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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이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삭막한 회색 빌딩 숲에 둘러싸인 공간을 생각하게 된다. 그런데 이런 편견을 무너뜨리는 건물이 있다고 해서 찾아가 봤다.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를 운영하는 안준근 씨는 아늑하고 조용한 단독주택 용지에 사무실을 차려놓고 직원들에게 쾌적한 근무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글과 사진 김경한
사진제공 이솜건축사사무소, ㈜에스앤비건설
취재협조 이솜건축사사무소
 
  HOUSE NOTE 
 DATA
위      치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운중로
대지면적  230.10㎡(69.73평)
건축면적  103.67㎡(31.42평)
연 면 적  198.41㎡(60.12평)
                   1층 99.96㎡(30.29평)
                   2층 98.45㎡(29.83평)
                   다락 49.89㎡(15.12평)
건 폐 율  45.05%
용 적 률  86.23%
건축구조  철근콘크리트조
용      도  제1종전용주거지역, 제1종지구단위계획구역
설계기간  2015년 4월 ~ 2015년 9월
공사기간  2015년 10월 ~ 2016년 3월
공사비용  4억 3,700만 원(3.3㎡당 583만 원)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리얼징크
               외벽 - 외단열 미장 마감
내부마감 천장 - 석고보드 2겹, 친환경 수성페인트, 천장지
               벽 - 실크벽지, 타일, 페인트
               바닥 - 강마루, 폴리싱 타일
               창호 - PVC 시스템 창호, 39㎜ 삼중유리
단 열 재  지붕 - THK200 비드법 보온판 2종3호
              외벽 - THK200 비드법 보온판 2종3호
주방기구  에넥스
위생기구  대림 비앤코, 아메리칸스탠다드
   
설계
이솜건축사사무소 070-4158-8436 www.2som.kr
 시공
㈜에스앤비건설 070-5030-2129

법 규정을 극복한 배치
안준근 씨 집은 성남 판교지구 내 지구 단위 구역 내에 있다. 이 구역은 단독주택 용지로 큰 도로와는 떨어져 있어 아늑하면서도 모든 기반 시설은 잘 갖춰진 곳이다.그런데 이곳은 지구 단위계획 규정상 단단한 재료로 만든 담장을 설치할 수 없게 돼 있다.

기존 건물 건축주들은 담장을 세우지 않는 대신, 건물 자체가 담장 역할을 하도록 건물을 도로에 배치하고 건물 안쪽으로 중정을 배치한 형태를 취했다. 이웃 간 원활한 소통을 위해 마련한 규정이 오히려 소통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한 셈이다.

마당은 거실과 주방에 낸 큰 창을 통해 쉽게 드나들 수 있다. 이곳은 대체로 직원의 휴식 공간으로 활용하며, 날씨가 좋은 날에는 바비큐 파티를 연다.


건축주 안준근 씨는 이런 막힌 구조가 싫었다. 더군다나 인근 대지 상황을 살펴보면 부지의 동쪽과 남쪽이 도로에 접해있고, 남향으로는 녹음이 가득한 낮은 언덕이 있어 타인의 시선을 의식할 필요도 없었다.

안준근 씨는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로 했고, 그 의견은 이솜건축사사무소 남욱재 소장과도 일치했다. 안준근 씨는 남욱재 소장과 협의해 남향으로 마당을 배치하고 단단한 소재의 담장이 아닌 생 울타리로 담장을 쌓았다.

“생 울타리는 사생활을 적당히 보호하면서도 편안하고 아늑한 휴식 공간을 제공해 줬어요. 기존 주택과는 차별화되면서도 부지의 장점을 최대한 살린 점이 마음에 들었죠.”
건축주의 마음을 사로잡은 남욱재 소장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건물의 창문 크기와 높이를 조절해 사생활 보호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했다.

거래처 관계자 등 외부인의 출입이 잦은 거실은 넓게 시공해 답답한 느낌이 들지 않도록 했다. 거실 천장에는 간접 조명을 설치해 은은하면서도 산뜻한 분위기가 난다.


소통과 내밀함의 공존
이 건물은 현재 사무실 겸 주택으로 사용하고 있다. 따라서 남욱재 소장에게는 어떻게 하면 두 공간이 공존하면서도 조화를 이루게 하느냐가 가장 큰 고민이었다. 그의 결론은 소통과 내밀함의 공존이었다.
이를 위해 거실은 거래처 관계자가 방문했을 때 답답함을 느끼지 않도록 최대한 넓게 시공했다. 천장은 간접조명을 많이 설치해 은은하면서도 밝은 분위기가 연출되도록 했다. 거실과 주방에 낸 창은 잔디와 홍단풍, 라일락, 튤립 등을 심은 마당으로 나갈 수 있어 직원 휴식처나 모임 장소로 활용한다.

주방에는 긴 테이블과 의자를 배치했는데, 건물 입구에서는 창호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외부의 시선이 적당히 가려진 이곳에서 건축주나 직원들은 식사를 하거나 회의를 진행한다.
계단은 거실을 최대한 확보하고자 직선형 계단으로 계획했다. 직선형 계단은 이동 시 공간에 대한 풍부한 경험을 얻을 수 있다. 1층에서 2층으로 이동할 때 점진적으로 각 층의 공간을 중첩해서 경험할 수 있고, 옥상으로 올라가는 다음 동선을 미리 인지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현관에서 마주 보이는 주방 옆으로는 거실 창호에 가려진 내밀한 공간이 있다. 이곳에는 고급 원목으로 만든 긴 테이블과 의자를 뒀다. 거실 창호가 이 공간을 적당히 가려주므로 식사를 하거나 회의를 하기에 적합한 곳이다.

한편, 2층에는 사무 공간과 주거 공간을 함께 배치했다. 두 공간이 같은 층에 있다 보니, 건축주 가족은 사생활을 보호받고 회사 직원들은 업무 수행에 지장이 없는 구조가 필요했다. 남욱재 소장은 두 필수조건을 충족하고자 2층 사무 공간과 주거 공간을 ㄱ자 건물 내 각 모서리에 위치시켰다.

사무 공간과 주거 공간을 함께 배치한 2층은 ㄱ자 건물의 각 모서리에 방을 배치해 사생활을 철저히 보호할 수 있도록 했다.

사무실로 활용하는 방은 천장과 동쪽 벽을 잇는 지점에 세로 창을 냈다. 이를 통해 채광이 좋게 했으며 아침부터 저녁까지 다양한 빛의 효과가 연출되도록 해 직원들이 즐거운 분위기에서 일할 수 있도록 했다. 
   
모두 만족하는 최상의 쾌적함
남욱재 소장은 건축주 가족이나 직원이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단열 성능을 높이기 위한 수고도 아끼지 않았다. 먼저 열관류율 수치를 여러 차례 계산했으며, 그 결과 값에 맞춰 적정 수준의 창호와 출입문을 시공했다.

침실은 가구를 거의 배치하지 않고 깔끔하게 구성했다. 침실은 완충녹지가 보이는 위치에 창을 냈으며, 창 위치를 조금 높게 해 사생활을 보호할 수 있게 했다.
사무실로 활용하는 방은 천장과 동쪽 벽을 잇는 지점에 세로 창을 냈다. 이를 통해 채광이 좋게 했으며 아침부터 저녁까지 다양한 빛의 효과가 연출되도록 해 직원들이 즐거운 분위기에서 일할 수 있도록 했다.
사무실 위에 있는 다락은 연구개발실이다.

단열재의 선정도 크게 신경 쓴 부분 중 하나다. 단열재는 비드법 보온판 2종 3호를 사용했는데, 일반적으로 시공하는 120㎜ 두께보다 80㎜나 두꺼운 200㎜를 적용했다.
또한, 비드법 보온판 2종은 숙성 과정이 없으면 휨 현상이 발생하는 점을 고려해 미리 숙성된 것을 사용했다. 숙성을 확실히 하기 위해 단열재를 건물에 시공하는 시점보다 먼저 발주해 보온판을 추가로 숙성하는 시간도 가졌다.

옥상은 직원들의 체력 단련실이다. 녹음이 가득한 작은 언덕이 옥상 앞에 있어 조용히 사색하며 휴식을 취하기에도 좋은 공간이다.

“이 건물의 설계 기간은 일반적인 기간보다 길었을 뿐만 아니라, 건축주와 전시장을 돌아다니며 각 자재의 디자인과 성능을 검토해 설계를 완성했어요. 가족과 직원이 함께 살아가는 건물이라면 일반 주택과는 차별화된 지점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조명을 포함한 인테리어 계획까지 진행했던 터라 집안 곳곳을 볼 때마다 많은 추억이 살아나는 곳입니다.”

건축가와 건축주의 호흡이 잘 맞았기에 이처럼 가족과 직원이 모두 만족하는 사무실 겸 주택이 완성된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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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 단독주택】 두 공간의 쾌적한 공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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