 삶도 있구나! 생각하며 자신도 그리 살리라, 자연과 더불어 그러한 삶을 살아가리라, 마음을 먹었다. 그후 이러한 마음을 안고 일상으로 돌아온 그는 새로운 버릇이 생겨났다.

조금만 시간이 있어도 자신을 위한 자연과 어우러지는 자신의 집을 상상을 하게 되고, 또 틈만 나면 미래의 집을 모형으로 만들어 보는가 하면, 그에게는 전혀 생소한 건축관련서적을 뒤적거리게도 되었다.

그런데 이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나중에는 일부로 시간을 내어 다른 이들이 이미 꾸며 놓은 집들을 찾아다니고 또 건축현장에 직접 뛰어들어 공사에도 참여하게 된 것이다.

그러다 어느 순간에는 직접 공사를 맡아 진행시키게까지 되었는데, 그렇게 해서 10여년 전 의정부 전원주택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그가 직접 지은 집은 40여 채, 여느 전원주택 시공업체 못지 않은 경력이다.

그리고 최근, 이러한 경험들을 바탕으로 남이 아닌 자신을 위한 보금자리를 직접 짓고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을 시작했다. 田

■ 글·사진 김성용

■ 건축정보


위치: 경기 양주군 장흥면 석현리(장흥유원지 내)
부지면적: 1천평(대지 1백40평) 임대
건축형태: 통나무 황토 기와집
건축면적: 35평
공사기간: 2000년 11월~2001년 6월
실내구조: 대형 홀, 방1, 주방, 화장실
구조재: 더글러스 퍼, 미송, 낙엽송
벽체구조: 대나무, 황토맞벽
외벽마감: 황토메질
내벽마감: 황토메질
지붕마감: 흙기와
바닥재: 시멘트 몰탈 후 절편석마감
창호재: 원목(낙엽송)
난방시설: 심야전기보일러
식수공급: 지하수
건축비: 평당 3백30만원(보일러, 오수정화조 포함)
해뜨는 집 031-845-6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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