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체메뉴보기
 
아이를 위한 전원주택

서울을 가른 한강이 북녘땅을 적신 임진강과 만나 서해로 합쳐 내리는 곳, 여기에 김포가 있고 서쪽으로는 강화가, 그리고 고양시가 있다.

자유로를 타고 북녘으로 오르면 펼쳐지는 물이 얼핏 바다라 여겨지지만, 사실 그 정체는 분명하지가 않다. 바닷물이 득세하는 밀물 때면 짠맛이 분명한데, 비라도 많이 내려 유입량이 많아지면 바다도 아니고 민물도 아니게 된다.

이 덕에 예부터 이 지역은 농수산물이 풍부하기로 이름나기도 했다. 강 하구의 비옥한 땅에서는 전국 최고 품질의 쌀이 자랐고, 강과 바다가 합쳐지는 기수(汽水)역에는 각종 물고기가 모여들어 해산물의 보고가 됐다.

이 농수산물은 한강을 거슬러 한양으로 갔고 임진강과 서해를 돌아 개성으로도 갔다. 지금은 철조망에 가려 옛 영화는 역사 속에서 잠시 쉬고 있지만, 언젠가 한바탕 장이 설날이 다시 오겠지.

통일 분위기나 신도시 등의 부동산 호재는 일단 재껴두더라도 고양시와 파주시 일대는 동글한 산세에 삼수(三水)가 끼어 있어 전원주택지로도 한 몫 한다.

의외로 아직 개발이 안된 곳도 많아 수려한 경치와 맑은 공기는 물론이고 여기에 자유로와 1번 국도가 있어 교통도 좋다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또한 일산과 서울이 인접해 병원이나 쇼핑센터 등 대도시의 편의시설을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큰 매력이다.

* 두 딸의 인성교육 위해 전원생활
서울 서북쪽에서 통일로를 타면 고양시를 지나 설문동에 닿는다. 웬만한 도시인이라면 의외의 한적함에 놀라고, 또한 호사스런 전원주택단지에 또 한번 놀랄 만한 풍경이다.

‘소달구지 운운’할 것만 같은 진입로 끝으로는 고급 전원주택 수십 채가 단지를 이루며 이국적인 풍경을 자아내고 박용만 씨의 43평 규모의 2층 스틸하우스가 서 있다.

박 씨가 지난해 10월 부지를 매입하고 올 4월부터 3개월 여의 공사 끝에 완공한 것.

박 씨는 여느 전원주택생활자들과는 달리 40세가 채 안된 젊은(?) 나이다. 원래 일산 토박이였는데 신도시가 들어서면서 부모님과 함께 정발산으로 이사하게 됐고, 결혼 후에는 증산의 아파트에서 6년간 생활하기도 했다.

우연히 시작한 도시생활. 물론 편리한 점이 많았지만, 세월이 갈수록 전원생활에 대한 동경도 커져갔다. 무엇보다도 박 씨는 커가는 두 딸아이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결국 이들의 교육을 위해 전원생활을 결심하게 됐다.

보통의 부모라면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대도시나 8학군 등을 떠올리기 마련이지만, 박 씨 부부는 공부보다는 아이들의 정서적 안정이 더욱 중요하다고 판단했던 것이다.

신도시가 들어서기 전의 일산은 아직 시골이었던 터라 그 역시 어린 시절을 들과 산에서 뛰놀았는데, 두 딸아이에게도 그런 추억을 만들어 주고 싶었단다.

더욱이 박 씨는 아동미술학원을 운영했던 터라 아동의 정서교육에 누구보다도 관심을 갖고 있기도 했다.

설문동 전원단지 주변에는 이미 비슷한 크기의 전원주택들이 많아 그리 적적하지는 않을 듯했고 주변에는 야트막한 산과 논이 있어 전원의 분위기를 한껏 낼 수 있어 더욱 좋았다.

박 씨와는 달리 도시에서 나고 자랐던 아내 성명숙 씨는 처음에는 전원생활이 망설여졌지만 잘 다듬어진 주변환경에 마음이 놓여 쾌히 동의했다고.

더욱이 자동차로 10분 거리에 대형할인점이나 백화점, 병원 등의 편의시설이 있고, 15분 거리에는 초등학교도 있어 당분간 아이들의 학교걱정도 없었다.

아파트를 판 돈으로 건축비는 충분했고, 대지는 지난해 투자목적으로 평당 60만 원에 매입해두었던 땅이었다. 이미 들어선 전원주택들 사이로 도로포장은 잘 된 편이었고 부지도 닦여져 있어 공사에 특별한 어려움은 없었다.

* 386세대의 도시형 전원주택
비닐사이딩으로 마감한 외부는 전형적인 스틸하우스의 모습이지만, 내부는 실크벽지와 패브릭 VP도장을 사용해 고급스러우면서도 차분한 느낌이 강조됐다.

정원에는 잔디는 물론 조경석을 곳곳에 깔아 아담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외관상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역시 유난히 넓은 덱(Deck)이다. 이 공간은 전원생활을 좀더 만끽하려는 의도 외에도 실용공간으로의 활용도도 고려했다.

현관과 전면창 앞의 덱 바닥의 일부를 잘라 여닫을 수 있도록 했는데, 그 밑에는 에어컨 송풍기를 넣어 미관상의 문제를 해결했고, 다른 한쪽에는 장독을 땅에 뭍을 수 있도록 했다.

실내는 요즘 건축패턴에 맞춰 각 방의 크기는 줄이는 대신 거실을 크게 확보했다. 특히 천장을 터놓아 거실이 한결 넓어보이도록 했고, 거실 뿐만 아니라 부엌에도 전면창을 내어 환풍과 채광을 최대한 확보한 점이 돋보였다.

설계시 박 씨가 가장 주안점을 두었던 부분은 두 딸아이의 놀이공간을 최대한 확보하는 것이었다. 덱은 높이를 최대한 낮춰 안전을 기했고 정원 한 쪽으로 미끄럼틀과 함께 모래를 깔아 아이들이 흙장난을 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다락방이 있는 별채도 원래 창고로 쓰려 했지만 결국 아이들의 놀이방으로 개조했다. 2층에 있는 2개의 방도 가구를 전혀 놓지 않은 채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무늬벽지를 붙이고, 장난감을 가득 채워놓은 모습은 마치 동화 속의 어느 나라에 와있는 듯한 느낌이다.

아직 아이들이 어려 잠을 잘 때는 각 방을 쓰지 않지만, 머지않아 공부방이 될 것이다.

2층은 복도식이라도 한 쪽의 넓은 공간에 전면창과 통하는 테라스를 만들어 조망을 확보했다. 또한 작은 수납장을 만들어 장난감이나 책을 수납하도록 한 것도 박 씨 부부의 ‘자식사랑’이 배어나오는 아이디어다.

단열재로 사용한 SKY VIVA라는 섬유질 성분은 인슐레이션에 비해 가격이 비싸고 단열효과도 떨어지지만, 인체에 무해하다는 장점이 있다.

난방은 심야전기를 이용한 자갈축열식을 택했다. 심야전기보일러는 온수를 이용한 방식과 전열봉으로 방 바닥에 깔아놓은 자갈을 덥히는 자갈축열식이 있다. 후자는 초기 설치비가 비싸지만, 열효율이 높고 고장이 적은 장점이 있다.

정남향에서 약간 서쪽으로 기울어 채광은 괜찮은 편인데다 실내조명도 많이 설치해 화사한 실내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다.

박 씨는 고급스럽게 만들 생각은 처음부터 없었지만, 집을 지으면서 여기저기 잔 욕심을 내다보니 평당 건축비가 중급 수준인 300만 원이 들었단다.

아파트는 잠시 머물렀다 가는 곳이라고 생각했지만, 이곳 만큼은 가족과 오래 살 것이라 생각하니 박 씨 부부는 어느 한 곳이라도 소홀히 할 수 없었다.

도심의 편리함은 그대로 유지한 채 아이들의 인성교육을 생각한 전원생활. 수도권의 전원주택이 가지는 당연하면서도 강력한 또 다른 장점이 아닐 수 없다. 말하자면 386세대의 도시형 전원주택이랄까? 田

■ 글ㆍ사진 신동성 기자

■ 건축정보
주 소 : 경기도 고양시 일산구 설문동
대지면적 : 180평
건물구조 : 스틸하우스
건물규모 : 1층 - 34평, 2층 - 16평, 부속동 - 9평
건축면적 : 43평
연 면 적 : 60평
건 폐 율 : 28.88%
용 적 률 : 33.38%
외 장 재 : 비닐 사이딩
지 붕 재 : 아스팔트 이중그림자슁글
창 호 재 : 시스템창호
내 장 재 : 실크벽지, 패브릭 VP도장
바 닥 재 : 강화마루, 타일
단 열 재 : SKY VIVA
난방형식 : 심야전기자갈 축열식
식수공급 : 지하수
건축비용 : 300만 원

■ 시공 : 시스템건축(031)909-1456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두 딸 놀이공간에 역점 둔, 고양 43평 2층 스틸하우스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