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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목조주택회사 Potton Ltd는 전통적인 기둥·보(Post & Beam) 방식으로 목조주택을 짓는 회사다.

이 회사의 주택은 기둥·보 방식의 최대 장점인 리모델링이 용이하다는 이유로 세계 여러 나라에서 사랑 받고 있다.

하지만 이 회사의 제품보다 더 우수한 것이 한옥이다. 기둥·보 건축방식이면서, 나무와 황토를 사용해 친환경적이며 인체에 이로움을 주는 주택이다.

하지만 한옥은 그 지닌 우수성에 비해 생활상의 불편 때문에 주거용 주택에서 점점 밀려나고 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최근 경제적 수준이 높아지면서 사람들이 갖고 싶은 주택 중 한옥의 비율이 높아져 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현재는 한옥을 짓는 장인들이 부족하고 그 시공방식이 까다로워 목조나 스틸주택에 비해 시공비가 높기에 주택을 신축하는데 어려움이 많다.

지금은 리모델링 시대
외국의 경우, 주택신축보다 리모델링이 일반적이다.

주택을 시공할 때 기초를 튼튼하게 하고 좋은 자재를 사용해 지었기 때문에 기존의 주택을 부수고 짓기보다 그 골격은 살려두고 내부, 지붕, 창틀정도만 뜯어내고 리모델링 한다.

리모델링 개념이 우리나라에 들어 온 지 이제 겨우 10년이 넘었다. 그 동안 리모델링의 대상으로 생각된 것은 대형빌딩 및 아파트가 고작이었다.

양평읍에서 10여 분 떨어진 강상면 신화리에는 한옥 리모델링을 제대로 보여준 전원주택이 있다.

건축주 이상길 씨는 12년 동안 퇴촌 영동리 “전주밥상”, 가평 현리 “썬힐 골프장 그늘집”등 양평지역에 카페와 전원주택을 시공해 왔다.

하지만 3년 전부터 건축주는 농촌빈집을 활용하는 방안에 관심을 가졌다.

시멘트산업의 발달로 우리나라의 주택문화가 철골콘크리트, 벽돌 등을 이용한 건축방식으로 변화하면서 한옥들은 점점 자리를 잃어갔다.

그는 시골에 가면 꼭 있는 흉물스럽게 기울어져 가는 한옥을 보면서 그 활용방안을 찾기 시작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한옥 리모델링이었다.

건축주가 말하는 한옥 리모델링은 외국의 리모델링과 크게 다를 바 없다. 우선 지붕트러스트를 뜯어내고 나무창문틀을 뜯어낸다.

그리고 난 뒤 벽체 보강을 하고 새로운 지붕트러스트를 얹고 창문을 달고 내부마감을 한다. 한옥 리모델링 역시 마찬가지다.

우선 기둥·보를 제외한 흙벽을 들어내고 지붕의 슬레이트를 걷어낸다.

기둥과 보를 보강을 하고 난 뒤 대체적으로 작은 한옥들의 평수를 키우기 위해 기둥과 보의 간격을 조정한다.

구들장으로 되어있는 바닥은 걷어내고 온돌보일러를 깔고 난 뒤 황토벽돌로 벽을 쌓고 지붕은 기와로 마감하는 방식이다.

오래된 집이다 보니 작업이 타 주택에 비해 느리게 진행된다.

한옥도 재테크 상품
현재 건축주가 살고 있는 한옥은 2001년 여름 6천500만원을 주고 구입했다. 당시는 대지 130평 위에 앉아있는 오래된 폐가였다.

구입 후 4천만 원을 들여 리모델링에 들어갔다. 리모델링을 마치고 난 현재 이 한옥의 거래금액은 1억 5천만 원 선이라고 한다.

실제로 이전에 건축주가 다른 한옥을 리모델링 했을 때도 5천 500만원을 주고 대지와 한옥을 구매한 뒤 리모델링 비용 4천만 원을 들여 1억 5천만 원을 받고 다른 사람에게 되팔았으니 지금의 주택에 소요된 금액과 리모델링 후 시세가 비슷했다 한옥을 3개 월 동안 리모델링하여 5000만 원 정도 이익을 본 셈이다.

건축주는 부모님이 물려주신 한옥을 잘 리모델링 한다면 그 역시 놓칠 수 없는 재테크라고 말한다. 현재 한옥을 새로 짓게 될 경우 평당 가격은 600만원 이상이다.

진화된 한옥으로
한옥이 현대로 접어들면서 불편해진 이유는 동선의 문제였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부엌과 화장실을 집 내부에 두지 않았다.

생활양식이 서구식으로 변화하면서 생활 편의를 중심으로 주택구조가 정해지기 시작했다.

현재 건축주가 사는 집의 리모델링 방식은 이런 생활의 동선들을 모두 집안으로 끌어들인 것이다.

부엌은 현대식으로 꾸몄고, 화장실과 욕실도 집 내부에 두었다.

대청마루 대신 넓은 거실을 마련했고 바닥의 일부는 아궁이를 이용해 전통온돌 방식을 취하고 있으며 나머지 부분은 보일러를 깔았다.

부엌 쪽 작은 문을 열고 나가면 데크가 설치돼 있어 바비큐를 하는데도 어려움이 없다. 바닥은 황토로 깔되 먼지가 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대리석 처리 된 바닥재를 사용했다.

전통한옥의 장점은 그대로 살리고 생활의 편의성은 최대한 확보해 둔 셈이다. 주택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 진화해 가고 있다.

전원으로의 이주
건축주 부부에게 전원으로 이주하는데 있어 가장 큰 어려움은 현재 고등학교 2학년인 딸이다.

건축주 부부는 전원생활을 하면서 여유롭게 살고 싶은 마음이지만 딸은 시골이 갑갑하게만 느껴진다고 했다.

그래서 지금의 한옥에도 한 번도 온 적 없이 서울의 집에서만 살고 있다.

아직은 서울에서 살고 싶기만 한 딸에게 부부는 전원으로의 이주를 강요하지 않는다.

한옥의 숨겨진 매력을 몰랐다가 어느 날 참 모습을 발견하여 한옥 리모델링 일을 하는 자신처럼 딸 역시 시골의 숨겨진 매력을 언젠가는 발견 할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田

■ 글·사진 박일 기자

■ 건축정보
·위 치 : 경기도 양평군 강상면 신화리
·건축형태 : 목조황토기와집
·부지면적 : 130평
·건축면적 : 30평
·실내구조 : 침실 2, 거실 1, 주방 1, 욕실 1, 화장실 2
·외벽마감 : 황토벽돌
·내벽마감 : 황토미장
·지붕마감 : 시멘트기와
·창 호 재 : 고재목창
·공사기간 : 2002년 7월 ~ 2002년 11월
·건축비용 : 리모델링 비용 평당 120만원

■ 시공 : 예록 2인의 건축가 (031-772-4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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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흐름 속에 다시 태어난 양평 30평 리모델링 한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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