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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 알찬 전원주택

평당 230만원에 지은 돌붙임 콘크리트집


건축비는 평당 2백30만원 정도가 소요됐다. 건축업에 종사하는 동생의 도움을 많이 받았는데 자재는 직접 구입해 주거나 회사와 제품명을 제시해서 사용하도록 했다. 지대가 높아 겨울에 바람이 심할 것을 우려해 단열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


곤지암에서 양평쪽으로 향하는 44번 도로변은 지방도로이면서도 교통량이 꽤 많은 지역이다. 경강국도를 이용해 설악산이나 강릉, 속초를 다니는 사람들이 경강국도가 막히면 이 길을 자주 이용하기 때문이다. 또 경관이 수려하고 산새가 좋아 젊은이들이 드라이브 코스로도 자주 이용한다.

이 지역은 산을 사이에 두고 북으로는 양평지역이 되고 남으로는 여주가 된다. 과거 양평을 선호하는 사람들 중에는 여주가 서울과 먼 지역이라는 고정관념으로 이 쪽을 좀처럼 전원주택지로 생각하지 않았었다. 그러나 곤지암에서 양평쪽으로 들어선 사람은 여주 산북면을 지나면 바로 양평 강상면으로 들어선다는 사실을 알고 전원주택지로 정하기도 한다. 박시황 이미자씨 부부도 비슷한 경우에 속한다.

박씨 부부는 서울 가락동의 아파트에 살면서 토요일 오후가 되면 광주와 양평을 돌며 전원주택지를 물색했었다. 그리고 이곳 여주군 산북면 백자리가 곤지암 나들목을 이용하면 결코 서울과 먼 지역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이 곳을 전원주택지로 선택했다. 직장이 있는 천호동과도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는 위치였다.

박씨 부부는 95년 5월, 3년간의 다리품을 청산하고 백자리에 준농림전 3백40평을 매입했다. 이 곳은 사방이 산으로 둘러 싸여 산북면이란 이름이 붙여졌다. 백자리란 이름은 옛날 남한강물이 이 곳까지 들어와 지나던 배들이 쉬었다 가곤 했는데 그때의 배자리가 지금의 백자리로 변형돼 불려지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박씨 부부가 매입한 땅은 길보다 다소 낮게 위치해 있어 매립 공사가 불가피했다. 매입 금액과 토목 공사비를 합하니 평당 30만원 꼴이란 계산이 나왔다. 본격적인 건축은 지난 3월부터 시작됐다.

우선 1백80평을 전용해 연건평 48평의 2층집을 지었다. 1층은 33평으로 방 2개와 주방, 거실, 화장실로 꾸몄다. 2층은 15평 규모로 일부를 오픈공간으로 처리했으며 역시 방 2개와 화장실을 들였다.

건축비는 평당 2백30만원 정도가 소요됐다. 건축업에 종사하는 동생의 도움을 많이 받아 저렴하게 지을 수 있었다. 자재는 직접 구입해 주거나 회사와 제품명을 제시해서 사용하도록 했다. 지대가 높아 겨울에 바람이 심할 것을 우려해 단열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 벽체는 콘크리트옹벽에 다시 벽돌 쌓았고 외벽 마감은 인조석을 붙였다. 내부 마감은 목조와 조적을 적절히 구사했다.

박시황씨는 수석에 대해 일가견이 있다. 예전에는 주말만 되면 수석을 구하러 전국 각지를 돌아다녔다. 그래서 집안 구석구석에도 기이한 형상의 크고 작은 수석들이 가득이다.

부인 이미화씨가 전원생활을 반대하지 않았던 이유는 남편 박시황씨가 워낙 수석을 좋아하고 자연을 좋아했기 때문이다. 남편이 시골로 내려가 살겠다는 말을 자주한 것은 아니지만 자연을 좋아하고 시골 생활을 동경했던 만큼 언젠가는 시골로 내려가게 될 것이라고 여겨왔었다.

막상 내려오고 보니 전원생활은 이미화씨에게도 새로운 세계였다. 서울에선 자고 나도 머리가 무겁고 기분이 상쾌하지 않았는데 여기서는 머리가 개운하고 가슴도 탁트이는 게 답답한 감이 없어졌다.

이제는 남편보다도 오히려 이 곳을 더 좋아하게 됐다. 서울에선 경험할 수 없었던 정원을 꾸미고 집 주위를 가꾸는 재미가 이미화씨에겐 즐거운 일상이 된것이다.田

글·사진 / 류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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