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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 일구는 집

영동고속도로 문막I.C에서 흥업 방면으로 돌아서서 20여분을 가면 대안리다. 여기는 우리 나라 전체지도로 따지자면 동서의 지형이 겹치는 곳이라 아직은 동으로 더 가야 강원도 특유의 산세를 볼 수 있지만, 분명 이곳도 관광지로 이름난 강원도 땅이다.

더욱이 최근 전원주택지로 주목받는 곳이라 그런지 곳곳에 보이는 개발의 열풍이 활기를 느끼게 한다.

길만 막히지 않는다면 서울 톨게이트에서 문막I.C까지는 정확히 1시간 거리. 교통이 편해졌다는 말을 실감하며 대안리로 들어서니 야트막한 산세가 제법 운치를 더해준다.

점차 인적이 드물다고 느껴질 즈음 우측의 유료낚시터 옆 얕은 언덕으로 아름드리 집 3채가 나란히 보였다.

조적조주택과 스틸하우스 사이로 얌전하게 들어앉은 목조주택 하나. 형형색색 꽃이 담긴 깔끔한 화분이 안주인의 부지런함을 말해주고 현관의 넓은 덱이 인상적인 39평 2층 집이다.

건축주 김진영ㆍ박수원 씨 부부는 결혼 후 서울에서 쭉 살았지만, 10년 전에 남편 김 씨가 원주로 직장을 옮기면서 지금의 원주 생활이 시작됐다.

물론 자녀들의 학교 문제로 꽤 긴 세월을 서울에서 살았어도 어린 시절만은 시골에서 보냈던 이들이라 원주시로 옮기면서 전원생활을 기대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막상 이사하고 보니 원주 역시 도시인데다 어찌하다 또다시 아파트에서 생활하게돼 결국 서울 생활과 별반 다를 게 없었다.

꿈에 그리던 전원생활
그렇게 원주에서의 생활도 10여 년이 흘러 이제는 네 자녀도 다 키우고 정년퇴직을 생각할 나이가 되자 이들 부부는 꿈에 그리던 전원생활을 더 이상 미룰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지난 98년 지금의 대안리 부지 160평을 평당 16만 원에 구입하게 됐다. 당장 집을 지을 것은 아니었어도 우선 맘에 드는 부지라도 사놓겠다는 생각에서다. 처음엔 준농지를 전용시킨 것이었는데, 택지로 닦여있는 것도 아니어서 땅의 상태는 말 그대로 엉망이었다.

이후 IMF가 끝나고 지금의 목조집을 지난해 3월부터 공사를 시작, 6월에 완성시켰다. 집의 구조는 시공사의 배려로 다락방을 둔 2층집으로 결정됐고, 목구조를 선택했다.

나무 특유의 따뜻한 느낌이 좋았고, 천연 소재라 건강에도 좋다는 주변의 권유도 있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자연과 벗삼아 생활하는데 목구조 집이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던 게 가장 큰 이유다.

집 전면과 후면의 양안으로는 넓은 덱을 설치했는데, 특히 현관의 덱을 넓게 빼어 의자를 놓았다. 정원을 바라보며 쉴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집 뒤쪽의 넓은 덱 두 곳은 식사나 차를 마시는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처럼 덱을 많이 설치하는데는 주변의 수려한 경치와 무관하지 않을 터. 깨끗한 자연환경을 최대한 즐기기 위함이리라. 외벽은 백색 사이딩으로 마감해 깔끔한 이미지를 돋보이도록 했고 목구조답게 곳곳에는 나무질감을 최대한 살리려는 흔적도 엿보였다.

내부마감 역시 실크벽지와 루바를 함께 사용해 목재의 분위기를 많이 살리면서도, 차분한 분위기도 동시에 느껴지도록 했다.

현관으로 들어서서 보면 정면에 2층으로 오르는 계단이 있고 이를 중심으로 거실로 통하는 복도가 가로놓이는 구조다. 좌측이 안방이고, 우측은 거실로 가는 양안으로 화장실과 작은 방 두 개가 있다.

천장을 높인 거실은 역시 넓은 공간감이 느껴졌고, 거실의 뒤편으로는 전면창과 함께 작은 텃밭을 바라볼 수 있는 덱을 내어 시원한 분위기를 한결 더해줬다. 다만 거실과 이어진 부엌은 큰 창을 내지 않아 다소 답답한 느낌.

천장이 낮은 방이 하나 있는 2층은 다락방과 비슷한 개념이지만, 비교적 넓은 공간을 확보해 본격적인 취침공간으로도 충분하다.

이렇게 짓는데 소요된 건축비는 평당 300만 원.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김 씨 부부 역시 처음에는 230만 원의 견적서를 받았지만 막상 짓다보니 건축비가 늘어났다.

실예로 처음에는 스킨도어를 사용하려다가 내부의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아 장식문으로 바꾸고, 내부마감도 목조주택의 분위기를 살리려고 루바를 일부 사용하다 보니 돈이 점점 추가되었던 것.

처음 짓는 집이라 아쉬운 점도 많다. 모두 4개의 방이 있는데, 안방 넓이가 3.9평 정도로 전체적으로 크기가 너무 작은 것이 큰 아쉬움이다.

요즘 추세가 그렇다지만 역시 구식(?)인 김 씨 부부는 다소 큰 방이 좋단다. 이와 함께 2층으로 오르는 계단은 자주 사용하는 공간이 아님에도 공간을 너무 많이 차지하고 있는 점도 아쉽단다. 여건이 되는 대로 나선형 계단으로 바꿀 예정이라고.

난방은 심야전기보일러를 사용하고 있는데, 처음에는 기름보일러를 설치했다가 너무 추운 것 같아 바꾸면서 돈이 또다시 추가됐다. 이외에도 축대를 쌓고 조경을 꾸미는데 2000만 원이 더 들었다.

텃밭 일구는 전원생활의 재미
화려함보다는 소박한 멋이 배어나오는 조경을 가만히 보면 그 꼼꼼함이 구경하는 이의 시선을 한참 잡아 놓는다. 집 옆으로 흐르는 작은 개울가에 놓인 등나무 그늘은 이웃과 담소하는 장소로 좋을 듯.

예쁜 정원도 좋지만 아내 박 씨가 무엇보다도 좋아하는 것은 텃밭이다. 집 뒤편에 낸 200평 넓이의 텃밭에는 고구마며 감자에 고추 등 없는 게 없이 심어 놓았다.

이뿐만 아니라 얼마 전에는 재배하기 어렵다는 표고버섯을 가꾸고 있기도 하다. 조금 더 실력이 쌓이면 앞으로 본격적인 버섯재배를 해볼 계획이다.

이들이 처음 부지를 구입할 때만 해도 160평 정도면 충분하리라 생각했었지만, 막상 집을 짓고 텃밭을 가꾸다 보니 땅이 좁다고 느껴졌다. 그래서 추가로 140평을 구입했는데, 이 역시도 부족해 결국 주변의 텃밭 200평을 추가로 구입하게 됐을 정도로 아내 박 씨의 텃밭가꾸기에 대한 열정은 대단하다.

이들 부부가 전원생활을 하면서 느낀 불편한 점이라면 역시 노동의 양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아파트에서 살 때는 생각하지도 않았던 페인트칠이나 마당정리, 잔디깎기 등의 일들을 이제는 손수 해야 하니 손이 열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란다.

하지만 맑은 공기 속에서 일을 해서인지 몸은 피곤해도 건강은 오히려 좋아졌다고도 한다.
이와 함께 하루의 생활패턴도 몰라보게 달라졌다.

고된 일을 한 덕에 밤이면 잠자리에 들기 무섭게 곧바로 곯아떨어지기도 하지만, 아침 기상시간은 오히려 빨라졌다.

무엇보다도 맑은 공기 속에서 자고 나면 도시에서처럼 머리가 무겁거나 피로가 덜 풀리는 듯한 증상은 말끔히 사라졌다는 것이다.

요즘도 박 씨는 집안일 하랴 텃밭 가꾸랴 하루에 12시간 가량 노동을 하고 있어도 그리 힘들다는 생각은 없다 하니 성공적인 전원생활을 하는 게 아닐까. 원주시로 통학하는 대학생 막내아들과 역시 원주로 출근하는 남편은 출퇴근 하는데 전혀 불만이 없다.

수도권과는 달리 완전한 전원생활을 즐기면서도 출퇴근도 충분한 전원주택. 물론 병원이나 학교 등의 편의시설도 문제 없으니 이 역시 괜찮은 ‘전원주택라이프’가 아닐까. 田

■ 글·사진 신동성 기자

■ 건축정보
주 소 : 강원도 원주시 흥업면 대안리
대지면적 : 300평, 부지 500평
건물구조 : 경량 목구조
건축면적 : 39평
외 장 재 : 시멘트 사이딩
지 붕 재 : 아스팔트슁글
창 호 재 : 시스템창호
내 장 재 : 실크벽지, 루바
바 닥 재 : 강화마루
난방형식 : 심야전기보일러
식수공급 : 지하수
건축비용 : 평당 300만 원

■ 시공사 : 단하우스(033-764-9494 www.danhous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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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 면에 덱 설치한 자연친화형, 원주 39평 목조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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