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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은 세상에서 가장 거룩한 존재다. 자녀 뒷바라지하랴, 걱정하랴, 기도하랴. 얼굴에 세월의 흔적이 하나둘 늘어가는 줄도 모른다. 이 집은 그 은혜에 조금이나마 보답하고자 아들 내외가 노부모를 위해 마련한 안식처다. 그 때문일까. 이 집의 아름다움은 부모와 자식 간의 정()에서 시작한다.
 
 박치민 기자   사진  박창배 기자

건축정보
위치  경기 화성시 서신면 송교리
건축형태  복층 철근 콘크리트 주택
지역지구  계획관리지역
대지면적  429.75㎡(130.00평)
건축면적   171.90㎡(52.00평)
연면적  171.90㎡(52.00평)
지붕재  우레탄 도장
외장재  스타코, 적삼목
내장재  벽지, 디자인 월
바닥재  원목마루
난방형태  지열난방
식수공급  상수도
창호재  미국식 시스템 창호
설계 및 시공   미래건축디자인사무소  031-378-1784  http://cafe.naver.com/miraearchi.cafe

우리나라에서 바닷물이 열리는 곳이 있다. 이른바 "모세의 기적"이라 하는데, 제부도는 그중 하나이다. 제부도와 서신면 송교리 구간 사이 물길이 하루 두 번, 썰물 때면 어김없이 갈라진다. 이처럼 하늘과 바다가 하나 되는 곳, 해 뜨고 지는 풍경을 그대로 담고 있는 이곳이 건축주의 고향이자 보금자리다.

자녀 교육문제와 업무 등으로 건축주 가족은 도심에서 거주하기 때문에 현재 집에는 노부모만 거주한다. 집은 여건이 허락하는 대로 부모님과 함께 살 예정으로 지었다. 건축을 서둔 이유는 노부모가 그리운 고향에서 하루라도 더 건강하고 편안하게 지냈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집은 건축주가 나고 자란 옛집을 헐고 신축했다. 옛집에 얽힌 세월들이 추억으로 남는 건 아쉽지만, 실용성과 건강을 위해 과감히 추진했다.

 
업체 선정은 오래 생각지 않았다. 미래건축디자인 사무소의 박성순 소장이 죽마고우기 때문이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박 소장은 누구보다 이곳 환경과 여건을 몸으로 체득한 사람이다.

“어려서부터 같이 자라온 친구이기에 믿고 맡길 수 있었습니다. 집 구조뿐 아니라 조그만 부분까지 친구는 세밀하게 신경 써줬어요. 설계 도중 예기치 못한 복병을 만났을 때도 저희는 많은 대화를 통해 잘 헤쳐 갔습니다. 아무래도 친구였기에 좀 더 편히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서실에서 내다본 뒷마당 / 블랙 계열의 소파로 밝은 공간에 균형을 맞췄다

최고의 냉난방으로 에너지 절감
축대를 쌓고 땅을 평탄하게 고르는 작업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건축에 들어갔다. 설계는 건축주가 원하는 구조를 바탕으로 창문 크기나 위치 등 구체적인 사항을 협의하여 마쳤다. 건축주와 소장이 설계에 있어 중점을 둔 것은 냉난방 시스템과 쾌적한 실내 환경이다. 서해와 밀접한 이곳은 위치상 외풍 등 단열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옛집은 단열이 잘 되지 않아 겨울철에 유독 불편함이 많았다. 이에 새집은 해가 오래 들도록 정남향으로 자리했다. 특히 거실과 주방에는 넓은 창을 내 동틀 녘부터 해거름까지 풍부한 햇살이 실내를 가득 메우도록 했다.

개방성을 강조한 공용공간과 달리 사적인 공간은 정적인 안정감에 포인트를 뒀다

여기에 실용적인 지열난방시스템을 설치해 경제성을 높였다. 지열난방시스템이란 지열히트 펌프로 냉·난방에 필요한 에너지를 지중을 통해 흡수,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땅 속은 3m만 내려가도 1년 내내 약 섭씨 15도를 유지한다. 박 소장은 펌프를 지하 150m까지 깊이 묻어 겨울에는 난방비를, 여름에는 냉방비의 절약을 극대화했다.

전체적으로 모던풍의 도회적인 분위기가 느껴진다.

각 실마다 천장에 부착된 전열교환기도 주목할 만하다. 단열을 강조해 기밀한 시공을 하면 환기 부분이 취약해지기 마련이다. 문을 열어놓자니 열이 빠지고 닫자니 실내공기가 걸린다. 전열교환기는 이 점을 보완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실내에 쾨쾨한 공기는 전열 시스템을 통해 외부 배출되고 바깥 신선한 공기는 내부로 들어온다. 말하자면, 아침에 접한 신선한 공기를 저녁에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자연과 소통하는 공간
보통 집을 방문하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넓은 거실 공간이다. 그러나 이 집은 다르다. 현관문을 열자마자 손님을 반기는 건 바로 자연이다. 큰 창을 통해 야트막한 산자락을 배경으로 저 멀리 서해와 맞닿은 푸른 하늘이 시원스레 다가온다.

현관문을 열자마자 큰 창을 통해 넓은 자연이 펼쳐진다.

살기 좋고, 살수록 편안한 집이란 무엇일까? 모름지기 자연과 벗 삼아 그 흐름을 함께하는 집이 아닐까. 이 집은 자연 속의 여유가 곳곳에 가득하다.
“각 면마다 창을 최대한 많이 내 어느 실에 들어가도 2면 이상의 창을 통해 조망과 채광을 확보했다"라는 박 소장. 거실/주방 앞으로 편히 쉴 수 있는 덱, 마당과 일직선상으로 둔 2층 테라스에서도 자연의 넉넉함이 엿보인다.

2층은 동서로 긴 장방형 형태다. 1층과 마찬가지로 제일 먼저 반기는 것은 자연이다. / 각 실마다 은은한 벽지로 마감해 따스한 봄 햇살의 포근함을 자아낸다.

1층의 평면은 현관 복도를 중심으로 좌측에는 공용 공간인 거실과 주방, 우측에는 사적 공간인 개인 침실과 서재로 배치했다. 공용 공간은 개방감과 활동성을 강조한 반면, 사적 공간은 정적인 안정감에 포인트를 뒀다. 화장실은 각 실과 활동이 많은 거실과 주방 사이에 배치해 건축주 가족의 생활패턴을 세심히 고려했음을 알 수 있다.

2층 테라스. 정남향으로 큰 창을 내 조망과 채광을 확보했다. / 현관문

내벽은 화이트 계열을 주조로 하고 각 창틀은 원목 계열로 구성해 깔끔하면서 부드러움을 연출했다. 거실에는 블랙 색상을 매치해 밝은 공간에 무게감을 주어 균형을 맞췄다.

여기에 각종 전선은 보이지 않게 안으로 들이고 천장에는 매립등을 설치해 심플함을 한층 끌어올렸다.

2층은 동서로 긴 장방형 형태로 양 사이드에 방을 배치해 프라이버시가 확실한 공간이다. 각 실마다 연꽃무늬의 벽지로 마감해 따스한 봄 햇살의 포근함을 자아낸다.

거실/주방과 연계된 마당과 덱. 동틀녁부터 해거름까지 풍부한 햇살이 가득한 곳이다

자연과의 연계성에서 시작한 화성 주택. 이 집은 전원주택이라기보다 자연주택이라 정의를 내리고 싶다. 주택이란 거주자의 생활과 공간뿐 아니라 자연을 잇는 시각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화성 주택은 손색이 없다.

“새 집에서 생활한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몸이 가볍고 소화 기능이 좋아졌다"라는 건축주의 어머니. 자연주택에서 다정한 건축주 가족의 건강한 백세시대가 이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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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전원주택】 부모와 자식간의 정이 가득한 햇살 풍부한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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