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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주택은 여유 있는 사람들만의 전유물이라는 통념이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널리 퍼져 있다. 물론 건강하고 여유 있는 삶을 살기 위해 한적한 시골에 ‘그림 같은’ 집을 짓는 것은 많은 돈이 들어가는 일임에는 분명하다. 그렇지만 피곤하고 복잡한 도시 생활에 이력난 사람들에게 ‘돈’은 전원생활을 방해하는 요소이기는 하지만 넘을 수 없는 장벽은 아니다.

오히려 넘을 수 없는 장벽은 벗어나고 싶으면서도 화려함, 복잡함, 편리함, 분주함으로 대표되는 도시의 생활 패턴에 중독되어 버린 자신의 삶의 방식, 도시 한가운데 가야만 일거리를 찾을 수 있는 사회적 삶의 양식 때문이 아닐까 싶다.

힘들지만 꿈을 위해
건축주 황복용(55) 씨의 새집은 용인에버랜드 뒤편에 자리한 경기도 용인시 포곡면 ‘에버힐스’ 주택단지에 자리했다. 5명의 가족을 위해 183평의 대지에 1층 36평, 2층 24평으로 4개의 방을 가진 50평형 목조주택이 바로 그 집. 하얀색 목조 외장에 넓은 정원, 깔끔하고 아담한 이 집은 황 씨의 꿈이 담겨 있다.

현재 내곡동에 있는 가구공장에서 부인과 함께 일하는 황 씨는 젊은 시절 사업 실패로 인한 좌절을 겪었다. 사업에 실패하자 당장 갈 곳이 없어 답십리 뚝방촌에 무허가 건물을 짓고 살았다. 그리고 다시 돈을 벌어 차츰 차츰 좋은 집으로 이사를 했다. 이곳에 전원주택을 짓기 전까지 살던 송파동 집도 남의 집에 세를 산 것 이었다.

“이 집도 우리집 사는 형편에는 솔직히 무리를 조금했다. 은행 대출을 받아서 남은 결재대금을 치러야 한다”는 황 씨는 “그러나 죽기 전에 이런 집을 짓고 사는 것이 꿈이었는데 더 이상 꿈을 미루고 싶지는 않았다”고 말한다. 그가 말하는 꿈은 소박하다. 어렸을 적 살던 시골집에서처럼 집 근처에 과수나무도 심고 동물도 기르는 그런 생활을 원했다. “형편상 꿈을 모두 충족시키지는 못했지만 좀 더 나이 들어서 자식들이 결혼, 분가해서 손주들을 데리고 오면 편하게 쉬고 뛰어 놀 수 있는 화목한 공간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좀 더 부지런해야
2002년 말 처음 전원주택을 짓고 살겠다는 계획을 가족에게 밝혔을 때 서울이 아닌 시골에 주택을 짓고 산다는 것이 현실로 와 닿지 않아서인지 부인과 가족들도 별 반대가 없었단다. 딸 윤주(27) 씨는 아버지의 꿈을 이뤄 드리기 위해 직접 땅을 알아보기도 했을 정도였다고….

현재 집을 지은 ‘에버힐스’ 단지 부지도 여러 곳을 다녀보아도 마음에 드는 곳을 찾지 못하고 있던 부모님을 위해 딸 윤주 씨가 찾아낸 곳이다. 딸과 함께 이곳에 들른 황복용 씨는 “넓게 펼쳐져 있는 들판과 산이 있어 멋진 경치와 좋은 공기 그리고 서울에서 그리 멀지 않고 편한 교통망 등이 내 맘에 딱 드는 곳”이어서 오자마자 호주머니에 있던 돈 20만 원을 들고 분양사무실로 가 당장 계약을 했다.

하지만 막상 정확한 비용이 나오고 이곳에 살 계획이 차근차근 진행되자 비용 문제, 출퇴근 문제 등을 들이미는 가족들의 반대가 시작되었다. 큰아들 순철(29) 씨와 막내아들 순영(25) 씨는 별 문제가 없었으나 부지를 찾는 등 열심이었던 딸 윤주 씨가 제일 문제였다. 윤주 씨는 직장이 압구정동에 있어 출퇴근 문제가 걸린 것이다. 이 문제는 출퇴근할 때 부모님 차를 함께 타고 다니는 것으로 해결하기로 하고 일을 진행시켰다.

황복용 씨는 자식들의 반대에 대해 “젊은 사람들은 아파트를 선호하고 주변에 놀이문화가 있는 삶에 익숙해 있어서 반대하는 것 같았다”며 본질적인 문제는 삶의 방식의 문제였음을 지적했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 불편해도 머리 쓰는 직업을 가지고 있는 자식들이 마음 편하게 지낼 수 있어 좋아한단다.

황복용 씨 가족이 전원생활을 하면서 가장 많이 바뀐 점은 좀더 부지런해지고 주말에 가족이 함께 집에서 여유 있게 보내는 시간이 많아진 것이다. 서울에 살 때는 출퇴근 시간이 10~15분 정도밖에 되지 않아서 별로 구애받지 않았지만 용인은 아무리 교통이 편리해도 30~40분 정도는 소요되기 때문에 좀 더 부지런하지 않으면 예전 같은 생활을 할 수 없다. 또한 주말에는 주변에 유흥공간이 없어서 가족끼리 집에서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아진 것이다.

얼렁뚱땅이 탁월한 선택으로
건축주는 집을 지으면서 자기는 운이 좋았다고 자평한다. 부족한 자금탓에 항상 비용을 생각할 수밖에 없었는데 그 문제도 잘 해결되면서 좋은 집을 지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는 부지 계약을 하자마자 부지 분양차 현장에 나와 있던 두원하우징 김춘기 사장을 만나 건축을 의뢰했다. 집을 짓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일 중의 하나인 시공사 선정을 “김춘기 사장의 인상이 좋아서” 라는 이유로 얼렁뚱땅 해치운 것이다. 그리고 공사하는데 이러쿵저러쿵 간섭하지 않고 가만히 보고만 있었단다.

하지만 정말 운이 좋아서 일까, 김사장은 꼼꼼하게 일을 해주었고 가구업을 하는 황복용 씨가 직접 짠 붙박이장을 사용하는 등 이윤이 많이 남는 실내 목조 장식재의 많은 부분의 이윤을 포기하면서까지 직접 만들게 해주었다. 뿐만 아니라 공사 결재 대금 지불기간에 여유를 두는 등 건축주의 부족한 자금 사정을 알고 최대한의 배려를 해주었단다.

건축주는 “내가 나무를 다루는 일을 하기 때문에 목재를 보면 좋은 걸 사용했는지 아닌지 알 수 있는데, 속임은 없는 것 같다”며 자신의 사람 보는 안목에 대해 자랑했다. 다만 한번 안 좋았을 뻔 한 적이 있었는데 “기초 공사를 하는 모습을 보던 처가 집이 좁게 보이니 평수가 안 맞는 것 아니냐며 따져 보라”고 했다는 것이다. 지어진 집에 사는 지금 생각하면 그러지 않았던 것이 잘한 선택이었던 것 같다고.

탁월한 선택 2
요즘 건축주 가족은 주말에도 바쁘다. 이주한 지 1달 정도 되었는데 친지들의 집들이를 하고 집 잘 지었다는 칭찬을 받느라, 아직 정돈되지 않은 집을 가꾸느라 말이다. 특별히 돈 들여 호화롭게 짓지는 않았지만 저렴한 비용에 훌륭한 주택을 지었으니 사람들의 칭찬이 대단하다.

50평형의 아담함으로 5식구가 쾌적히 생활할 공간을 확보했고, 특히 비용만으로 봤을 때도 단지에서 5분 거리로 같은 생활권에 속하는 동백지구의 단독주택지 분양가가 평당 270만~300만 원 선에, 아파트 분양가가 평당 650만~800만 원에 형성되고 있는 것과 비교해 보면 건축주가 부지 180평을 살 때 지불했던 금액 평당 95만 원과 집 건축비 평당 320만 원은 저렴한 가격에 최대의 효과를 가져온 탁월한 선택이 분명하다.

■ 글·사진 양희석 기자

■ 건축정보
·위 치 : 용인시 포곡면
·건축형태 : 경량 목조 외부 2”×6” 내부 2”×4”
·대지면적 : 183평
·건축면적 : 55평
·외부마감 : 시멘트사이딩
·지붕마감 : 홍성 원목
·내부마감 : 천연페인트, 실크벽지
·바닥마감 : 온돌마물
·창 호 재 : 미국식 시스템 창호
·건축비용 : 평당 320만원

■ 설계/시공 : 두원하우징 (011-223-5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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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꿈을 담은 집, 용인 50평 2층 목조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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