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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꽃

삼월이 오면
적막한 마을에 둥둥 북이 울린다.

하얀 북소리가
잎도 없이 매끈한 마디마다
터지며 울려 나온다.

멀리 노랗게 밀려오는
봄소식을 전하러
이른 새벽부터 하얗게 깨어난다.

어둡고 긴 겨울의 끝에서
봄을 준비하는 신록을 향해
하얀 장갑을 끼고
일제히 경례를 올린다.

아픔의 시간을 지나
환희의 날이 오고 있다고
마침내 당도한 봄의 길목에서
하얀 제복을 뽐내며 북을 울린다.

마을엔 둥둥
눈부시도록 새하얀 축제가 열린다.

동네 어귀 집집마다
한 아름 가득히
순백의 기쁨을 흔들며
먼저 달려오는 봄 손님을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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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범 시인의 시로 짓는 집] 크레타 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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