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향집이라면 상관없지만, 서향이나 북향으로 자리 잡은 부지는 ‘햇빛을 어떻게 끌어들이고 차단할 것인가’를 고민하게 만든다. 그런데 대구시의 한 상가주택 부지는 정확히 서향과 북향으로만 햇빛을 받아들일 수 있는 곳이었다. 이곳에서 건물로 들어오는 햇빛을 적절히 조절해 건축주에게 쾌적한 주거 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건축가의 도전이 시작됐다.
글. 김경한 사진. 정우철
HOUSE NOTE
DATA
●위치 대구 수성구 상동
●건축구조 철근콘크리트구조
●용도 제1종일반주거지역
●대지면적 299.50㎡(90.76평)
●건축면적 172.86㎡(52.38평)
●연면적 490.33㎡(148.58평)
1층 170.09㎡(51.54평)
2층 172.25㎡(52.20평)
3층 121.69㎡(36.88평)
4층 26.30㎡(7.97평)
●건폐율 57.72%
●용적률 163.72%
●설계기간 2013년 6월 ~ 2014년 7월
●공사기간 2014년 7월 ~ 2015년 1월
●공사비용 6억 원(3.3㎡당 400만 원)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무근 콘크리트 SI 기계 미장
●외벽 - STO 토탈시스템, 7 ZIN’C 인터로킹 마감
●내부마감 외벽 - 벽지(주거), 수성 페인트(상업)
●천장 - 벽지, 친환경 도장(주거),
●천장 - 노출콘크리트(상업)
●바닥 - 원목마루(주거), 우레탄 도장(상업)
●창호 - LG 시스템 창호(주거 및 상업)
●단열재 지붕 - 압출법 보온판 1호 THK30
●외벽 - STO 외단열 토탈시스템 THK150
●위생기구 아메리칸 스탠다드
●조명기구 도시가스 보일러
※설계 : 디에이건축사사무소 053-217-9817
http://blog.naver.com/darchi7
※시공 : ㈜선재종합건설 053-217-9820
빛을 끌어들여 공간을 채우다
“건축 의뢰를 받고 처음 부지를 방문했을 때는 만감이 교차했어요. 부지가 서측과 북측으로 8m 도로에 접해 있어 저녁 시간대 서향의 태양광 유입문제를 해결하는 게 만만치 않아 보였거든요.” 디에이건축사사무소 동원서 대표는 난처한 상황에 고민했지만 다시 한 번 부지를 자세히 살펴보곤 희망을 느꼈다. 부지가 남북으로 길게 뻗어 있어 서향으로 향한 부지 문제만 해결하면 재미있는 공간을 연출할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서향의 태양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동원서 대표는 서측에 가벽을 두기로 했다. 가벽 안쪽에는 위층으로 올라가는 외부 계단을 둬 공간 낭비도 없앴다. 또한, 계단을 따라 오르내리는 위치에 다양한 크기의 개구부를 냈다. 그러자 가벽이 건축주의 사생활을 보호할 뿐만 아니라 가벽으로 낸 개구부가 사람의 시선을 조절하는 역할도 했다.
늦은 오후가 되면 개구부로 들어온 태양광이 계단의 그림자와 극명하게 대비돼 공간을 풍성하게 만든다. 해가 진 후에는 계단에 설치한 조명이 개구부를 통해 도로에 빛을 공급해 주어 길을 지나는 주민에게 흥미와 재미를 유발한다.
1F&2F 상업 공간
●면적 342.33㎡(103.74평)
●콘셉트 미니멀
●천장 노출콘크리트
●벽체 수성 페인트
●바닥 우레탄 도장
●창호 LG 시스템 창호
●출입문 LG 시스템 창호
●조명 LED 조명
●가구 제작가구
개구부 변화로 사생활 보호
동원서 대표는 부지가 도심지에 있다 보니 사생활 보호에도 신경을 썼다. 서측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가벽을 설치하고 개구부를 달리해 태양광을 조절하고 사생활도 보호할 수 있게 됐다. 도로가 접해 있는 북측 저층부는 상업 공간임을 고려해 청동과 투명한 띠창을 반복 설치해 세련미와 개방감을 강조했다.
그에 반해 북측 상층부는 주거 공간이므로 사생활을 보호하기 위해 창을 하나도 설치하지 않았다. 동측은 바로 옆 대지에 건물이 맞닿아 있어 1층과 2층은 창을 내지 않고, 3층 위로 환기용 창을 작게 냈다. 나머지 벽면과 달리, 남측은 태양광을 최대한 많이 끌어들이기 위해 건물 앞에 주차장을 설치하고 큰 창호를 배치했다.
사생활 보호를 위한 가벽 설치와 다양한 창호 배치는 타인의 시선에 대한 염려를 없애 가족에게 특별한 공간을 제공했다. 건축주의 주생활 공간인 3층에는 서측 가벽 너머로 테라스를 설치했으며 안쪽으로 긴 복도를 냈다. 복도와 테라스 사이에 투명하고 큰 창호를 내 시원한 개방감을 부여했다. 4층에는 옥탑방 앞에 데크를 설치해 가족들의 휴식처로 만들었다.
3F&4F 주거 공간
●면적 147.99㎡(44.85평)
●가구수 1가구
●콘셉트 미니멀
●공간구성 3층 - 주 주거공간
●4층 - 옥탑방(손님방 겸 서재)
●천장 벽지 마감(침실), 친환경 도장(거실)
●벽체 벽지 마감(거실), 타일 마감(주방,욕실)
●바닥 원목마루
●창호 LG 시스템 창호
●방문 제작가구
●조명 LED 조명
●주방가구 하츠
건축주 마음 사로잡아
완성한 건물을 둘러본 건축주의 입가에는 미소가 끊이질 않았다. 서측의 태양광 문제를 가벽으로 해결했을 뿐만 아니라, 사생활을 보호받으면서도 가족만의 휴식처도 놓치지 않은 공간 구성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건축주가 가장 좋아하는 곳은 진입 계단부와 4층 옥탑방 공간이다. “시간의 변화에 따라 계단으로 들어오는 빛의 유입이 달라 가족 모두가 이곳을 지날 때마다 신선함과 재미를 느끼고 있어요. 또한, 옥탑방 앞 데크는 바닥을 원목으로 깔고 위로는 막힌 공간을 두지 않아 도심 속 전원을 즐길 수 있는 곳입니다.”
건축주는 원래 동측에 맞닿은 건물이 브라운 톤의 벽돌 건물이라 이 건물도 비슷한 느낌으로 지으려고
했다. 이에 대해 동원서 대표는 두 건물이 무거운 매스감으로 인해 자칫 답답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 대신 좀 더 가벼운 느낌을 주는 흰색 미장을 하고 창호와 벽체의 변화를 통해 활기찬 공간을 만들자고 했다.
건축주는 동원서 대표의 구상이 마음에 들어 그 의견을 따랐고, 결과적으로는 이웃들이 대구시 상동의 랜드마크로 꼽을 정도로 멋진 건물이 세워졌다. 인터텍스 빌딩이라고 명명한 이 상가주택은 건축업계에서도 인정받아 2015년 신진건축사 대상에서 장려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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