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앞두고 남자들이 고민하는 것 가운데 하나가 프러포즈다. 기억에 남을 만한 프러포즈를 하기 위해 온갖 창의력을 발휘한다. 건축주 김봉수(33) 씨는 1년의 준비 기간이 필요했다. 결혼 전 완성한 신혼집에서 프러포즈와 함께 아내 공보라(29) 씨에게 낭만으로 가득한 집을 안겨줬다.
글과 사진 백홍기
취재협조 모던ALC주택
HOUSE NOTE
DATA
위 치 경남 거창군 거창읍 가지리
대지면적 679.00㎡(205.75평)
건축면적 134.57㎡(40.77평)
연 면 적 204.99㎡(62.11평)
1층 130.37㎡(39.50평)
2층 74.62㎡(22.61평)
건 폐 율 19.82%
용 적 률 30.19%
건축구조 ALC 블록구조
용 도 생산녹지지역
설계기간 2015년 6월 ~ 2015년 7월
공사기간 2015년 8월 ~ 2016년 9월
건축비용 2억 1천만 원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징크
외벽 - 징크, 화강석, 화산석
현관 - 바닥 타일, 벽 타일, 실크 천장지
내부마감 거실천장 - 실크 천장지
거실벽체 - 실크벽지, 아트월
거실바닥 - 강화마루
침실천장 - 실크 천장지
침실벽체 - 실크벽지
침실바닥 - 장판지
창호 - LG하우시스 시스템 창호
주방마감 아트 벽 타일, 강화마루, 실크 천장지
욕실마감 바닥 타일, 벽 타일, 합성수지 천장판
단 열 재 지붕 - ALC 블록 자체 단열 + T100 에코베트 인슐레이션
외단열 - T40 열 반사 단열재
내단열 - ALC 블록 자체 단열
주방기구 한샘
위생기구 대림
난방기구 가스보일러
설계
다솜종합건축사사무소
시공
모던ALC주택 055-943-8734 www.modernalc.co.kr
무주택 서민에게 집을 지어주는 운동인 해비타트. 미국에서 시작한 해비타트 운동이 한국에 알려진 건 미국 전 대통령 ‘지미 카터’가 열렬히 활동하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부터다.건축주 김 씨도 대학생 시절 동아리에서 진행하는 해비타트 운동에 참여했었다. 당시 목수로 일하며 집을 완성해가는 과정에서 그는 집에 대한 의미를 새롭게 깨달았다고 했다.
“집이 있는 게 얼마나 고맙고 행복한 것인지, 그리고 그때 내 집에 대한 로망이 생겼어요.”
함께 한곳을 바라보다
흔히 이상적인 연인으로 발전하기 위해 ‘코드’가 맞아야 한다고 한다. 코드가 맞는다는 건 양방향 소통을 의미하며 서로 대화가 통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건축주 부부의 코드는 ‘운동’이다. 김봉수 씨가 공보라 씨를 만난 인연도 운동이라는 연결 고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대학 시절 산악자전거 선수로 활동하던 김 씨는 다양한 스포츠에 관심이 많았고 연애하는 동안 스키, 등산, 수영, 서핑 등을 공 씨와 함께했다. 서로의 삶을 공유하는 시간이 늘며 이들은 서서히 하나가 되어갔다.
“집은 결혼을 앞두고 계획했어요. 아파트 사는 비용과 큰 차이 없어 집을 짓기로 한 거죠. 아내한테는 깜짝 이벤트로 알려줄 생각에 우리 집이 아니라고 했어요. 물론 인테리어하고 중요한 결정이 필요할 땐 자문을 구한다며 의견을 물어봤죠.”
아내의 의견을 반영한 김 씨는 시간이 흘러도 질리지 않을 모던 스타일로 외형을 정하고 새로운 가족을 위해 친환경 자재를 사용하며 바람이 거센 지역이라 단열에 뛰어난 자재를 찾아 ALC구조로 결정했다. 기초 작업부터 현장에 참여해 하나하나 체크하고 간단한 작업은 비용도 줄일 겸 직접 나서서 했다. 서두를 것 없이 시간 날 때 조금씩 완성하다 보니 약 1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실내 마감에 친환경 페인트를 사용했는데, 비용을 줄이려고 직접 칠했어요. 학교에서 돌아와 잠깐씩 시간 내서 하다 보니 페인트칠만 3개월 걸렸어요.”
느려도 꼼꼼하고 깔끔한 게 우선
기초부터 인테리어 마감까지 그의 손실과 관심을 거치지 않은 곳이 없다. 기둥이 세워지는 것부터 마감하는 과정까지 모든 공정을 직접 보고 싶은 마음에 집 짓는 과정을 여유롭게 계획했다.
“가장 공들인 곳은 서서 일하는 주방이에요. 편리한 동선을 완성하고 각종 주방가구와 기기를 적절한 위치에 설치하기 위해 세 번이나 구조를 변경하고 아낌없이 투자했어요.”
집은 기계로 찍어내지 않고 여러 사람의 손을 거치는 것이라 100% 완벽하게 지은 집이 없다. 설계부터 꼼꼼하게 관리해도 처음 집 짓는 것이라면 꼭 아쉬운 점도 있게 마련이다. 집 짓기란 이러한 문제점과 아쉬운 부분을 줄여가기 위한 싸움이다.
“물론 아쉬운 점이 있긴 해요. 북쪽에 창을 크게 낸 점이나 베란다를 세 곳이나 뒀는데 생각보다 활용도가 적다는 점이죠. 또 바닥 시공 후 싱크대를 놓는 바람에 바닥에 상처가 생기기도 했어요. 충분히 생각했음에도 예상했던 것과 다르거나 놓친 부분이 있더라고요.”
보통 주택 건축은 건축주가 현장에 참여하지 못해도 쉼 없이 공사를 진행해 2~3개월 이내에 끝낸다. 그러나 이 집은 건축주 일정에 맞춰 천천히 진행했다. 시공사 입장에서는 답답할 수도 있었다. 이에 대한 시공사 하병오 대표는 “공정이 길어져서 어려운 건 별로 없었다”며 “속도를 내야 할 부분은 빨리 처리하고 천천히 해도 될 부분은 건축주가 시간 날 때 하나씩 했다. 시간은 돈이 아닌 신뢰를 쌓는 과정이다”라며 여유로운 표정을 보였다.
가지리 행복마을로 불리는 이곳엔 30가구 들어설 단지가 조성되어 있다. 이 가운데 현재 18가구가 들어섰다. 거창 시내까지 5분, 학교도 5분 거리에 있어 자녀를 둔 가족이 적지 않게 터를 잡았다. 주말이면 이들이 함께 모여 바비큐 파티를 하는 등 늘 축제 분위기를 이어간다. 즐거움이 넘치는 이 마을에 에너지 넘치는 부부가 자리 잡았으니, 마을은 더욱 지치지 않는 활기로 넘쳐흐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