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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소재 이런 주택

이축권 구입해 그린벨트 지역에 침목으로 지은 집

시간이 지나면서 침목이 갖는 좋은 점도 발견하게 됐다. 침목주택의 특징은 우선 해충의 접근을 막아준다는 점과 건축 후에도 나무가 갈라지거나 뒤틀릴 염려가 없다는 점, 그리고 자체적으로 단열성능을 가졌다는 점이 꼽힌다. 흰색 사이딩이 빛나는 그림 같은 집은 아니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나름대로 분위기와 특색 있는 집이 될 것이란 기대감도 가질 수 있다.


침목으로 집을 짓는 다는 것 자체가 건축주 입장에선 모험이나 다름없는 일. 흔히 사용되는 건축자재가 아닌데다 침목주택의 좋고 나쁨에 대한 객관적인 검증 자료도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김진오 김애순씨 부부도 처음 얼마간은 침목주택을 놓고 다소 망설였다. 우선 외관은 특별해 보일지언정 사이딩으로 단정히 마감된 일반 주택처럼 화사한 분위기는 기대할 수 없는 ‘아쉬움’ 때문이었다. 또 실내에서 고약한 침목 냄새가 날지도 모른다는 걱정도 앞섰고, 그렇다고 건축비가 일반 목구조 주택보다 저렴하지 않다는 점도 결심을 망설이게 했다.

그러나 침목주택을 마음에 둔 이후부터는 다른 주택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오히려 침목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지면서 단순한 ‘관심’ 차원이 침목에 대한 ‘애착’으로 발전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침목이 갖는 좋은 점도 발견하게 됐다. 침목주택의 특징은 우선 해충의 접근을 막아준다는 점과 건축 후에도 나무가 갈라지거나 뒤틀릴 염려가 없다는 점, 그리고 자체적으로 단열성능을 가졌다는 점이 꼽힌다. 흰색 사이딩이 빛나는 그림 같은 집은 아니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나름대로 분위기와 특색 있는 집이 될 것이란 기대감도 가질 수 있다.

결국 침목을 이용해 주택을 짓기로 했다. 건축은 지난 7월부터 시작됐다. 30평 규모로 짓되, 20평정도의 별도 부속건물을 들이기로 했다. 이 곳 과천시 주암동 일대가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인 곳이어서 외지인의 경우 30평 이상은 지을 수 없었고 다만 20평 규모의 부속사만을 들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자제 구입에서부터 설계, 시공 일체는 운봉산업개발에 의뢰했다. 본체 실내 구조는 방 3개에 거실, 주방, 화장실 등으로 설계했는데 천장을 높여 공간감을 강조했다. 내벽은 침목위에 타이벡을 붙이고 단열재를 대고, 그 위에 다시 합판을 댄 다음 석고보드로 마감, 핸디코트로 마무리했다. 외벽은 침목이 그대로 노출되도록 했다.

부속건물도 비슷한 방식으로 시공했다. 다만 주거용인 아닌 부속사이기 때문에 난방을 설치할 수 없었다. 원룸식으로 꾸며 창고로 쓰되, 내부마감에 신경을 써 휴식공간으로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소요된 침목은 모두 7백여개 정도. 본건물에 4백50여개, 부속 건물에 2백50여개가 각각 쓰였다. 침목의 평균 무게는 약 80kg 정도로 길이는 2.5m, 각변은 15cm, 24cm 정도다. 개당 가격은 약 3만5천원. 침목을 일일이 인부들이 들어올려 쌓아야 하기 때문에 작업과정이 수월한 편은 아니었다.

건축은 9월 초순에 완공됐다. 당초 고약한 냄새가 날지도 모른다는 선입견은 현관문을 여는 순간 사라졌다. 민트향을 연상시키는 아주 은은한 냄새가 오히려 신선하게 느껴진다. 분명 침목 냄새임에도 결코 나쁜 느낌이 아니었다. 서울 반포의 아파트에서 생활할 때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 시끄러운 차 소리도 여름철이면 날아드는 까만 먼지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더욱이 이 일대가 개발제한구역이다보니 자연경관도 그만이었다. 오히려 창문을 열면 신선한 바람과 함께 짙어 가는 가을색이 제격이다.

사실 이 땅은 지난 81년에 평당 2만3천원씩을 주고 사두었던 땅이다. 당시 부동산에 문외한이었터라 개발제한구역인지도 모르고 경관에 반해 덜컥 구입했던 땅. 게다가 2만3천원이란 가격도 당시엔 시세보다 비싼 금액임을 나중에 알고 적잖이 속을 아파해야 했던 그런 땅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전화위복이 됐다. 과천, 사당, 양재동이 아주 가까운 거리에 있으면서도 그 곳들과는 전혀 다른 자연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한 천혜의 주거공간. 모두가 부러워 하는 그런 곳이 된 것이다.

글·사진 류재청

김진태/운봉산업개발 사장 침목은 부후 및 뒤틀림 염려 없는 고급 자재

침목주택은 흔히 접할 수 있는 일반적인 건축물은 아니다. 카페 정도가 고작이고 주거용의 경우는 더욱 드문 편이다. 이는 침목의 공급이 한정적인데다 ‘건축자재로써의 침목’에 대한 일반인들의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침목으로 집을 짓고 사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침목 주택에 대해 매우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다. 일부 외관이 주는 이미지 때문에 꺼리는 경우도 있지만 살다보면 좋은 점이 더 많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침목은 철도청이 일년에 한 번 정도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경매에 부친다. 과거 몇 천원 하던 것이 지난해 2만원대를 형성하더니 올핸 3만원대로 올라섰다. 수요가 느는데 비해 공급은 한정적이어서 가격이 매년 뛰고 있다.

경매에 나온 침목들은 대부분 시멘트 제품으로 대체되면서 빠져나온 침목들이다. 새 침목이 아니라 기름성분과 고약한 냄새가 적당히 제거되어 주택자재로 쓰기에 안성맞춤이다. 실제 침목으로 집을 경우 여러 가지로 좋은 점이 많다. 우선 각종 해충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고, 내부적으로도 자생하기 힘든 조건을 갖추게 된다. 또 침목 자체가 오랫동안 기름에 절여진 상태여서 일반 목재와 달리 부후의 염려가 없다. 자연스레 방부목이 된 셈이다. 자체 단열 성능이 뛰어나고 건축후 뒤틀리거나 갈라질 염려가 없다는 것도 장점에 속한다.

건축정보

위치: 경기도 과천시 주암동(그린벨트지역)
부지면적: 6백93평(준농림전 5백93평, 대지 1백평)
부지구입년도: 81년
부지구입금액: 평당 2만3천원(준농림전)
현재 주변시세: 평당 70~80만원선
건물형태: 단층 침목주택
공사기간: 99년 7월~9월초
건평: 건물면적 30평(별도 부속건물 20평)
실내구조: 본건물(방3, 화장실, 거실, 주방) 부속건물(원룸, 화장실)
방위: 남향
평당 건축비:3백40만원
구조체 및 외벽마감: 침목
사용된 침목수량: 7백여개
침목 가격: 개당 3만5천원
단열재: 스티로폼 50mm쪾내벽마감: 타이벡-단열재-합판-석고보드-핸디코트
지붕마감: 아스팔트싱글
바닥재: 코르크 바닥재(호주산)
창호재: 알루미늄 이중창
난방형태: 가스보일러(LPG)
식수공급: 지하수
주변 가구수: 15세대.
입지여건: 과천 경마장 뒤쪽 그린벨트지역
생활권: 과천, 사당, 양재 근거리

■ 설계 및 시공: 운봉산업개발(02-2646-4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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