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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난로 선택,
폭 넓은 만큼 따져볼 것 많다

주택이 그런 것처럼, 벽난로도 한 번 구입하면 평생 가는 제품이다. 그래서 벽난로를 구입할 때 신중에 신중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벽난로 제품군의 넓은 스펙트럼을 하나하나 섭렵해나가기란 좀처럼 쉽지 않다. 원료의 종류도 다양하지만, 설치방식이나 작동원리들이 제각각이고 어렵다. 이런 어려움을 호소하는 독자들을 위해 벽난로를 선택하는 기준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살펴보았다.

강창대 기자

벽난로의 제품 스펙트럼은 매우 광범위하다. 선택의 폭이 넓은 만큼 어느 제품을 골라야 할지 몰라 갈팡질팡할 수 있다. 사람마다 주택의 디자인이나 경제적 여건, 취향이 다르기 때문에 특정 제품이 좋다고 잘라 말할 수는 없다. 우선, 제품의 장단점을 비교하고 자신의 취향을 얼마나 만족시키는지를 따져야 한다. 벽난로의 원료에 따른 장단점부터 살펴보도록 하자.

벽난로 종류별 장단점 살펴보기
가스 벽난로_원료로 LNG나 LPG를 사용하는 가스 벽난로는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스위치를 돌리는 간단한 조작이나 심지어 리모콘으로 점화와 소화가 되고 불의 크기와 세기를 조절할 수 있다. 가스 벽난로에서는 복사열과 대류열을 골고루, 그리고 일정하게 발생하기 때문에 불의 크기를 조절하기 위해 연료를 보충해주는 번거로움이 없다. 그러나 안전하게 사용하기 위해서는「가스안전관리규정」에 따라 시공하고 관리해야 한다. 불꽃 모양이 단조롭다면 파이어글래스fireglass나 세라믹 섬유 등 무기성 재료로 만든 가스로그gas log 등을 활용해 불꽃을 장식할 수 있다. 

전기 벽난로_완벽에 가깝게 간단한 조작만으로 열과 빛을 제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가스나 나무 등 원료를 사거나 따로 저장해둘 필요도 없고, 플러그만 있다면 어디든 설치할 수도 있다. 실제 불꽃은 없지만 몽환적인 불꽃을 감상할 수 있고 주로 복사열을 방사해 실내를 데운다. 안전사고 위험도 적고 재나 그을음과 같은 부산물이 없어 자주 청소하지 않아도 된다. 굴뚝을 낼 수 없는 도심 주택이나 아파트에 설치해 전원주택의 운치를 만끽할 수 있다.

화목 벽난로_자연적이고 난방비가 적게 든다. 열이 식으면 그때그때 장작을 추가해 불꽃의 크기와 세기를 조절하고 즉각적으로 대류열을 증가시킬 수 있다. 장작불의 강하고 은근한 복사열을 즐길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그러나 장작을 모아 건조해 사용해야 한다는 점, 종이나 불쏘시개, 파이어스타팅 로그fire starting log 등을 이용해 점화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또, 효율성이 떨어지는 제품일 경우 생산하는 열량에 비해 나무를 많이 사용하고, 또 그럼으로써 많은 양의 재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이런 경우 자주 청소해주어야 한다. 

그런데 최근에는 미처 연소되지 못한 목가스까지 전부 연소시켜 효율성을 높인 제품이 시중에 나와 있다. 이런 제품은 버닝 타임도 길어 적은 나무로도 비교적 많은 열량을 생산하고, 재가 적게 남는 등 화목 벽난로의 단점을 크게 개선한 것이다. 여기에 한국의 주거문화에 맞게 보일러 기능을 갖춘 제품까지 있다. 물론 성능이 뛰어날수록 가격이 비싸다. 하지만, 제품을 구입해 설치하고 나면 땔감 이외에 비용이 들지 않는다. 높은 효율성으로 비용이 절감되는 만큼, 사용하면 할수록 난방비를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 

벽난로는 난방을 위한 것이지만 시각적 즐거움도 크다. 전기 벽난로는 LED로 하늘거리는 불꽃과 벌겋게 달아오른 화실을 재현한다.바이오에탄올을 연료로 사용하는 벽걸이형 벽난로. 가스 벽난로를 비롯해 바이오에탄올 벽난로는 사용이 간편하고 다양한 공간 구성이 가능하다. 인조장작으로 자연스러운 장작불을 연출할 수도 있다. (사진출처: 삼진벽난로)

‘품질’이라는 개념의 복합성
국내 벽난로 업체인 삼진벽난로는 벽난로를 구입할 때 고려할 점으로 여덟 가지를 제시한다. 
버닝 타임_가장 먼저 발열 효율을 고려하라고 조언한다. 성능에 따라 열효율과 장작 소모량이 8배 이상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적은 원료로 최대한 열을 생산하는 버닝 타임Burning Time이 긴 벽난로를 선택해야 한다. 특히, 벽난로는 한 번 구입하면 평생에 걸쳐 사용하기 때문에 장기적 안목에서 이익이 되는 제품을 고르는 것이 좋다. 

사용성_벽난로는 오래 사용하는 제품인 만큼 사용성[User Experience]이 우수한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사용성이란 비용효과와 더불어 편리함과 심미성 등을 포괄한다. 

시공자재_벽난로의 품질과 함께 연도 등 시공자재의 안전성 여부를 살펴야 한다. 안전성이 결여된 벽난로는 화실로 유입되는 공기량이 많아 장작이 기형적으로 빠르게 연소되면서 배출공기가 급속하게 연도로 빠져나가게 되는데, 이럴 경우 열효율은 떨어지고, 연도 과열로 인한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안전사고 위험성_벽난로는 불을 사용하는 제품이므로 사용상의 안전요소를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친환경성_품질이 우수한 벽난로일수록 친환경적이라고 한다. 장작은 카본과 수소, 산소로 이루어져 있어 600℃ 이상의 고열에서 천천히 완전 연소가 되면 환경을 오염시킬 가능성이 적다. 그러나 품질이 떨어지는 벽난로에는 외부공기 유입이 많아 화실의 온도가 200~350℃로 떨어지게 되고, 그럼으로써 불완전 연소를 일으켜 카본 일산화물, 초산, 페놀, 그을음, 타르 등과 같은 유해한 물질이 만들어진다. 

벽난로의 예산_어떤 방식으로 시공할 것인지 예산계획을 미리 세우고, 여기에 맞는 제품과 시공방식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벽난로의 품질과 시공에 따라 제품군이 다양한 만큼, 제품 선택에서 발생하는 혼선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벽난로의 용도_어느 정도의 발열면적이 필요한지를 계획할 필요가 있다. 좁은 공간에 발열량이 큰 벽난로를 설치하거나 그 반대의 경우, 벽난로의 성능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모델에 따라 발열능력이 다양하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어, 열효율을 주된 용도로 계획했다면 노출형 벽난로가 적합한 반면, 인테리어 효과를 위한 것이라면 매립형 벽난로가 추천할 만하다.

벽난로 판매업체의 전문성_제조능력이 바로 벽난로의 AS능력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여러 가지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전문적인 생산능력을 갖춘 업체가 사후관리 역시 능숙하게 해낼 수 있다는 것뿐만 아니라, 그러한 생산능력이 하자를 줄여 사후관리가 필요하지 않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다. 

노출형 화목 벽난로의 화실. 유입 뎀퍼를 조절해 불꽃과 발열량, 버닝 타임을 조정한 화실 안의 모습. 성능이 좋은 벽난로는 완전 연소를 하기 때문에 발열효율이 좋고 친환경적이다.

벽난로 구입 포인트로 지적되는 부분은 해외라고 크게 다르지 않다. 캐나다와 미국에서 가스 벽난로를 생산·유통하는 리젠시 사社의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인 로버트 리틀Robert Little 씨는 벽난로 선택 기준으로 ▲성능 ▲심미성 ▲설치 및 시공의 적합성 ▲확장성 ▲사후관리와 품질보증 이렇게 다섯 가지를 제시한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벽난로를 구입할 때에는 성능이 좋은 제품이 비용이 비싸더라도, 장기적으로 난방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또한, 벽난로는 실내의 구심점으로서 분위기를 장악하는 힘이 있고, 두고두고 사용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심미성을 간과할 수 없다. 그리고 아무리 성능이 뛰어나고 아름다운 제품이라 할지라도 설치·시공하기에 무리가 없어야 하고, 개인적인 여건에 맞출 수 있는 확장성[customizing]도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벽난로는 고가의 제품인 만큼 사후관리도 중요하다. 문제가 생겼을 때,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여건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벽난로는 비싼 장식물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가능하다면 품질보증이 촘촘하고 장기적인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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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호 특집]벽난로 선택, 폭 넓은 만큼 따져볼 것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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