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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집의 가치는 생각 못한 공간 활용의 아이디어에서 시작한다. 우리가 작은 집, 그중 협소주택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작지만 알차게 지은 협소주택에서 개성 넘치게 사는 이들을 보면서 나도 한 번?’이라고 마음먹게 된다. 대구시 동구청 옆 작은 부지를 본 건축주도 이런 마음에서 집 짓기를 결심했다. 15평 내외의 작은 땅에 나만의 집을 짓기를 원했다. 결론은? 작은 성 같은 건축주만의 요새에서 즐거운 나날을 보내고 있단다.
 
김수진
사진제공 및 취재협조 앤드컴퍼니 1800-6134 www.and-company.co.kr
 
HOUSE NOTE
DATA
위      치  대구 동구 신암동
대지면적   49.00㎡(14.84평)
건축면적  23.75㎡(7.19평)
연 면 적  47.50㎡(14.39평)
             1층 23.75㎡(7.19평)
             2층 23.75㎡(7.19평)
             3층 2.85㎡(0.86평)
             옥상 23.75㎡(7.19평)
건 폐 율   48.47%
용 적 률  96.94%
건축구조  철근콘크리트
용      도   제2종일반주거지역
설계기간   2015년 7월 ~ 2015년 8월
공사기간  2015년 10월 ~ 2016년 3월
공시비용  1억 3천만 원(3.3㎡당 860만 원)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방수 후 인조잔디 시공
               외벽 - 스타코 플렉스
내부마감  거실천장 - 페인트
               거실바닥 - 강마루
               침실천장 - 도배
               침실바닥 - 강마루
주방마감  벽체 타일 마감
욕실마감  타일 마감
단 열 재  외단열 - 비드법 단열재 2종 3호 120㎜
             내단열 - 열 반사 단열재 + 30㎜단열재
주방기구  명가 씽크
 
설계 및 시공
앤드컴퍼니  1800-6134 www.and-company.co.kr

가족이 모이는 1층 거실 공간. 높게 튼 천장까지 올린 긴 창이 인상적이다. 시공사는 1층 층고를 높이면서 2층 공간을 스킵 플로어 형태로 구현해 다각적으로 공간을 꾸몄다.

How built?
대지면적 15평에 집을 지을 수 있느냐며 앤드컴퍼니를 방문한 건축주와의 만남으로 이 집은 시작됐다. 앤드컴퍼니 측은 작은 부지에 집을 지을 수 있냐는 건축주의 질문에 선뜻 대답하기 힘들었다고 고백한다. 평형에 대한 공간감을 설명하기 어려웠고, 건폐율과 용적률, 주차공간 확보 문제 등 많은 숙제가 꼬리 물듯 이어지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아파트에서만 살아봤다는 건축주가 단독주택에서 잘 살 수 있을지도 의문이었다. 하지만 다행히 건축주가 층간 소음 문제 없는 나만의 집을 강력히 원하면서 공사가 진행됐다.

필연적으로 좁을 수밖에 없는 현관은 최대한 간략하게 꾸미면서도 수납공간을 마련했다. 거실로 바로 연결되게 구성해 실내가 넓어 보이게끔 했다.
부엌은 일자 형태로 만들고 세탁기를 빌트인 해 좁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했다.
계단 아래 공간에 넣은 냉장고. 계단을 적정한 기울기로 계획하면서도 큰 냉장고를 하단 공간에 넣기 위해 수차례 계단을 뜯고 설치하기를 반복했다.

Position?
다수의 협소주택이 그렇듯, 도심에 위치해 있다. 대구시 동구청 인근에 위치한 지역으로 집 앞으로 2차선 도로가 지나가고 양옆으로 건물이 서 있는 공간이었다. 이웃에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도 좁은 땅에서 잘 시공하는 것이 공사의 관건이었다.

깔끔한 화이트 톤으로 구성한 욕실

 주차장 포기하고 7.5평 집을 지은 사정
십여 년 전만 해도 사람들은 무조건 큰 집을 원했다. 널찍하고 여유 있는 공간에서 전원생활을 만끽했다. 하지만 최근 합리적 소비가 주축이 되면서 좁아도 유용한 공간 활용이 가능한 작은 집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특히 도심지 자투리땅을 활용하면서도 독특하고 개성 넘치는 협소주택은 연일 SNS에서 화제다.
대구 7.5평 협소주택도 많은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주택이다. 대체 어떻게 지을 수 있었을까 하는 호기심이 절로 나는 좁은 부지에 마치 요새 같은 모습의 하얀 2층 집에 대한 관심은 뜨거웠다.

설계와 시공을 맡은 앤드컴퍼니는 15평 내외의 작은 부지에도 여유로운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땅에 맞춰 최대한 면적으로 설계했다. 건폐율 60%, 용적률 250%이었지만, 동시에 워낙 부지가 좁다 보니 주차장까지는 도저히 둘 수 없어 법적 주차공간 필요 면적인 15평에 딱 맞춰 1, 2층에 7.5평으로 각각 설계했다.

먼저, 1층은 거실과 주방을 둔 공용 생활 공간으로 계획했다. 2층 이상 지을 수 없는 데다 좁은 공간을 적극 활용하기 위해 주방과 거실의 공간 구분은 따로 두지 않았다. 또한, 2층으로 오르는 계단 아래 냉장고 등 큰 주방가전 제품을 둘 수 있도록 해 공간 활용을 극대화했다. 계단은 최대한 좁고 작게 설치했다.

2층 아이 방. 좁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벙커 침대를 뒀다. 덕분에 아래 공간도 활용할 수 있는 데다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다락방 같은 분위기까지 연출할 수 있었다.
2층 부부 공간은 아이 방과 단차를 둔 스킵 플로어 형태다. 이로써 공간 구분과 프라이버시를 지킬 수 있게 됐다. 넓고 시원한 창이 인상적이다.

흔히 협소주택에서 계단은 ‘애증’의 공간이라고들 한다. 층이 많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협소주택 특성상 계단은 필수지만, 자칫 잘못 설계했다간 ‘죽은 공간’이 발생할 수 있어 건축가들이 숙고하며 계획하기 때문이다. 앤드컴퍼니도 이 집 계단 설계에 애를 먹었다. 공간 활용을 위해 최대한 좁은 원형의 계단을 설치했는데 시공 중 1층 계단 아래에 냉장고를 넣기 위해 여러 차례 시공을 반복했다고. 앤드컴퍼니는 “사용하던 냉장고를 무리 없이 쓸 수 있도록 계단을 몇 번이나 설치와 뜯기를 반복한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좁은 집임에도 답답함이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바로 높은 층고와 큰 유리창 덕분이다. 층고를 높여 시야를 트이게 하고, 밖으로 시원하게 창을 내 심리적 공간감을 훨씬 높였다. 물론 창에는 반사유리와 블라인드를 설치해 프라이버시도 보호했다.

설계와 시공 당시 고민이 컸던 계단. 층이 많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협소주택 특성상 계단은 필수지만 잘못 설계했다간 ‘죽은 공간’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를 요한다. 앤드컴퍼니는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둥글게 오르는 계단을 설치했다. 그러면서도 안전하게 다닐 수 있도록 계단 차이를 크지 않도록 설계하고, 나무로 시공해 따뜻한 질감을 살렸다.

 스킵 플로어, 높은 층고와 공간 활용 해결사
1층이 가족 모두를 위한 공간이라면 2층은 개인 공간이다. 좁지만 안정감 있는 계단을 밟고 올라가면 작은방이 보이는데 이 방은 부부의 아이가 사용한다. 이 방에 특히 주목할 만한 요소가 숨어 있는데, 바로 벙커 침대다. 좁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공간을 세로로 나눠 침대 아래와 위를 각각 쓸 수 있도록 했다. 아래에는 책장과 수납이 가능한 놀이 공간으로 만들었고, 위는 침대로 시공했다.

공간 활용의 또 다른 아이디어가 숨어있기도 하다. 바로 2층 공간을 높낮이가 다른 스킵 플로어 방법으로 구현한 것. 덕분에 1층의 층고도 높이고 좁은 공간이 보다 넓어 보이면서 실제 공간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실제로 아이 방에서 반 층 올라가면 거실 윗부분인 부부 공간이 나온다. 스킵 플로어 덕분에 공간 분리가 자연스럽게 이뤄져 프라이버시도 보호할 수 있어 눈여겨 볼만한 시공법이다.

많은 협소주택이 넓은 공간 확보를 위해 마당 공간을 포기한다. 하지만 대구 협소주택은 옥상에 인조잔디를 깔아 좁은 마당을 대체할 공간을 마련했다. 아이와 가족이 옥상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을 만큼 널찍한 공간이다. 게다가 모서리 기둥을 건물과 연결해 시공한 덕분에, 밖에서 올려다보면 마치 작은 성과 같은 모습이라 보는 재미도 준다.


협소주택 Q&A
아무리 협소주택이 유행이라고 해도, 실제로 지은 사례는 여전히 많지 않다. 어떤 건축 방법이 좋은지, 대지 넓이는 최소 어느 정도는 되는지, 금액은 얼마나 드는지 알쏭달쏭하다. 그래서 앤드컴퍼니에 협소주택에 대해 평소 궁금했던 부분을 물어봤다.
 
Q. 대지 모양은 상관없나요?
A. 큰 상관없다. 하지만 가급적 직사각형이나 정사각형이 내부 공간 활용하기 탁월하다. 최소 대지 면적 제한 같은 건 없다. 단, 1개 층당 7평 이하는 아무래도 불편하지 않을까 싶다.
 
Q. 어떤 건축구조가 괜찮나요?
A. 건축구조별로 장단점이 있다. 이중 벽체 자체가 기둥 역할을 해 다른 공법보다 내부 공간 활용하기에 좋은 콘크리트 구조가 괜찮은 것 같다.
 
Q. 보통 비용은 얼마나 드나요?
A. 협소주택뿐만 아니라 일반주택도 평당 얼마라고 예상하기 쉽지 않다는 점을 미리 말씀드린다. 특히 협소주택은 일반 주택보다 평당 비용이 더 든다고 봐야 한다. 건축 면적은 작지만 작다 해서 공정이 줄어드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자재가 조금 덜 들어가는 것뿐이지 인건비는 결국 같다는 점을 말씀드린다.
 
Q. 협소주택 설계 시 주의할 점이 있나요?
A. 아파트의 경우 각 방이 명확히 정해져 있어 이를 변화하는 게 어렵다. 하지만 협소주택은 설계 도중에 독특한 공간이 발생한다. 공간 자체가 좁다 보니 일반 주택처럼 동선이 효율적으로 나오지 않는다던가 계단 밑에 주방을 넣는다는 등의 특이한 상황이 많이 발생한다. 또한 수납공간이 부족하거나 싱크대 사이즈가 예상보다 줄어들기도 한다. 특히 협소주택은 방보다는 주방, 화장실의 위치 설정이 제일 까다롭다. 이러한 설계의 어려움을 양해하고 건축가와 함께 고민해주면 좋겠다.
 
Q. 마지막으로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
A. 위에서도 말씀드렸지만, 협소주택이라 하여 건축비가 적게 드는 게 아니라고 강조하고 싶다. 따라서 평당 가격도 산출이 힘들고, 오히려 더 많이 비용이 드는 경우가 있다. ‘평당 얼마예요? 왜 그리 비싸요? 다른 집은 얼만데…’라고 물어보는 경우가 있는데 아주 난감하다. 집이 작고 대지 위치나 건축주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산출 비용이 제각각이라는 점을 꼭 염두에 두고 건축가와 상담하길 바란다. 협소주택은 ‘평균적인’ 집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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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협소주택】 좁아도 넓게 쓰는 7.5평 협소주택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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