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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를 이해하는 마음은 행복한 가정을 유지하는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다. 똑같이 득을 얻어야 하는 마음이 아닌 내가 좀 더 내놓아야 한다는 배려와 존중이 있어야 삶을 이해하기가 좀 더 수월해진다.

배신규(50)·조수경(48) 건축주 부부가 그렇다. 늘 화목한 부부가 지난해 5월 산양리 문화마을에 새롭게 터를 잡았다. 집은 마치 그들의 꿈을 들여다보는 것 같은 인상을 남겼다.
 
·사진  백홍기 기자

※ 기사 하단에 이 주택과 관련된 영상을 링크시켰습니다. 
    보다 자세한 사항이  알고 싶으시면 영상을 클릭해 주세요.

창틀에 만든 화분 진열대로 집 외관이 더욱 화사해 보인다

건축정보
위치 경북 경산시 남산면 문화마을
건축형태  경량 목조주택
지역지구  일반 주거지역
대지면적  433.90㎡(131.25평)
건축면적  97.83㎡(29.59평)
연면적  97.83㎡(29.59평)
            누다락 14.87㎡(4.50평)
지붕재  아스팔트 이중 그림자 슁글
외장재  시멘트 사이딩
내장재  칠, 벽지
바닥재  합판마루 온돌마루
보조난방  수프라 벽난로(프랑스)
창호재  아트리움(미국식)
설계  천명건축사사무소
시공  다우주택  053-853-6110  www.다우주택.com

분홍 벚꽃비가 흩날리던 날 건축주 부부의 하얀 집을 찾았다. 밝은 햇볕과 맑은 대기는 하얀 시멘트 사이딩으로 꾸민 집을 더욱 눈에 띄게 한다.  짙은 회색의 아스팔트 슁글로 마감한 지붕은 무게감을 주어 보다 안정감 있게 보인다. 환기와 조망, 빛을 받아들이는 창은 또 하나의 기능을 더한다.

예쁜 화분 진열대를 장식해 다소 밋밋해 보일 수 있는 외관을 장식했다. ‘언덕 위의 하얀 집’을 상상하며 전원생활을 꿈꿔온 이들이라면 바로 이런 집이 아닐까?

입체적으로 디자인한 거실 창과 폴리싱타일로 꾸민 벽난로 공간은 높은 천장과 어울려 환하면서 아늑한 공간을 연출한다.

벚꽃의 아름다움이 담긴 집
흰색의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서 먼저 떠오르는 말은 예쁘다라는 단어다. 차분하면서 깔끔하고 요소요소에 재미가 담긴 집이다. ‘집은 사람을(주인을) 닮는다’는 말처럼 건축주의 느낌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단층의 집은 중앙의 내력벽을 중심으로 좌측으로 주방과 안방, 우측엔 거실과 자녀 방이 놓인 구조다. 안방과 자녀 방, 주방과 거실을 대칭으로 설계해 각각 독립성을 강조했다. 덕분에 단층집의 단점이 될 수 있는 단조로움을 극복했다.

또한 여유 공간은 아이템을 이용해 재미를 더했다. 각 실의 분위기는 칠과 벽지로 구분했는데, 주방만은 타일과 세라믹 조명을 사용해 특별한 공간으로 보이게 했다.

박공지붕의 특성인 높은 천장은 시원한 공간감을 제공하지만, 난방의 어려움이 있다는 단점도 있다. 건축주는 벽난로를 들여 단점을 메우고 거실의 분위기를 한층 끌어 올렸다. 천장 아래엔 딸을 위한 작은 공간을 마련해 악기 연주를 연습하고 쉬도록 만들었다. 곳곳에 눈을 즐겁게 하는 요소가 많지만 무엇보다 이 집의 화룡정점은 방이다.

화사한 안방과 아기자기하게 꾸민 예쁜 작은 방이다. 안방은 장미 그림이 그려진 고풍스러운 침대와 연분홍의 장미 벽지를 매치했다. 각을 이루는 벽면은 입면마다 창을 내 빛이 고르게 퍼져 방을 밝혀주는 구조다. 안방을 가만히 주시하면 마치 그림을 보는듯하다. 딸 방은 유학생활로 고단함이 쌓일지라도 한순간에 사그라지게 할 것처럼 따뜻하고 포근함을 담았다.

원목 소파에 패브릭 소재의 체크무늬 등받이 쿠션으로 거실에 발랄함을 더했다. / 수프라 주물형 벽난로와 빈티지 폴리싱타일 매치로 난방과 함께 인테리어 효과까지 극대화 했다.

꿈을 현실로, 현실이 꿈같은 삶이 되어
건축주 부부는 경산 시내에서 아파트 생활을 했었다. 남편은 전원생활을 꿈꿔왔지만, 벌레를 무서워해 시골 생활을 꺼려하는 아내 때문에 마음에만 담아두었다. 하지만 두려움을 극복한 아내 덕에 남편의 꿈은 현실이 되었다.

부부는 닮는다고 하는데 외모만 그런 게 아닌가 보다. 생각도 인생도 한 방향을 바라보니 삶을 누리는 방법도 닮았다. 건축주 가족은 생활의 여유를 부리는 모습도 흡사하지만 생명을 귀하게 여기는 마음도 동일하다. 어느 날 마당으로 들어온 유기견 한 마리를 가슴으로 거두어 식구로 맞이했다. 그들의 전원생활에서 누리는 기쁨과 긍정의 변화는 지금도 진행형이다.

싱크대와 냉장고를 일자로 배치해 시원한 공간감이 들도록 계획한 주방. 도자기 등과 모자이크로 구성한 벽면으로 깔끔하면서 심플함을 더했다.

아파트에서 지낼 땐 병원도 자주 갔어요. 몸이 허약했던 탓에 병원에서 영양제도 자주 맞았어요. 그런데 전원생활을 하면서 병원에 가본 적이 없어요. 남편은 참 부지런해졌어요. 물론 건강도 좋아졌고요. 소파를 벗어나지 않고 집 안 일도 거들지 않더니, 지금은 많은 부분을 도와주고 있어요. 마당에 그네도 만들어주고, 늘 마당과 집 주변을 가꾸느라 부쩍 바빠졌죠.”

현재 문화마을엔 13채 정도의 주택이 들어섰다. 마을 주민은 서로 정을 나누고 이웃과 거리낌 없이 지내며 행복한 마을을 만들어 가고 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집을 짓는 과정에서 마음고생이 심했다고 한다. 반면 건축주 부부는 수월하게 집을 완성했다고 한다. 그 이유로 시공사  황종대 사장을 아낌없이 칭찬했다.  

다락은 접이식 다락방 사다리를 설치해 공간 효율성을 높였다. / 클래식 독립형 욕조를 설치한 욕실.

가장 힘들었던 것을 꼽으라면 아내의 반응을 기다리는 시간이었어요. 건축주가 현장에 자주 나타나면 보통 시공사는 불편해 하는데, 황 사장은 오히려 매일 나와서 확인해보라고 권유했어요. 귀찮을 정도였죠. 또, 중요한 과정은 사진을 찍어서 실시간으로 알려줬어요.”

시공사 황사장은 일에 대한 애정과 책임감이 뛰어나 주변에서 신뢰 높은 사람으로 정평이 난 인물이다. 특히 기술에 대한 확고한 고집과 애착이 넘친다. 예로, 목조주택은 습기에 약하기 때문에 함수율이 높아지지 않게 보호해야 한다. 

건축주의 인테리어 실력이 돋보이는 침실은 디자인과 밝기, 색을 다르게 해 사적이면서 휴식 공간으로써의 역할을 충실히 하도록 꾸몄다.

이 때문에 골조 공사는 서둘러서 진행하는 것이 보통이다. 황 사장은 습기를 차단하기 위해 방수 천으로 덮개를 만들어 모자를 씌우듯 집 전체를 덮었다. 이러한 노력은 골조 공사가 완료될 때까지 이어졌고 어디서도 찾아보기 힘든 광경이다. 또한 지붕 트러스 구조를 철물로 밴딩 처리에 튼튼하게 고정했다. 마치 제 집을 짓는 것 같은 모습을 보며 건축주는 그에게 반했던 것이다.

다락은 딸이 연주 연습을 하거나 잠시 쉴 수 있도록 독립적이면서 아담한 공간으로 계획했다.

은 치열하다고들 한다. 그 치열함에 위안을 얻기 위해 나름대로 희망을 품고 산다. 희망의 지향점은 치열하고 고될 일 없는 파라다이스일 수도 있고, 현재의 삶일 수도 있다.  이들 부부는 현재의 삶에 지향을 두었다. 따사로운 햇살, 작은 마당, 소소한 웃음과 행복 속에서 이들은 자신들만의 파라다이스를 만들어가고 있다.

벚꽃이 지면 에너지 넘치는 여름이, 여름이 지나고 나면 풍성한 수확의 넉넉한 계절이, 그 계절이 지나면 설경 그윽한 겨울이 찾아올 것이다. 어느 계절 하나 버려지지 않을 것이다. 이들 부부에겐 매 순간이 가장 행복할 테니.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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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산 전원주택】 작은 마을에서 시작된 새로운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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