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도시민이 전원생활을 시작할 때는 한 가구가 내려가 정착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래서 낯설고 외로운 일상에 지쳐 다시 도시로 돌아가는 일도 부지기수다. 김관준·이재순 부부를 포함한 네 가구는 이런 시행착오를 겪지 않고자 처음부터 함께 주택을 짓고 시골에 정착하기로 했다.
글과 사진 김경한
HOUSE NOTE
DATA
위치 충남 서천군 서면 원두리
건축구조 경량목구조
대지면적 전체 3,756.00㎡(1,138.18평)
필지 751.18㎡(227.63평)
건축면적 필지 102.30㎡(31.00평)
연면적 필지 102.30㎡(31.00평)
1층 102.30㎡(31.00평)
다락 33.00㎡(10.00평)
건 폐 율 13.62%
용 적 률 13.62%
용도 자연녹지지역
설계기간 2016년 6월 ~ 2016년 7월
공사기간 2016년 7월 ~ 2016년 10월
공사비용 3억 9,200만 원(3.3㎡당 400만 원) - 2가구 34평, 1가구 30평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이중 그림자슁글
외벽 - 스타코 플렉스, 고파벽돌
실내마감재 실내 - 삼목 루버, LG 패브릭 벽지
주방 - 타일
욕실 - 타일
천장 - 삼목루버
바닥 - 강화마루
창호 - 삼중 창호(트라이캐슬)
단 열 재 지붕 - 크나우프 30-16 단열재
외단열 - 비드법 보온판 1종 1호
내단열 - 크나우프 30-16 단열재
주방기구 한샘
위생기구 브라운
난방기구 기름보일러
설계 및 시공 강남하우징 010-8612-8919 www.knhousing.co.kr
전원생활 장기 프로젝트
원래 서로의 존재조차 몰랐던 네 가구의 중심에는 김관준·이재순 부부가 있었다. 부부는 먼저 같은 교회에 다니는 임애숙 씨를 설득했고, 결국 임애숙 씨의 남편도 참여 의사를 밝혔다. 두 가정은 전원주택을 시작할 부지를 찾는 동시에, 이들과 뜻을 같이할 이들을 찾아 나섰다.
그러다가 김관준 씨의 친구 내외와 이재순 씨의 친구 내외가 동의하면서 총 네 가정이 전원생활을 함께하게 됐다. (원래 한 가정이 더 있어 총 다섯 가구이나, 마지막 가정의 부부는 아직 젊기 때문에 나중에 합류하기로 했다.)
“주변에서 도시를 떠나 전원생활을 시작한 이들이 얼마 견디지 못하고 다시 도시로 돌아오는 경우를 많이 봐왔어요. 그 원인을 곰곰이 생각해 보니 외로움이더라고요. 그래서 우리 부부는 처음부터 전원생활을 함께 할 이들을 찾아 나섰죠.”
김관준 씨는 “현시대에는 부모가 은퇴하고 나서 자녀에게 기댈 수 있는 상황도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고도 말했다. 그래서 김관준 씨 부부는 시골로 홀로 내려가기보다는 아는 지인들이 함께 내려가 서로 도와가며 전원생활을 한다면 성공적으로 시골에 정착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네 가구가 정착하게 될 장소는 여러 부지를 물색한 끝에 충남 서천군 서면의 한마을로 정했다. 이곳은 대지가 넓어 네 가구가 들어서기 적합하고, 춘장대 IC에서 5분 거리에 있어 교통 여건도 좋았다. 네 가구 모두 개신교를 믿고 있어, 바로 앞에 교회가 자리 잡고 있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통일성과 개성을 함께 살린 공간
김관준 씨는 건축박람회를 돌아다니며 시공사 정보를 찾다가 시공사 부스를 발견했다. 대표와 임직원이 모두 젊을 뿐만 아니라, 이들이 건축업계 밑바닥에서부터 실전 경험을 쌓은 것을 확인하고 김관준 씨는 시공을 맡겼다.
이들 부부와 함께 다른 두 가구 또한 같은 시공사와 계약했다. 단, 임애숙 씨 부부는 예전부터 조적식으로 집을 짓고 싶어 했고 염두에 둔 시공사가 있어 그곳에 시공을 의뢰했다.
시공업체는 가구별로 정확히 필지를 나누고 일사천리로 공사를 진행했다. 건축주들은 네 가구가 함께 하는 만큼 어느 정도 정서를 공유할 수 있도록 주택의 전체 콘셉트를 비슷하게 했다. 우선 필지는 나누되 집과 집 사이에 담장을 치지 않기로 했다. 집 주위로 잔디만 깔고 서로가 함께 마당을 공유하기로 한 것이다.
이 집터가 자리 잡은 방향은 전체적으로 진입로를 등지고 있는데, 네 가구 모두 현관을 진입로 쪽으로 배치해 동선을 줄였다. 실내에도 모든 주택의 천장을 삼목 루버로 덮고, 거실 한쪽 벽면 전체를 인조대리석 아트월로 구성했다. 거실과 주방은 일체형으로 해 실내가 작아 보이지 않도록 설계했다.
통일감 속에 건축주의 선호도에 따른 변화도 잊지 않았다. 계단 밑 부분은 수납과 창고 용도로 다양하게 쓸 수 있도록 설계해 건축주들의 성향에 따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겼다. 공간 구성에 있어서도 방 2개와 욕실 2개, 일체형 주방 겸 거실을 모든 집에 갖췄지만, 그 배치와 크기에서는 각자의 성향에 맞췄다. 어떤 집은 어머니가 함께 살아 화장실을 좀 더 크게 설치했고, 또 다른 집은 주방을 좀 더 크게 해달라고 했다.
“저희가 ‘사공’이 많다 보니 요구 사항도 참 많았어요. 시공사에서 이런 부분을 아무 불평 없이 받아주고 공사를 해줘서 저희 모두 마음이 한결 수월했어요.”
김관준 씨의 말을 듣던 시공사 이종철 이사는 “평소 시공사의 고집이 아닌 건축주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공간을 구성하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시공업체는 한 사람이 공사 시작부터 마감까지 항상 건축주와 함께하고 있어, 현장의 소소한 문제점까지 신속히 파악하고 해결할 수 있다.
네 가구가 한꺼번에 모이다 보니 아직은 조율해야 할 의견이나 풀어야 할 숙제도 많다. 하지만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말이 있듯이 서로 의지하고 기댈 수 있다는 점에서 전원생활의 시작이 즐겁기만 하다. 이웃의 얼굴조차 모르는 도시에서는 맛볼 수 없는 시골생활의 묘미가 펼쳐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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