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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청도군 각남면 사리 한송전원마을 내 99.84㎡(30.26평) 복층 ALC주택. 청도의 진산인 남산에 기대어 화악산을 바라 보는 주택으로 우측은 외쪽지붕이 산세를 받아 안은 듯하며, 좌측은 평지붕이 잔잔한 호수처럼 안정감을 준다. 수석壽石애호가가 사는 주택이어서일까. 푸른 잔디 마당이란 수반 위에 한 점의 산수경석山水景石을 정갈하게 앉힌 듯한 느낌이다. 

건축 면적은 79.02㎡(23.95평)임에도 손님방, 거실, 주방/식당, 안방을 좌우로 길게 배치해 여유로워 보이며, 툭 불거져 나온 손님방과 현관이 거실과 덱Deck의 연계성을 더욱 튼튼하게 한다. 건축가 김진애 씨가《이 집은 누구인가》라는 수필에서“집을 보면 사람이 보인다. 집은 그곳에 사는 사람의 품성을, 성향을, 정서를 드러낸다. 집은 옷과 비슷하다”고 했던가. 주변 환경과 터에 순응하는 검박한 주택과 자연을 벗하며 안분지족安分知足하는 삶을 즐기는 건축주가 너무 잘 어울린다.

글 사진 윤홍로기자

청도의 진산인 남산을 배경으로 친구네와 이웃하며 나란히 지은 주택

건축정보
위치 경북 청도군 각남면 사리
지역/지구 계획관리지역
대지면적 660.0㎡(200.0평)
건축면적 79.02㎡(23.95평)
연면적
99.84㎡(30.26평)
1층 78.57㎡(23.81평)
2층 21.27㎡(6.45평)
건축형태 복층 ALC 블록 주택
지붕재 금속 기와
외벽재 스타코, 전돌(포인트)
내벽재 합지, 무늬목
바닥재 강화마루
창호재 LG 베스트 265 하이새시
난방형태 화목보일러, 기름보일러, 구들방
설계 및 시공 대림ALC주택 1544-4460 www.dlalc.com

"넓은잔디 마당이 있는 집, 그건 소시민의 꿈이잖아요. 이삿짐을 나르고자 잔디 깔린 내 집 마당에 처음 차를 들이던 날, 기쁨에 겨워 이웃집 친구와 술 한잔을 했어요.” 30여 년 근무해 온 영남대학교 행정직에서 퇴직한 건축주가 경북 청도군 각남면 사리 한송전원마을에 99.84㎡(30.26평) 복층 ALC(경량 기포 콘크리트)주택을 지어 이주할 때의 이야기이다.

건축주는 20여 년 전, 현재 출가한 무남독녀 딸이 돌 즈음에 병을 얻자 건강과 자연에 관심을 가지면서 전원생활을 염두에 둔다. 그로부터 몇 년 뒤 퇴직 후 전원에서 여생을 보내고자 밀양 박씨 집성촌인 청도군 금천면 동곡리에 전원주택지를 마련한다. 동곡리는 6·25전쟁 때 이승만 대통령이 하룻밤 묵었다는 만화정이란 정자가 딸린 여든여덟 칸 운강고택을 비롯한 전통 한옥이 밀집한 곳이다. 그런데 건축주가 정작 전원주택을 지은 곳은 동곡리가 아닌 한재미나리로 유명한 청도군 각남면 사리의 한송전원마을이다.

수석壽石 애호가의 주택답게 수마水磨가 잘 된 산수경석山水景石 한점을 정갈하게 앉힌 듯하다. 현관 후면이 주방/식당이기에 진입 동선은 일직선이 아닌‘ㄴ’자 형으로 동쪽에서 서쪽으로 진입해 다시 북쪽으로 꺾어 중문을 열고 들어가도록 한 구조이다.
정남향이라 온종일 밝고 고운 햇살이 들이치는 거실. 평천장임에도 전등과 계단 부분에 차를 둬 단조롭지 않다.

“수석, 목부작木附作 등 취미가 나와 비슷한 직장 친구가 2003년에 전원에서 생활하고 싶다기에, 그럼 내가 아는데가 있는데 함께 가보자 해서 한송전원마을을 한 바퀴 둘러보았어요. 이 마을은 개발한 사람이 지인하고 연결돼 예전에 놀러 온 적이 있죠. 그런데 친구가 마을을 한 번 보고 한 달도 되지 않아 나에게 땅을 샀다면서 이웃하며 같이 살자는 거예요. 그래 나도 동곡리 땅을 팔지 않은 채 또 이 마을에 땅을 샀지요. 바로 옆집이 친구네예요. 주택을 친구는 지난해 지었고, 나는 올해 3월에 착공해 5월 말에 지었어요.”

청도의 진산인 남산과 화악산 사이 밤티재에 있는 한송전원마을은 총 28필지를 모두 분양한 상태이며, 구성원은 부산과 대구지역에서 이주해 온 사람이 반반이고 연배와 직업군이 비슷하다. 아직 나대지가 많은 편이며, 건축한 주택은 입주 초기 주말주택에서 현재 상주용 주택으로 전환하는 추세이다.

튼 벽을 사이에 둔 거실과 주방/식당은 순환 구조이다. 튼벽에 걸린 저녁노을과 함께 하는 집이란 뜻의 당호 여하당與霞堂이 눈에띈다.

ALC 선택 요인은 단열성
건축주는 친환경성, 단열성, 시공성 등의 이유로 건축구조를 ALC주택으로 정한다. “어떤 주택을 지을지 고민하다 보니 대구 수성구 아파트에서 경산 영남대까지 출퇴근하는 길가에 들어선 주택 시공회사들이 유독 눈에 띄었어요. 그중 하나가 경산시 대평동에 있는 대림ALC주택(대표 박찬구)이에요.

나름대로 ALC의 특성에 관한 정보를 수집했는데 자연과 가까운 숨 쉬는 건축 자재로 친환경적이다, 현장에서 자재를 쉽게 가공하기에 공사 기간이 짧다, 단열성이뛰어나 냉난방 에너지 절감 효과가 높다는 점에 호감이 갔어요. 무엇보다 해발 고도가 480m 정도로 한여름에도 선선한 기운이 감도는 산촌에 짓는 주택이라 ALC주택의 단열성이 맘에 들었어요.”

ALC주택의 단열성은 어느 정도이기에 건축주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일까. 쌍용 ALC 자료를 보면“ALC는 제조 과정 중 발포되는 수많은 미세 기포로 인해 콘크리트보다 10배의 단열 성능이 있어 별도의 단열재가 필요 없다. 또한, 심한 일교차에도 적정 수준의 실내 온도를 유지해 냉난방으로 인한 에너지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한다.

거실과 덱 사이에 한옥의 머름과 같은 높이 30㎝ 정도 턱이 있다.
황토 구들방. 탁자와 시렁만 있을 뿐인데 그 자체만으로도 멋스럽다.
거실과 주 방/식당 사이에서 시선을 적당히 차폐하 는 ‘튼 벽’.

공간을 보다 넓고 실용적으로
이 주택의 대지는 단지 내 맨 안쪽에 위치한 남향받이로 배산인 남산에 기대어 화악산을 바라보는 형세이다. 660.0㎡(200.0평) 대지는 동서로 긴 장방형이고 남쪽 면은 단지 내 도로에, 북쪽 면은 남산자락에, 동쪽과 서쪽 면은 계단식으로 조성한 이웃 필지에 접한다. 단지 내 도로와 대지는 적정한 높이를 유지하는 데다 주택을 대지 좌측 뒤에 단을 높여 앉힘으로써 외부 간섭에서 벗어나고, 도로와 마당과 집터 간 위계가 분명하고, 일조와 통풍과 전망도 등도 양호하다. 평면 계획은 1층 78.57㎡(23.81평)는 우측에서 좌측으로 안방, 화장실, 주방/식당, 거실, 황토 구들방을 길게 배치한 구조이다.

2층 21.27㎡(6.45평)는 후면이 서실書室이고, 그 전면이 온실과 화장실이다. 건축주가 평면 계획을 주도했는데 워낙 꼼꼼해 실시 설계 시 큰 수정 없이 실별 면적만 가감했을 뿐이다. “10년 전에 산 땅이기에 상당기간 전문 서적을 보고 인터넷을 검색하며 집사람과 단둘이 살기 편하도록 밑그림을 그려왔어요. 대림ALC주택에서 주택을 설계할때내의견을 90% 이상 반영했을 정도로요. 1층은 보일러실을 빼면 66.0㎡(20.0평) 남짓한 공간임에도 각 실을 좌우로 길게 배치하다 보니 실제면적보다 훨씬 넓어 보여요.”

안방으로 향하는 복도 벽에는 그림을 전공한 무남독녀의 작품과 쓰임새 많은 수납공간이 있다.
화이트 톤으로 마감한 계단실은 천장 등 하나와 창문 하나만으로도 조도가 충분하다.

자연과 주택의 조화, 삶의 질을 업
이 주택은 각 층과 실이 호응하며 순환하는 구조이다. 1층 거실과 2층 서실 사이에서, 그리고 거실과 주방/식당 사이에서 시선과 동선과 공기가 순환한다. 그래서인지 기상청에서 영남지역에 연일 폭염주의보를 발령할 정도로 무더운 날씨임에도 이 주택에는 에어컨이 없다. ALC 자재가 온·습도를 항상 일정하게 유지해주기도 하지만, 유체역학상 2층 서실에서 계단을 타고 내려온 서늘한 산바람이 거실과 주방/식당을 순환하기 때문이다.

다음이 거실과 주방/식당 사이 양쪽을 튼 내벽이다. 여느 주택의 경우 보통 거실과 주방/식당 사이에 벽이 없지만, 이 주택은 거실과 주방/식당을 좌우로 배치하다 보니 거실에서 우측으로 흐르는 시선이 머무르는 장치를 둔 것이다. 바로‘튼 벽’인데 거실에 앉아 현관으로 들어오는 사람과 나이 들면 깜박하기 쉬운 주방의 가스레인지 불을 살피고, 다과나 음식을 가지러 갈 때 번거로움을 없애고, 공기 흐름을 원활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거실의 전면창은 보통 안팎으로 드나들기 편하도록 턱을 없애지만, 이 주택에는 한옥의 머름과 같은 높이 30㎝ 정도 턱이 있다.

낮에는 화악산이, 밤에는 별 무리가 내다보 이는 안방. 책상 위《별자리 여행》이란 책을 통해 주변 환경과 건축주의 전원생활을 엿볼수있다.

2층 서실. 건축주는 이곳에서 바라보는 저녁노을이 아름다워 당호를 여하당이라 짓는다. 북쪽 창을 통해 남산을 보고 산들바람을 느끼며, 서쪽 통창을 통해 저녁노을을 보노라면 어느덧 여름날의 하루가 저물어 간다.

건축주는 여기에 수납장을 짜서 하단은 책꽂이, 상단은 난초나 수석 전시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 턱은 안에서 밖을 내다보는 편안한시선과 달리 밖에서 안을 들여다보는 시선을 상당 부분 차단하기도 한다. 거실 좌측에 있는 황토 구들방은 섭생실攝生室과 손님방을 겸한다.

“딸과 사위, 손님이 올 때 쉬는 게스트 룸으로, 주인과 손님 공간이 너무 가까우면 불편하기에 두 공간을 좌우로 떼어놓았어요. 작은 탁자 하나와 이불을 얹는 시렁만 놓았을 뿐인데 그 자체만으로 운치가 있어요. 대림ALC주택에서 황토석 바닥에다 창틀 하단부와 천장을 루버로 건강하게 꾸며줘 고마운 마음으로 요긴하게 사용하는 공간이에요.”우측 전면 남향으로 앉힌 안방은 일조와 조망이 빼어난데, 특히 침대에서 내다보이는 창밖 화악산 풍경은 그 자체가 한 폭의 진경산수화眞景山水畵이다. 안방에는 사진이나 그림 액자, 철에 맞지 않는 잡다한 물건을 넣어두는 다락이 있다. 2층 서실과 옥상은 건축주가 친구를 맞이하는 공간으로 한옥에 비유하자면 사랑방과 누마루에 해당한다. 서실에 낸 통창으로 가까이는 잔디가 넓게 깔린 마당을, 멀리는 주변의 풍광을 빨아들이는 듯하다.

툭 불거져 나온 황토 구들방과 현관 사이, 거실 전면에 편안하게 계획한 덱.
2층 서실이 친구를 맞는 사랑방이라면, 옥상은 누마루에 해당한다.

건축주는“5월 중순에 입주해 이것저것 정리하느라 아직 전원생활의 참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했지만, 폐쇄적 공간인 아파트에서 살던 때와 달리 잠이 잘 오고 마음도 편하다”고 말한다. 또한 “내 땅은 아니지만 아름다운 주변 풍광을 눈으로 맘껏 소유하고, 아파트와 달리 오디오 볼륨을 높여 맘껏 음악을 들으니 눈과 귀가 즐겁다”고 한다.

건축주는 사랑방 격인 서실 통창으로 보이는 저녁노을이 너무 좋아 당호를 여하당與霞堂이라 짓는다. 저녁노을과 함께하는 집이란 뜻이다. 노을은 인격이나 지식 따위가 깊고 원만한 원숙미와 새로 펼쳐질 날에 대한 기대감을 상징한다. 여하당, 주변 환경과 터에 순응하는 검박한 주택 그리고 자연과 벗하며 안분지족安分知足하는 가운데 제2의 인생을 즐기는 건축주에게 너무도 잘 어울리는 당호이다.

남산자락과 주택 사이에 조성한 텃밭으로 동선은 다용도실에서 이어진다.
주택의 입면이 산세山勢의 흐름에 따라 앉힌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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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노을과 함께하는 '여하당' 청도 ALC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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